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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 과연 문제 있나?

 

과연 독일 분데스리가는 유럽 최고의 리그로 도약할까? 현존하는 유럽 최고의 클럽(바이에른 뮌헨)을 보유했으나 아직 UEFA 리그 랭킹이 3위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강세를 나타냈으나 향후 유럽 대항전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바이에른 뮌헨 이외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력이 충분한 클럽은 없다. 유럽 No.1을 꿈꾸는 분데스리가의 과제다.

 

물론 도르트문트는 올 시즌만을 놓고 보면 챔피언스리그 우승 자격이 있었다.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아르연 로번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했으나 경기 내용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에게 지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의 기세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팀의 에이스였던 마리오 괴체를 라이벌 바이에른 뮌헨에 빼앗겼으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 다른 팀 이적에 무게감이 실린다. 전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 위르겐 클롭 감독 특유의 역압박 축구마저 상대 팀에 철저히 읽히면 도르트문트의 앞날은 뻔하다. 선수들의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나 바이에른 뮌헨처럼 선수층이 두껍지 못한 것이 도르트문트의 현 주소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C) 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 메인(fcbayern.telekom.de)]

 

일부 여론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를 경계하는 주장을 한다. 틀리지 않는 말이다. 괴체 영입의 목적은 자신들의 전력 강화겠지만 도르트문트의 전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또 다른 목적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를 부정하고 싶겠지만 라이벌 팀의 에이스 영입은 그렇게 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레반도프스키까지 영입설까지 수그러들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최고의 스쿼드를 구축하고 싶겠으나 자신들의 전력 향상에 유리할 뿐 분데스리가의 전체적인 발전과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는 괴체 영입이 옳았다. 빅 클럽이라면 당연히 선수 보강에 욕심을 부려야 한다. 굳이 다른 팀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화려한 스쿼드를 보유했다고 현재 전력에 만족하는 것은 빅 클럽 답지 못한 태도다. 시야를 넓히면, 바이에른 뮌헨보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독주가 더 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했던 1992/93시즌 이후 21번의 시즌에서 13회 우승을 이루었다. 반면 바이에른 뮌헨은 1992/93시즌 이후 분데스리가 11회 우승을 달성했다. 심지어 바이에른 뮌헨은 2006/07시즌 4위 추락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당시 분데스리가는 유럽 3대리그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가 불편한 이유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력이 있는 분데스리가 클럽이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도르트문트는 올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였을 뿐이다. 바이에른 뮌헨과 더불어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클럽이 등장해야 분데스리가의 유럽 No.1 등극이 탄력 받는다. 반면 프리미어리그는 다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독주 속에서 리버풀과 첼시가 유럽 대항전을 제패했다. 특히 첼시는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2012/13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분데스리가는 이러한 클럽들이 없다. 1996/97시즌에는 도르트문트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루었으나 20세기 업적일 뿐이다.

 

어쩌면 분데스리가에는 '독일판 첼시'가 필요할 수도 있다. 유럽 톱 클래스에 속하는 대형 선수들을 줄줄이 영입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존재해야 분데스리가의 유럽 경쟁력이 향상된다.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도 위협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는 분데스리가의 질적인 퇴보를 일으킬 수 있다. 독일판 첼시가 분데스라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뚜렷한 업적을 달성하면 다른 클럽들의 대형 선수 영입 의지가 강해지면서 인건비를 무리하게 투자하게 된다. 유럽 주요 리그 중에서 재정이 가장 건전하기로 소문난 분데스리가가 자칫 만성 적자에 빠질수도 있다. 또한 분데스리가는 재능있는 영건이 끊임없이 배출되는 중이다. 엄청난 몸값의 외국인 선수들이 유입될 수록 영건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든다. 분데스리가의 프리미어리그화는 독일 대표팀 전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 최근 유럽 축구에서는 선수 영입을 통해 야심찬 전력 보강을 하는 부자 클럽들이 대세지만, 올 시즌의 도르트문트처럼 챔피언스리그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분데스리가 팀들이 끊임없이 등장해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는 양면적인 시각이 존재하지만, 다른 독일 클럽들이 바이에른 뮌헨에 기죽지 않고 뜻하는 성과를 이루어야 분데스리가가 팽창한다. 현 시점에서는 이것이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