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첼시의 살인 일정, 무사히 버텨낼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바쁜 팀은 첼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아스널 같은 런던 라이벌 팀들과 4위권 경쟁을 펼쳐야 하며 유로파리그와 FA컵까지 병행중이다. 시즌 전반기 3개 대회(EPL, UEFA 챔피언스리그, 캐피털 원 컵) 일정 외에 커뮤니티 실드,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을 치렀던 강행군이 누적되면서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해졌다. 만만치 않은 일정을 보냈던 2011/12시즌보다 더 바빴다. 2012/13시즌 막판에도 살인적인 경기 일정을 보내야 한다.

첼시는 시즌 종료까지 최소 12경기를 치러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9경기, 유로파리그 8강 루빈 카잔전 2경기, FA컵 8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앞둔 상황이다. 유로파리그와 FA컵 4강에 오르면 경기 숫자는 더 늘어난다. 루빈 카잔전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은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유로파리그를 제패할 경우 두 시즌 연속 유럽 대항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게 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다.

2012/13시즌은 2011/12시즌과 달리 프리미어리그 4위권을 사수해야 한다. 지난 시즌에는 6위에 그쳤음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혜택(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자동 출전)을 얻었지만,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현재 3위를 기록중이나 5위 아스널과의 승점 차이는 5점에 불과하다. 앞으로 남은 9경기에서 많은 승점을 얻지 못할 경우 4위권 사수가 힘들 전망이며 2013/14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마저 불투명하다. 따라서 첼시는 앞으로 남은 모든 경기를 포기할 수 없다.

첼시는 현지 시간 기준으로 3월 30일부터 4월 4일까지 6일 동안 3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3월 30일 사우스햄프턴전(프리미어리그, 원정) 4월 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FA컵 8강, 홈) 4월 4일 루빈 카잔전(유로파리그 8강, 홈)을 치러야 하는 상황. 그 이후에는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뛰어야 한다. 특히 4월 11일에는 루빈 카잔 원정을 소화하기 위해 러시아로 떠나야 하며 그 이후에는 런던 라이벌 두 경기(토트넘, 풀럼)에 이어 리버풀 원정까지 임해야 한다. 유로파리그 4강 1차전과 FA컵 4강도 4월에 편성됐다.(첼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길 경우 프리미어리그 1경기가 연기 될 것으로 보인다.)

라파엘 베니테즈 임시 감독이 적극적인 로테이션 시스템을 펼치는 것은 첼시에게 다행일 것이다. 하지만 첼시는 베니테즈 감독 부임 이후에도 불안정한 경기력을 거듭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주력 선수들이 시즌 초반부터 강행군을 치렀던 여파가 시즌 후반기 행보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 일부 선수들은 최근 대표팀에서 A매치를 소화하며 숨가쁜 일정을 이어갔다. 대표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들은 3월 A매치 기간이 꿀맛같은 휴식 시간이 되었겠지만, 선수단은 전체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시즌 막판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현재 첼시에서 4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는 9명이다. 가장 많이 뛴 선수는 에당 아자르, 후안 마타(이상 50경기)이며 오스카, 페르난도 토레스(이상 49경기) 하미레스, 페트르 체흐(이상 47경기)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첼시의 2선 미드필더를 맡은 경험이 있는 선수들(아자르, 마타, 오스카, 하미레스)이 과부하 위험에 빠졌다. 반면 토레스는 지난 1월부터 뎀바 바와 경쟁 관계가 형성되었으며 체흐는 골키퍼로서 필드 플레이어들에 비해 체력 소모가 크지 않다. 또한 브리니슬라프 이바노비치는 올 시즌 출전했던 43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뛰었다. 시즌 막판에도 센터백과 오른쪽 풀백을 오가며 많은 경기에 임해야 한다.

첼시의 올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으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으며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두 팀의 아성에 밀렸다. FIFA 클럽 월드컵도 우승에 실패하면서 세계 챔피언이 될 기회를 놓쳤다. 시즌 중에는 감독을 교체했으며 토레스 부진은 여전했다. 캐피털 원 컵 4강 2차전 스완지 시티 원정에서는 아자르가 볼보이를 폭행하며 구설수에 휘말렸다. 그리고 시즌 초반부터 엄청난 일정을 소화했으며 앞으로 남은 경기들이 많다. 과연 첼시가 시즌 막판을 무사히 버텨내고 소기의 성과를 이룰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