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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주호, 차범근-김동진 영광 재현하나?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는 한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박지성은 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했고 박주영은 셀타 비고로 임대됐다. 박주호 소속팀 FC 바젤(스위스)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CFR 클루지(루마니아)에게 덜미를 잡혀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셀틱이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파란을 일으켰으나 기성용은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막판 무렵에 스완지 시티로 떠났다.

 

하지만 또 다른 유럽 대항전인 유로파리그에서는 한국인 선수의 우승을 기대해도 될 듯 하다. 박주호가 활약중인 FC 바젤이 유로파리그 4강에 진출한 것. FC 바젤은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전 4시 5분 스위스 상크트 야콥 파크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토트넘(잉글랜드)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4강에 합류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 2-2를 기록했으며 승부차기에서 4-1로 이겼다.

 

박주호는 토트넘과의 8강 2차전에서 연장전을 포함하여 120분 풀타임 출전했다. 왼쪽 풀백으로서 토트넘 오른쪽 공격을 부지런히 끊으면서 상대팀 선수를 악착같이 따라 붙었다. 이 때문에 토트넘은 오른쪽보다는 왼쪽과 중앙을 활용한 공격 전개 빈도를 높여야 했다. 지금까지는 3백 체제의 윙백 출신으로서 공격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올 시즌 유로파리그 활약상을 통해 자신의 수비력이 유럽에서 통했음을 입증했다.

 

토트넘전 승리를 공헌한 박주호는 유로파리그 4강 1~2차전에서 비중있는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0월 말 감독 교체 이후 한때 주전에서 밀렸으나 드니프로(우크라이나)와의 32강 1~2차전, 제니트(러시아)와의 16강 1~2차전에 풀타임 출전하며 팀 내 입지를 되찾았다. 토트넘과의 8강 1차전에서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으나 2차전에서 120분 동안 팀의 왼쪽 수비 안정에 기여하며 4강 진출을 공헌했다.

 

4강에서는 첼시(잉글랜드) 벤피카(포르투갈) 페네르바체(터키) 중에 한 팀과 격돌한다. 특히 첼시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자 세계 정상급 축구 스타들이 즐비한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벤피카는 올 시즌 유로파리그 토너먼트 6경기에서 5승 1무를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과시했고, 페네르바체와 4강에서 격돌할 팀은 극성스런 터키 원정에 시달려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FC 바젤의 결승 진출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참고로 유로파리그 4강 조추첨은 12일 저녁에 진행된다.)

 

만약 FC 바젤이 결승전에 진출하고 우승에 성공할 경우 박주호는 한국인 선수로는 네번째로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한다. 유로파리그의 이전 대회 명칭은 UEFA컵이었다. 한국인 선수가 처음으로 UEFA컵 우승을 경험한 때는 1980년대였다. 차범근(현 SBS 축구 해설위원)이 1979/80시즌 프랑크푸르트(독일) 1987/88시즌 레버쿠젠(독일)에서 UE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것. 당시 UEFA컵은 지금과 달리 유럽 각 리그의 상위권(우승팀 제외) 팀들이 출전했던 수준 높은 대회로서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2007/08시즌에는 김동진(현 항저우) 이호(현 상주)가 제니트의 UEFA컵 우승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김동진은 글래스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와의 결승전에서 부상 여파로 선발 제외됐으나 경기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교체 투입했다. 이호는 결장했으나 제니트의 토너먼트 경기에 뛰었던 경험이 있다. 결승전을 마친 뒤에는 김동진과 함께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박주호는 2011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FC 바젤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소속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기여했으며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같은 유럽 정상급 윙어의 공격력을 제어하는 활약을 펼쳤다. 유럽 진출 후 두번째 시즌인 올 시즌에는 유로파리그 4강행을 공헌하며 유럽 무대에서 성공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유로파리그 우승을 꿈꾸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