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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스페인의 우루과이전 승리는 당연한 결과

 

스페인 축구 대표팀이 유럽과 세계 챔피언 답게 '미니 월드컵' 첫 경기를 무난하게 치렀다. 브라질 헤시페에 소재한 아레나 데 페르남부크에서 펼쳐진 2013 컨페더레이션스컵 B조 1차전에서 남미 챔피언 우루과이를 2-1로 이겼다. 전반 20분 페드로 로드리게스, 전반 32분 로베르토 솔다도가 득점을 올렸으며 후반 43분에는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실점했으나 리드를 지켜냈다. 이로써 스페인은 A매치 23경기 연속 무패(18승 5무) 기록을 이어갔다.

 

[사진=우루과이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던 페드로 로드리게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ifa.com)]

 

[전반전] 스페인이 지배했던 전반전, 페드로-솔다도 득점

 

'FC 바르셀로나+일부 선수 vs 우루과이'라는 느낌이 짙었던 경기였다. 스페인 선발 라인업 11명 중에 7명의 소속팀이 FC 바르셀로나였다. 특히 미드필더 3명(이니에스타-부스케츠-사비)은 FC 바르셀로나의 중원을 담당한다. 이 때문에 스페인은 경기 초반부터 전후방에 걸쳐 볼을 돌리며 점유율을 늘렸다. 우루과이가 전방 압박에 나섰으나 스페인 선수들의 빌드업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페인 수비수들이 빠른 타이밍의 패스를 하면서 빼어난 볼 키핑을 과시하며 공격권을 지켜냈다. 전반 10분에는 파브레가스의 오른발 땅볼 슈팅이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스페인은 전반 15분 점유율에서 84-16(%)로 앞섰다. 슈팅이 1개에 불과했으나 우루과이가 극단적인 밀집 수비를 펼치면서 점유율이 80% 넘었다. 끊임없이 정확한 패스를 주고 받으며 때에 따라 과감한 패스를 성공시키는 공격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면서 우루과이가 공격할 틈을 주지 않았다. 전반 17분에는 우루과이가 역습을 시도했으나 전방 압박으로 대응하며 다시 공격권을 되찾았다. 전반 20분에는 페드로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시도했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루가노의 오른발 무릎을 맞추고 골이 된 것. 공식 기록에서는 자책골이 아닌 페드로의 골로 인정됐다.

 

1골 내준 우루과이의 플레이는 거칠어졌다. 카바니는 전반 27분 라모스와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팔꿈치로 상대 선수의 얼굴을 가격하며 경고를 받았다. 1분 뒤에는 로드리게스가 뒷쪽에서 달라붙는 알바를 상대로 팔꿈치를 가격했으나 고의성이 없었는지 파울이 선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스페인의 티키타카는 위축되지 않았다. 패스를 주고 받는 움직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서 우루과이의 압박을 벗겨냈다. 전반 32분에는 솔다도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박스 중앙 안쪽에서 파브레가스의 대각선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우루과이의 투톱을 맡는 카바니, 수아레스는 공격 과정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 40분까지 볼 터치가 12~13개에 불과했다. 팀이 스페인 공격을 막는데 급급하면서 2선의 지원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 선수의 연계 플레이에 의해 반격을 시도하기에는 스페인의 수비 숫자가 많았다. 혼자서 또는 두 선수의 역량만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페인이 일방적으로 지배했던 전반전이었다.

 

[후반전] 수아레스 프리킥 골, 우루과이의 유일한 소득...스페인 승리

 

우루과이는 후반 시작과 함께 선수를 바꿨다. 라미레스를 대신해서 활동량이 풍부한 곤살레스를 투입한 것. 오른쪽 측면 역습을 통해 경기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의도였다. 그럼에도 스페인의 우세는 계속됐다. 볼을 점유하는 시간을 늘리고 슈팅을 날리며 세번째 골을 노렸다. 후반 7분까지 점유율에서는 77-23(%)로 앞섰다. 후반 10분에는 이니에스타의 센스가 돋보였다. 문전에서 페레이라, 페레스의 견제를 뚫은 뒤 루가노 앞에서 왼발 슈팅을 터뜨린 것.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으나 좁은 공간에서 볼을 지켜내는 개인 클래스가 돋보였다.

 

후반 12분에는 우루과이에게 모처럼 역습 기회가 찾아왔으나 스페인 선수들의 빠른 수비 가담에 위축되자 어쩔 수 없이 지공으로 전환됐다. 그 이후 한 선수가 스페인 선수에게 볼을 빼앗기면서 공격권이 허무하게 날라갔다. 남미 챔피언 우루과이가 유럽 챔피언 스페인을 실력으로 이기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개인 실력과 팀 결속력 등 모든 면에서 스페인이 앞섰다. 스페인 선수들은 후반 중반이 되자 넓게 이동하는 움직임을 자제하고 가볍게 패스 게임을 했다. 기동력이 떨어졌음에도 우루과이 선수들에게 볼을 빼앗기지 않았다.

 

우루과이는 후반 24분 수비형 미드필더 페레스를 대신해서 공격수 포를란을 조커로 내세우며 4-3-1-2로 전환했다. 포를란이 카바니-수아레스 밑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역할을 맡았으나 볼을 터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스페인은 후반 31분 사비를 빼고 마르티네스를 투입하며 4-2-3-1로 변경했다. 사비에게 휴식을 부여하면서 더블 볼란테를 점검했다. 스페인의 조커로 나섰던 카솔라-마르티네스-마타는 소속팀의 에이스 혹은 트레블 주역이었다.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들이 스페인 대표팀에서는 교체 멤버였다. 실바-비야-토레스-나바스는 단 1분도 뛰지 못했을 정도. 스페인 선수층의 위엄이 느껴졌다.

 

후반 43분에는 수아레스가 만회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박스 왼쪽 바깥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직접 골을 넣은 것. 스페인 골키퍼 카시야스가 막을 수 없었을 정도로 완벽한 프리킥 골이었다. 경기 내내 무기력한 공격을 펼쳤던 우루과이의 이날 유일한 소득이었다. 스페인이 2-1 리드 끝에 승리했다.

 

-스페인vs우루과이, 출전 선수 명단-

 

스페인(4-3-3) : 카시야스/알바-피케-라모스-아르벨로아/이니에스타-부스케츠-사비(후반 31분 마르티네스)/파브레가스(후반 20분 카솔라)-솔다도-페드로(후반 36분 마타)
우루과이(4-4-2) : 무슬레라/카세레스-고딘-루가노-페레이라/로드리게스-페레스(후반 24분 포를란)-가르가노(후반 18분 로데이로)-라미레스(후반 0분 곤살레스)/카바니-수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