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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타랍, QPR 탈출은 예상된 결과

 

2013/1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으로 강등된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가 주력 선수들을 다른 팀에 보내고 있다. 그것도 여러 명의 선수들과 작별했으며 그 중에는 박지성이 포함됐다. 박지성은 지난 주부터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행을 앞두고 있었다.

 

박지성의 에인트호번행이 공식 발표되기에 앞서서, 아델 타랍의 풀럼 임대가 성사됐다. 풀럼이 한국 시간으로 7일 저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타랍의 임대를 발표했던 것. 타랍은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31경기에서 5골 4도움 기록했으며 지난해 12월 15일 풀럼전에서는 2골을 터뜨리며 QPR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러한 경험 때문인지 몰라도 풀럼의 선택을 받으며 올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사진=아델 타랍의 임대를 발표한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C) premierleague.com]

 

타랍은 QPR의 대표적인 스타 플레이어였다. 2009년초 QPR에 임대된 뒤 그 해 여름 완전 이적하면서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2010/11시즌 챔피언십 44경기에서는 19골 16도움 기록하며 팀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끌었다. 이 때의 임펙트 덕분에 지난 두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음에도 58경기를 소화하며 충분한 실전 감각을 쌓았다. 하지만 팀이 강등되면서 풀럼으로 임대를 떠나게 됐다.

 

사실, QPR의 지난 시즌 강등 원인 중에 하나는 타랍의 무리한 개인 플레이에 있었다. 활발한 연계 플레이와 위치선정을 통해 팀을 위해 희생하기보다는 지나친 드리블로 혼자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였고 팀의 공격 템포가 끊기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팀 훈련에 지각하는 것도 여전했다. QPR로서는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위한 칼을 빼들어야 했고 타랍을 풀럼에 임대 보내게 됐다.

 

다른 시각에서는 QPR의 선택이 의외다. 타랍은 2010/11시즌 팀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공헌했던 핵심 멤버였다. 그때의 경험이라면 올 시즌 팀 성적에 많은 보탬을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타랍을 향한 QPR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다. 그리고 QPR이 타랍을 올 시즌 팀 전력에서 제외한 것은 기존 선수들이 줄줄이 떠나는 현실과 밀접하다.

 

지금까지 QPR을 떠난 주요 선수는 타랍을 비롯하여 로익 레미(뉴캐슬, 임대) 조세 보싱와(트라브존스포르) 제이미 마키(노팅엄 포레스트) 지브릴 시세(쿠반 크라스노다르, 알 가라파 임대 만료) 크리스토퍼 삼바(안지) 탈 벤 하임(스탕다르 리에주)이 있었다. 축구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도 QPR과 작별했다. 박지성의 에인트호번행도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 시즌 팀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훌리우 세자르의 이적설도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QPR의 몸집 줄이기는 예상된 결과다. 지난해 여름과 올해 1월 이적시장에 걸쳐 활발한 선수 영입을 단행했음에도 프리미어리그 꼴찌(20위)로 추락하는 '고비용 저효율'을 나타냈다. 특히 삼바, 보싱와, 에스테반 그라네로 영입이 실패작으로 분류된다. 돈을 많이 쓰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유럽 축구의 최근 현실과 대조적인 양상이었다. 결국 강등이 확정되면서 스쿼드를 줄이게 되었고 몇몇 고액 주급자들과 올 시즌을 함께하지 않기로 했다.

 

QPR이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훗날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팀으로 변화하려면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서 잘 뭉쳐야 한다. 지난 시즌의 QPR은 너무 많은 선수들이 유입되면서 조직력 부재를 드러냈다. 한때 짠물 수비 효과로 재미를 봤으나 반짝에 그쳤다. 시즌 초반부터 팀웍 결여에 의해 강등권으로 뒤쳐진 것이 승점 관리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철저한 팀 플레이로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신뢰를 받았던 박지성은 QPR에서 힘든 시즌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토니 페르난데스 QPR 구단주는 박지성이 다른 팀으로 떠나는 것을 원치 않겠지만, 박지성의 QPR 탈출은 반가운 일이다. QPR보다는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진출을 노리면서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에인트호번이 더 좋은 팀이다. 더욱이 에인트호번은 박지성을 즉시 전력감으로 필요로 한다. 박지성이 잉글랜드 무대를 떠나는 것을 아쉽게 생각하는 축구팬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에게 챔피언십은 커리어 관리에 도움 되지 않는다. 한국의 많은 축구팬들은 박지성이 에인트호번의 영웅으로 다시 떠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