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강릉 여행(1) 오죽헌을 방문하다

봄의 상징은 벚꽃이다. 화사한 색깔의 벚꽃이 필 때면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평소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지방에서 벚꽃 구경을 해봤다. 그중에는 '어느 지역에서 벚꽃 구경을 할까?'라며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남도 지방에서 벚꽃을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많다. 남도 벚꽃이 절정을 이룬 모습이 미디어에 꾸준히 보도되거나 포털 메인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며 남쪽으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강해진다. 얼마 전 어느 모 공중파 TV 뉴스에서는 진해 군항제 실황을 헬기 생중계로 보도했다. 남도 벚꽃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했는지 모른다.


지난해 4월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경남 여행을 다녀왔다. 두 번째 날 일정이 진해 군항제였다. 왜 많은 사람들이 진해 벚꽃을 보고 싶어하는지 직접 현장을 찾으며 깨달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이번에도 진해 군항제를 다녀오면 매년 봄마다 마치 연례행사처럼 서울과 진해를 왕복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그래서 다른 지역의 벚꽃 풍경을 보기로 했다. 그곳은 바로 강원도 강릉이었다. 벚꽃에 만족하지 않았다. 강릉을 대표하는 문화재와 경포 해수욕장의 풍경을 보고 싶었다. 강릉 당일치기 여행을 알차게 보내기로 했다.

서울에서 오전 11시에 출발했다. 아침에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기차로 이동했다면 당일치기가 1박 2일 여행으로 늘었을 것이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강릉행 우등 버스를 탔다. 영동 고속도로로 이동하면서 몇 년 만에 강원도 풍경을 만끽했다.

하지만 강릉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오죽헌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터미널 근처에 있는 교동 주유소에서 202번 버스에 탑승했으나 반대편으로 운행하는 노선이었다. 버스 기사님께 "오죽헌으로 가는 버스입니까?"라고 여쭈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 생각도 없이 버스에 올랐다. 그래서 강릉 먹자골목 앞에서 내렸다. 도로 맞은 편으로 이동하면서 오죽헌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린 끝에 204번 버스를 이용했다. 다행히 오죽헌에 무사히 도착했다.

[오천원권(구권) 촬영지점에서 찍은 사진]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오죽헌이다. 조선 초기 문신이었던 최치운이 지었던 목조 건물이며 현존하는 국내 주택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다. 집 주위에 검은 대나무가 많아서 '오죽헌(烏竹軒)' 이라는 명칭이 붙여지게 됐다. 오죽헌은 16세기를 대표하는 인물인 여류 문인 신사임당,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신사임당의 아들인 율곡 이이가 태어난 집으로 유명하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이곳은 세계 최초 모자(母子) 화폐 인물 탄생지다. 신사임당은 오만원권, 율곡 이이는 오천원권 화폐 인물이다. 오천원권(구권)의 촬영 장소이며 1963년 보물 제165호로 지정됐다.

오죽헌 앞에서 <사임당 쌀빵>이라는 음식점을 봤다. 서울에서 일찌감치 점심을 먹었던 나에게 간식거리로 딱 알맞은 곳이었다. 박스로 포장하여 빵을 구매할 수 있으며 1개씩 구입할 수 있다. 1개당 1,000원에 판매된다. 오죽헌 안에는 음식을 판매하는 곳을 못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배고픔을 느끼는 분이라면 오죽헌 앞에서 간식이나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임당 쌀빵 박스/사임당 쌀빵을 먹어봤더니 맛있다.

 율곡 이이 동상

율곡 이이 동상 옆에는 '견득사의(見得思義)'라고 새겨진 글귀가 있다. 이득을 보거든 옳은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문성사는 율곡 이이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문성(文成)은 조선 제16대 왕 인조가 1624년 율곡 이이에게 내렸던 시호다. "도덕과 학문을 널리 들어 막힘이 없이 통했으며 백성의 안정된 삶을 위하여 정사의 근본을 세웠다"는 의미다. 문성사에서 바라본 방향의 왼쪽에는 사임당 배롱나무가 있다. 수령이 약 600여년이며 오죽헌을 지키는 수호목 역할을 한다.

문성사에서 바라본 방향의 오른쪽 건물 이름이 바로 오죽헌이다. 이 방의 오른쪽은 율곡 이이가 태어났던 방이며 현재 신사임당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방의 왼쪽 마루방은 율곡 이이가 어렸을 적에 학문을 했던 곳이다. 이곳 주위에는 오죽이라는 검은색 줄기의 대나무가 있다.

 오죽헌이라는 이름의 시초가 된 오죽

 안채, 바깥채 모습/율곡제 초대전 출품작

 명자나무/가까이에서 촬영한 모습

어제각은 율곡 이이의 저서 <격몽요결>, 어린 시절에 사용했던 벼루가 보관된 곳이다. 격몽요결은 글을 배우는 이들을 대상으로 저술한 학문 입문서이며, 벼루는 오천원권 지폐 앞면에서 볼 수 있다.

율곡 이이의 벼루/격몽요결

신사임당 동상

 

신고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