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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동국 브라질행, 여전히 가능성 있다

 

이동국이 홍명보호 1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A팀에서 새롭게 출범하는 홍명보호는 다음달 한국에서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를 치른다. 40명의 예비 엔트리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이동국이 없는 것이다. 다만, 예비 엔트리 40인은 홍명보 감독이 아닌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선정했다. 이동국 대표팀 제외는 홍명보 감독의 선택이 아니었다.

 

 

[사진=이동국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그렇다면 이동국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 합류는 무산된 걸까? 아니다. 대표팀 엔트리에서 빠졌어도 브라질행이 무산된 것은 아니다. K리그 클래식에서 꾸준히 많은 골을 터뜨리면 대표팀 합류와 A매치 출전이라는 명분을 얻게 될 것이다. 비록 대표팀 활약상이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K리그 클래식에서는 여전히 전북 에이스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공격수가 한국 대표팀에 풍부하지 않은 현실을 놓고 볼 때 클럽에서 많은 골을 넣는 이동국의 장점은 대표팀 합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동국은 현존하는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토종 공격수다. 2009년 21골, 2010년 13골, 2011년 16골(참고로 15도움 기록했다.), 2012년 26골에 이어 2013년 7골(6월 29일 오전 기준) 넣으며 전북의 간판 공격수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올 시즌에는 김신욱(8골, 울산)에 비해 1골 부족하나 전북의 성적 부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직 K리그 클래식에서 이동국보다 잘하는 한국인 공격수는 등장하지 않았으며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김신욱은 A매치 17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이동국이 그동안 대표팀에 여러차례 발탁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은 이랬다.

 

많은 사람은 이동국이 더 이상 대표팀에 뽑히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K리그 클래식에서 이동국을 능가하는 한국인 공격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K리그 클래식의 수준을 깎아내리는 것은 옳지 못한 사고방식이다. 박주영, 지동원, 유병수 같은 유럽파 공격수들도 K리그 클래식에서 성장했던 인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참고로 허정무 전 감독, 조광래 전 감독도 K리그 클래식에서 잘했던 이동국을 대표팀에 합류시켰던 전례가 있음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특히 조광래 전 감독 플랜에서는 이동국이 없었으나 결국에는 그를 선택했다.(다시 제외했지만)

 

관건은 이동국의 브라질행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되느냐는 점이다. K리그 클래식 활약을 놓고 볼 때 결코 비관적이지 않으나 쉽게 장담할 수도 없다.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한다.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공격수는 2~3명이다. 기본적으로 공격수가 2명 포함되겠지만 수비수 또는 미드필더쪽에서 인원을 1명 줄이면 공격수 1명이 추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는 손흥민이나 지동원이 2선 미드필더로 분류되면서 전형적인 공격수 2명이 엔트리에 뽑힐 것이다. 홍명보호 원톱 자원 후보는 이동국, 박주영, 김신욱이며 세 명 중에 한 명의 브라질행이 좌절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세 명 모두 믿음직하지 않다. 이동국과 김신욱은 최강희호에서 대표팀에 필요한 공격수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으며 박주영은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홍명보호 원톱에서 가장 이상적인 선수는 박주영이다. 이미 홍명보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으며 원톱으로서 다양한 장점을 겸비했다. 하지만 2013/14시즌 클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브라질행을 장담할 수 없다. 반드시 부활해야 다시 대표팀에 뽑힐 것이다.

 

손흥민과 지동원은 2013/14시즌 클럽에서 담당할 포지션이 변수다. 손흥민은 4-3-3을 구사하는 레버쿠젠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활용 될 것임이 분명하며 지동원은 아직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으나 2012/13시즌 하반기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두 선수 모두 원톱을 소화할 수 있으나 미드필더 혹은 윙 포워드로서 실전 경험이 쌓였을 때 대표팀에서 원톱 전환은 낯설 것이다. 포지션 전환에 어려움을 겪지 않으면 다행이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대표팀이 최전방 딜레마에 시달릴 것이다.

 

이는 이동국의 대표팀 재발탁 기회로 작용한다. K리그 클래식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이동국을 능가하는 공격수가 현 시점에서 없다. 그를 대표팀 최고의 공격수라고 단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마땅한 간판 공격수가 없는 것이 대표팀의 현실이자 홍명보호가 개선해야 할 과제다. 과연 홍명보 감독은 2014년 이동국을 브라질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시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