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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레알, 호날두 2골 없었으면 탈락할 뻔했다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갈라타사라이에 패했음에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전 3시 45분 알리 사미 옌 스포르 콤플렉스에서 펼쳐진 2012/13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갈라타사라이 원정에서 2-3으로 패했다. 전반 8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제골로 앞섰으나 후반전에 내리 3골을 허용했다. 후반 12분 엠마뉘엘 에부에, 후반 25분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후반 27분 디디에 드록바에게 골을 내준 것. 후반 47분에는 호날두가 만회골을 넣으면서 우승 후보의 체면을 살렸다.

1차전에서 3-0으로 이겼던 레알은 1~2차전 통합 스코어 5-3 우세에 의해 4강에 올랐다. 세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달성했다. 호날두는 이날 2골 넣으며 챔피언스리그 득점 단독 선두(11골)를 지켰다.

[전반전] 호날두, 2차전에서도 선제골 넣었다

레알은 전반 8분 호날두 선제골에 의해 1-0으로 앞섰다. 케디라가 박스 오른쪽에서 외질의 왼발 전진패스를 받아 중앙에 있던 호날두에게 오른발로 컷백을 밀어줬고, 호날두는 상대 수비진 사이를 파고드는 과정에서 왼발로 가볍게 골을 터뜨렸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호날두가 이른 시간에 골을 터뜨렸다. 원정팀 레알은 일찌감치 1-0으로 달아나면서 터키 원정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었으며 2차전에서 최소 4-0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던 상대팀의 기세를 꺾게 됐다.

반면 갈라타사라이는 레알 진영에서 여러 차례 공격이 끊기는 아쉬움을 연출했다. 지공 위주의 공격을 펼쳤으나 레알의 수비 뒷 공간을 흔드는 부분 전술이 통하지 않으면서 패스 활로를 개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드록바-불루투 투톱은 레알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으며 스네이더르는 혼자의 힘으로 모드리치-케디라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난-알틴톱 같은 윙어들은 패스 횟수가 많았을 뿐 드리블 돌파를 시도할 기회가 적었다. 또한 갈라타사라이는 전반 27분까지 핵심 패스가 단 한 개도 없었다. 정교한 패스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레알에 읽히는 공격 전개를 거듭했다.

레알은 1-0 이후 수비에 신경쓰는 분위기였다. 앞선에서 압박의 세기를 높여 갈라타사라이의 지공을 유도하며 더블 볼란테와 포백의 수비 부담을 줄이도록 초점을 맞췄다. 전반 34분 점유율에서 45-55(%)로 밀렸으나 실제로는 자신들이 의도한대로 경기가 풀렸다. 갈라타사라이의 공격 템포를 늦추도록 상대팀 선수를 따라 붙으면서 남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작전이었다. 통합 스코어 4-0 우세로 추가 득점에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었으며 체력 소모를 줄이면서 리드를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 호날두도 팀 플레이에 집중하며 무리하게 슈팅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전반전에는 모드리치의 활약이 빛났다. 볼 터치 1위(41회) 패스 1위(31개, 성공률 87%) 인터셉트 1위(3개)를 기록하며 팀의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인 관여를 했다. 빼어난 패싱력을 자랑하는 공격 성향의 미드필더임에도 스네이더르를 비롯한 상대팀 공격 옵션이 전방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며 레알이 중원 싸움에서 앞서는데 기여했다. 알론소를 대신하여 선발 출전했으나 마치 붙박이 주전인 듯한 경기력을 발휘하며 팀 전력에 안정감을 더했다.

[후반전] 갈라타사라이의 3골 대분전...하지만 레알이 4강 진출

레알은 후반전에도 수비에 전념했다. 포어체킹과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에 의해 갈라타사라이의 공격 전개를 방해하는데 중점을 둔 것. 전형적인 수비 위주의 축구라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기 진영에서 밀집 수비망을 구축하겠지만 레알은 앞쪽부터 압박을 펼치는 방식을 선택했다. 후반 11분에는 호날두가 문전 중앙에서 디 마리아가 옆쪽에서 밀어준 패스를 받아 골을 넣으려 했으나 두 발이 엉키면서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모처럼 슈팅 기회가 찾아왔는지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수를 범했다.

경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갈라타사라이는 후반 12분 에부에 동점골에 의해 스코어를 1-1로 맞췄다. 에부에는 페널티 박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스네이더르가 왼쪽에서 찔러준 컷백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레알 골망을 흔들었다. 레알의 왼쪽 수비가 비었던 틈을 노려 과감히 슈팅을 노린 선택이 적중했다. 후반 17분에는 스네이더르가 문전 중앙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 바깥으로 향하면서 역전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갈라타사라이는 8강 탈락 직전이었으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레알 진영을 두드렸다. 1-1 이후 몇 차례 슈팅 기회를 얻으며 두번째 골을 위해 뛰었다. 후반 23분까지 점유율 54-46(%) 슈팅 8-5(유효 슈팅 5-3, 개)로 앞섰으며 암라바트-사리오글루 교체 투입을 통해 공격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마침내 후반 25분에는 스네이더르가 역전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박스 바깥 중앙에서 레알 선수 두 명 사이를 파고든 뒤에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레알과의 1차전, 2차전 전반전 부진을 만회했던 장면이었다.

후반 27분에는 드록바가 갈라타사라이에 세번째 골을 안겨줬다.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암라바트의 패스를 오른발 힐킥으로 밀어 넣은 것. 갈라타사라이는 3-1로 앞서면서(통합 스코어 3-4 열세) 극적인 8강 진출을 기대하게 됐다. 15분 동안 3실점을 범한 레알은 후반 28분 이과인을 빼고 벤제마를 교체 투입하며 만회골을 의식했다. 하지만 에부에에게 기습적인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스네이더르-드록바에게 실점한 것이 문제였다. 결과적 관점에서 1-0 이후 추가골을 넣었어야 했다.

갈라타사라이는 후반 35분 에부에를 빼고 엘만더를 교체 투입하여 3-5-2로 전환했다. 암라바트-사리오글루 같은 조커들을 좌우 윙백으로 활용하면서 측면 공격 빈도를 높이는 승부수를 띄웠다. 엘만더는 드록바와 함께 투톱으로 나섰다. 하지만 다른 동료 선수들이 지치면서 레알 수비를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45분에는 레알의 아르벨로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여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으나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했다. 레알은 후반 47분 호날두가 벤제마의 컷백을 받아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으며 2-3 패배로 2차전을 마쳤다. 그럼에도 통합 스코어에서 5-3으로 앞서면서 4강에 진출했다.

-갈라타사라이vs레알, 출전 선수 명단-

갈라타사라이(4-1-3-2) : 무슬레라/리에라-카야-잔-에부에(후반 35분 엘만더)/멜루/이난-스네이더르-알틴톱(후반 0분 암라바트)/드록바-불루투(후반 18분 사리오글루)
레알(4-2-3-1) : 로페스/코엔트랑-바란-페페-에시엔(전반 30분 아르벨로아)/모드리치-케디라/호날두-외질(후반 36분 알비올)-디 마리아/이과인(후반 28분 벤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