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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 PSV 복귀가 반가운 10가지 이유

 

'산소탱크' 박지성의 차기 행선지가 네덜란드의 명문 PSV 에인트호번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이미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계약 기간과 연봉 협상을 마무리지으면 8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하게 된다. 잉글랜드 무대를 떠나게 되었음에도 많은 축구팬들이 기분 좋게 생각하는 소식이다. 박지성의 PSV 에인트호번 복귀가 반가운 10가지 이유를 살펴봤다.

[사진=박지성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메인(premierleague.com)]

 

1. QPR 탈출 성공

 

박지성은 어떻게든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를 떠나야 한다. QPR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꼴찌로 추락하며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으로 강등됐다. 만약 박지성이 현 소속팀에 잔류하면 2부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챔피언십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뛴다는 보장도 없다. 지난 시즌 중반 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레드냅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하면서 두 번이나 주전에서 밀렸다. 최악의 경우 2부리그 팀의 벤치 멤버가 될 수도 있었다. 아울러 QPR은 지난 시즌 내내 하나의 팀으로 뭉쳐진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박지성에게 어울리는 팀이 아니었다.

 

2. 2부리그에서 뛰지 않아도 된다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선수가 2부리그에서 뛰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잉글랜드가 유럽 빅 리그인 것은 사실이나 2부리그는 엄연히 하부리그다. 박지성은 불과 2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원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발로 나섰던 선수였다. 결과적으로 그의 QPR행은 최악의 선택이 되었으나 2부리그에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다. PSV 에인트호번은 유럽 빅 리그에 속하는 팀이 아니다. 그러나 QPR보다는 몇 배 더 좋은 팀이라고 말할 수 있다.

 

3. RED와의 좋은 인연

 

박지성은 지금까지 빨간색(RED)을 유니폼 주색상으로 활용하는 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했다. PSV 에인트호번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한국 대표팀에서 맹활약 펼치며 한국 축구의 매운맛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보여줬다. 반면 교토 퍼플상가(현 교토 상가)와 QPR에서는 2부리그로 강등되는 불운을 겪었다. 두 팀의 유니폼 주색상은 각각 보라색, 파란색+하얀색이었다. 박지성은 유독 빨간색과의 인연이 좋았다. 새로운 소속팀 PSV 에인트호번에서 예전의 진가를 발휘할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4. 이미 네덜란드 무대에서 성공했다

 

박지성에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는 낯설지 않다. 2002/03시즌 후반기부터 2004/05시즌까지 2년 반 동안 네덜란드 리그에서 활약했으며, 2004/05시즌에는 팀의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다. 네덜란드 무대를 떠난지 8년 되었으나 과거에 화려한 경기력을 발휘했던 저력이 있는 만큼 새로운 리그에서 잘해야한다는 부담감이 결코 크지 않다.

 

5.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출전할 수도 있다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빼어난 수비력과 빠른 순발력, 강인한 투지로 상대 팀 선수를 괴롭히며 소속팀이 좋은 결과를 거두는데 일조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켰다. 만약 이번 시즌 PSV 에인트호번으로 복귀하면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출전할 수도 있다. PSV 에인트호번은 현재 쥘테 바레험(벨기에)과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1~2차전을 치러야 하며, 만약 3차 예선을 통과하면 플레이오프를 거친 뒤 32강 조별리그에 입성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박지성은 조추첨 결과에 따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격돌할 확률이 있다.

 

6. 코퀴 감독, 박지성의 예전 동료

 

박지성의 친정팀 복귀는 코퀴 PSV 에인트호번 감독이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역 시절이었던 2004/05시즌 PSV 에인트호번에서 박지성-이영표 등과 함께 팀의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공헌했던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박지성의 재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도자로서 올해 5월 PSV 에인트호번 감독으로 부임했다. 소속팀을 옮기게 될 박지성은 코퀴 감독의 신뢰를 얻으며 많은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PSV 에인트호번의 견습 코치로 활동중인 뤼트 판 니스텔로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과의 절친 관계로 유명했다.

 

7. 박지성, 네덜란드에서 한국인 선수의 가치를 높일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는 언젠가부터 한국 축구팬들에게 낯선 리그가 되었다. 2000년대 이후 박지성을 포함한 다섯 명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멤버가 네덜란드 리그에 진출했으나 그 이후 에레디비지에 무대를 밟았던 한국인 선수는 드물었다. 네덜란드 리그가 유럽 중소 리그인 것은 분명하나 유럽 무대를 경험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이점도 있다. 박지성이 친정팀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네덜란드에서 한국인 선수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네덜란드 클럽들이 새로운 한국인 선수 영입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8. 네덜란드 리그를 보는 즐거움

 

TV로 유럽 축구를 시청한지 얼마 되지 않은 축구팬이라면 네덜란드 리그가 낯설 것이다. 그러나 한일 월드컵을 전후로 유럽 축구에 관심을 가졌던 축구팬은 박지성 PSV 에인트호번 복귀를 계기로 네덜란드 리그를 다시 보게 되는 재미를 느낄 것으로 보인다. PSV 에인트호번-아약스-페예노르트의 라이벌 대립을 또 다시 볼 수 있으며, 네덜란드 유망주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박지성-이영표 동료였던' 로번의 유망주 시절, '송종국 동료였던' 판 페르시가 페예노르트의 영건으로 떠올랐던 시절을 봤던 것처럼 말이다. 다만, 국내 방송사에서 에레디비지에를 중계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9. 박지성, PSV 에인트호번의 우승 이끌까?

 

PSV 에인트호번은 지난 몇 시즌 동안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2007/08시즌 에레디비지에 우승 이후 다섯 시즌째 정규리그를 제패하지 못했다. 지난 다섯 시즌 동안 4-3-3-3-2위를 기록했으며 라이벌 아약스의 최근 3연패를 바라봐야만 했다. 유럽 대항전에서도 2006/07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2007/08시즌 UEFA컵(지금의 유로파리그) 8강, 2010/11시즌 유로파리그 8강 진출에 만족했다. 박지성은 그동안 클럽팀에서 여러차례 우승을 경험했으며 큰 경기에 강한 선수로서 팀이 네덜란드 챔피언이 되는데 큰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10. 박지성에게 PSV 에인트호번은 마지막 클럽?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지난해 한 프로그램에서 아들의 은퇴 시기를 2015년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번과 2년 계약을 놓고 협상중이며 만약 성사되면 2015년에 계약이 만료된다. 더 이상 축구 선수로 활동하지 않는다면 PSV 에인트호번에서 화려하게 은퇴할 수도 있다. 2015년에 은퇴할지는 알 수 없으나 PSV 에인트호번은 현역 선수로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최적의 팀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