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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후안 마타에게 부족한 2%, 스페인 대표팀

 

스페인 축구 대표팀이 유럽과 세계 최강인 이유는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컨페더레이션스컵 B조 1차전 우루과이전에서 다비드 실바, 다비드 비야, 헤수스 나바스가 결장했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껍다. 후안 마타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다투는 실바 조차 안정적인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마타도 마찬가지. 우루과이전에서 단 10분만 뛰었다. 그동안 스페인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됐으나 마지막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는 2011년 10월 7일 체코전이었다.

 

[사진=후안 마타 (C) 첼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helseafc.com)]

 

마타는 2012/13시즌 첼시에서 64경기에 출전하여 20골 28도움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가 무려 48개다. 첼시가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권에 근접한 성적을 거두었다면 마타의 스탯은 많은 사람의 조명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첼시팬이 아니라면 마타의 눈부신 활약을 크게 칭찬하는 축구팬이 과연 많을지 의문이다. 첼시의 이번 시즌 유일한 소득은 유로파리그 우승이었으나 일등공신은 마타보다는 페르난도 토레스에 무게감이 실린다. 마타가 첼시의 에이스인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겠으나 무언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결정적인 원인은 스페인 대표팀에 있다. 아무리 소속팀에서 핵심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대표팀에서는 만년 벤치 멤버다. 지난해 유로 2012에서는 4분 출전에 그쳤다. 결승 이탈리아전에서 후반 41분에 교체 투입한 것이 전부였다. 후반 43분에 추가골을 넣으며 스페인의 4-0 대승에 기여했으나 자신의 기량을 유로 대회에서 마음껏 발휘하기에는 4분 이라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 이후에도 팀 내 입지는 달라지지 않았고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벤치 멤버로 분류됐다. 스페인 대표팀에는 자신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마타가 자신의 가치와 인지도를 높이려면 대표팀에서 분발해야 한다. 헌데 대표팀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2월 6일 우루과이전에서 1도움, 6월 11일 아일랜드전에서 1골 기록했다. 그러나 세스크 파브레가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페드로 로드리게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공교롭게도 네 선수의 공통점은 소속팀이 FC 바르셀로나다. FC 바르셀로나는 지난 몇 시즌 동안 유럽 무대를 뜨겁게 달궜으며 선수들의 결속력이 높다. 그 여파가 스페인 대표팀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이번 우루과이전에 선발 출전했던 11명 중에 7명이 FC 바르셀로나 소속이다. 마타가 첼시에서의 성과로 스페인 대표팀 주전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어쩌면 이번 시즌 유럽 축구에서 40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중에 대표팀 벤치 멤버로 꼽히는 선수는 마타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세계 정상급 축구 스타로 거듭나려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잘해야 한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비록 두 선수는 월드컵 우승 경력이 없으나 대표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사비와 이니에스타는 지난 몇 년 동안 FC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 전력을 지탱하며 여전히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군림했다. 반면 마타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벤치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으면서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언젠가 스페인 대표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스페인 대표팀이 유럽과 세계 No.1을 지키려면 상대 팀에게 전술이 읽히지 않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유로 2012에서는 파브레가스가 제로톱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1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새로운 전략으로 월드컵 2연패에 도전할 여지가 있다. 많은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는 마타의 장점은 스페인 대표팀에 고비가 찾아올 때 지금보다 크게 필요할 수도 있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인지 알 수 없다.

 

마타는 스페인 대표팀의 주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계속 품어야 한다. 과거의 브라질과 프랑스, 이탈리아 대표팀이 그랬던 것 처럼 스페인 대표팀은 언젠가 불운이 찾아올 것임에 틀림 없으며 마타는 그 기회를 노려야 한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첼시에서의 활약상은 사비-이니에스타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