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무리뉴 감독 첼시행,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감독이 2012/13시즌 종료 후 첼시로 복귀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첼시는 올 시즌을 마친 뒤 라파엘 베니테즈 임시 감독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며 새로운 사령탑을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베니테즈 감독은 첼시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바 있다. 무리뉴 감독은 2004년 6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첼시의 감독을 맡아 팀에 여섯 차례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다.

만약 첼시가 무리뉴 감독을 영입할 의사가 확고하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무리뉴 감독과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한때 대립각을 세웠으나 지금은 관계가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는 지난 시즌 팀의 숙원이었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루었으나 올 시즌 32강 조별리그 탈락으로 다음 시즌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 무리뉴 감독은 2003/04시즌 FC 포르투, 2009/10시즌 인터 밀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다.

무리뉴 복귀의 첫번째 변수, 첼시의 빅4 탈락 가능성

그러나 무리뉴 감독의 첼시행은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는 첼시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4위권 진입 여부다.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4위(16승 7무 7패, 승점 55)를 기록중이나 5위 아스널(15승 8무 7패, 승점 53)에 승점 2점 차이로 추격을 받고 있다. 유로파리그와 FA컵을 병행중인 체력적 어려움을 떠안으며 앞으로 남은 프리미어리그 8경기에서 많은 승점을 따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지난달 31일 사우스햄프턴 원정에서는 1-2로 패했다. 시즌 내내 4위권을 지켰으나 앞날 전망을 확신하기 어렵다.

문제는 베니테즈 감독이 유로파리그와 FA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유로파리그와 FA컵에서 각각 8강, 4강 진출을 이루며 대회 우승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지난 5일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루빈 카잔전에서는 3-1, 지난 1일 FA컵 8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재경기에서는 1-0으로 이겼다. 사우스햄프턴전 패배 이후 두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올렸다. 베니테즈 감독이 두 대회 우승을 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첼시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동시 우승을 이루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에서는 6위로 추락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다음 시즌 대회 진출권을 얻는 혜택을 누렸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6위는 심각한 성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자동 진출하는 혜택은 존재하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 4위 안에 들지 못하면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은 불가능하다. 베니테즈 감독도 인지하고 있겠지만, 그가 첼시의 미래를 생각하는 감독이라면 프리미어리그 4위권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다해야 한다.

만약 첼시가 빅4에서 탈락하면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에 참가해야 한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와 FA컵을 동시 제패해도 유로파리그 출전은 라다멜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같은 대형 선수 영입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리뉴 감독도 유로파리그에 출전하는 팀의 지휘봉을 맡을지 의문이다. 2002/03시즌 포르투의 UEFA컵(지금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으나 그 이후부터 챔피언스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그가 자신의 두번째 혹은 세번째 FIFA 올해의 감독상을 꿈꾸고 있다면 유로파리그 우승으로는 수상에 한계가 있다.

무리뉴 복귀의 두번째 변수, 레알의 입장

두번째 변수는 레알의 입장이다. 무리뉴 감독의 첼시 복귀는 레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지난해 5월 레알과 계약 기간을 연장하면서 2016년까지 팀을 맡기로 했다. 만약 올 시즌을 마치고 첼시행 의사를 표현해도 레알이 허락할지 알 수 없다. 레알이 첼시에게 거액 위약금을 제시 받아도 무리뉴 감독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완강하면 이를 거절할 수도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는 무리뉴 감독의 경질설이 줄기차게 제기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위 추락(현재 2위)으로 2연패 달성이 물거품 위기에 처하면서 무리뉴 감독의 입지가 위협받았다. 이 과정에서 무리뉴 감독의 첼시 복귀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진출설이 불거졌다. 반면 지금은 그때보다 사정이 좋아졌다. 레알은 최근 프리메라리가 2위에 진입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압한데 이어 8강 1차전 갈라타사라이전에서는 3-0 완승을 거두었다.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는 결승에 진출한 상황.

특히 올 시즌에는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와의 여섯 차례 맞대결에서 3승 2무 1패로 앞섰다. 최근에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었다. 레알이 바르셀로나와의 시즌 맞대결에서 우세를 나타낸 것은 2007/08시즌 이후 다섯 시즌 만이다. 앞으로도 바르셀로나전에서 많이 이기기를 바랄 것이며 이는 레알이 무리뉴 감독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결정적 배경이 될 수 있다. 바르셀로나를 잡는 노하우가 풍부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 감독은 흔치 않다. 무리뉴 감독의 후계자를 영입하더라도 그 지도자가 팀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보장도 없다. 레알의 입장이 참으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