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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호날두 역전골, 친정팀 맨유에 비수를 꽂다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의 오름세는 올드 트래포드에서도 거침 없었다.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전 2연승에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원정에서 승리했다. 과거 맨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레알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팀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레알은 한국 시간으로 6일 오전 4시 45분 올드 트래포드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맨유 원정에서 2-1로 이겼다. 후반 3분 세르히오 라모스가 자책골을 헌납하면서 탈락 위기에 빠졌으나 후반 22분 루카 모드리치의 동점골, 후반 24분 호날두 역전골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했다. 1~2차전 통합 스코어에서 3-2로 이기면서 8강에 올랐다. 호날두는 1차전과 2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친정팀 맨유에게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의 충격을 안겨줬다. 또한 이날 득점으로 챔피언스리그 득점 단독 선두(8골)로 뛰어 올랐다.

[전반전] 맨유vs레알, 아쉬움에 남았던 공격력

경기는 예상대로 원정팀 레알이 볼에 많이 관여했다. 전반 25분 점유율에서 58-42(%)로 앞선 것. 패스 10개 이상 누적된 선수가 6명이며(1위 바란, 19개) 4명이었던 맨유보다 더 많았다. 미드필더들의 패스 플레이를 통해 공격 기회를 만든 것. 그러나 슈팅 횟수에서는 맨유에게 밀렸다.(2-3, 개) 홈팀의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한 것. 맨유는 선 수비-후 역습을 통해 후방 안정에 주력하면서 공격 전환시 2선 미드필더들의 드리블 돌파를 즐겨 활용했다. 전반 18분에는 에브라가 오버래핑을 시도할 정도로 측면 공격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전반 막판 이전까지는 맨유에게 결정적인 골 기회들이 찾아왔다. 전반 20분 비디치가 맨유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를 강타했고, 웰백이 리바운드 슈팅을 시도했으나 레알 골키퍼 로페즈 선방에 의해 득점이 무산됐다. 전반 34분에는 판 페르시의 왼발 슈팅이 로페즈 몸에 맞고 굴절된 것을 웰백이 또 다시 리바운드 슈팅으로 맞받아쳤으나 로페즈에게 막혔다. 지난 1차전에서 맨유 골키퍼 데 헤아 활약이 돋보였다면 2차전 전반전에는 로페즈가 인상 깊었다. 센터백 바란은 19세 답지 않은 강력한 수비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양팀 모두 전반전에 골을 넣지 못했다. 원톱이 서로 부진한 것. 맨유의 판 페르시는 최근 4경기 연속 무득점 때문인지 평소에 비해 임펙트가 부족했다.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것.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서 과부하에 빠진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전반 26분에는 오버헤드킥을 시도했으나 볼이 발등에 정확히 닿지 못했다. 레알의 이과인은 맨유 수비에 철저히 고립됐다. 볼 터치도 팀 내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 가장 낮았다.(20회) 1차전 벤제마 부진을 떠올리면 믿음직한 원톱이 없는 아쉬움을 남겼다.

4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를 찾은 호날두의 전반전 활약상도 좋지 못했다. 슈팅 4개를 날렸으나 유효 슈팅은 단 1개도 없었다. 패스 성공률이 팀에서 가장 낮았으며(61%) 볼 터치가 팀에서 8번째로 많았을 정도로(29회) 평소에 비해 공격에 많이 기여하지 못했다. 맨유 수비의 조직적인 견제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맨유는 긱스-웰백-나니로 짜인 2선 미드필더들의 활약상이 딱히 나쁘지 않았으나 판 페르시의 부진으로 연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다. 판 페르시와 좋은 호흡을 보였던 루니의 빈 자리가 컸다.

[후반전] 모드리치 동점골, 호날두 역전골...레알 역전승

맨유는 후반 3분 레알 센터백 라모스 자책골로 선제골을 얻었다. 나니가 박스 왼쪽에서 컷백을 시도한 볼을 라모스가 오른발로 걷으려 했으나 오히려 자책골로 이어졌다. 맨유는 1-0으로 앞서면서 수비에 집중할 명분을 얻었고 레알은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게 됐다. 후반 11분에는 나니가 퇴장 당했다. 아르벨로아와 공중볼을 다툴 때 오른발이 높게 올라가면서 상대팀 선수의 몸을 가격했다. 맨유 선수들이 항의했으나 주심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듯 레드 카드를 치켜 올렸다.

레알은 후반 14분 아르벨로아를 빼고 모드리치를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케디라가 오른쪽 풀백으로 전환했으며 모드리치는 알론소와 함께 더블 볼란테를 형성하며 볼을 배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맨유가 남은 시간 10명으로 싸우게 되면서 공격에 올인하게 된 것. 후반 22분에는 모드리치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박스 중앙에서 캐릭을 제치고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린 것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스코어는 1-1이 됐다.

후반 24분에는 호날두가 역전골을 터뜨렸다. 골대 왼쪽에서 이과인이 찔러준 대각선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 넣으면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레알의 역전골은 호날두가 마무리했으나 모드리치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드리치의 전진 패스가 이과인과 외질의 원투패스에 이어 호날두의 골로 이어졌던 것. 무리뉴 감독의 모드리치 조커 작전이 적중했다. 후반 26분에는 외질을 빼고 페페를 투입하면서 교체 카드 세 장을 모두 썼다. 반면 맨유는 후반 28분 루니의 투입이 첫번째 교체 작전 이었다.

맨유는 남은 시간 공세를 펼치며 동점골을 노렸으나 볼은 번번이 골대를 외면했다. 판 페르시는 전반전에 이어 후반전에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 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5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후반 46분에는 비디치 헤딩 슈팅이 로페즈 선방에 막히면서 동점골이 무산됐다. 레알은 남은 시간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끝에 2-1로 승리하여 8강에 진출했다.

-맨유vs레알, 출전 선수 명단-

맨유(4-2-3-1) : 데 헤아/에브라-비디치-퍼디난드-하파엘(후반 42분 발렌시아)/클레버리(후반 28분 루니)-캐릭/긱스-웰백(후반 36분 애슐리 영)-나니/판 페르시
레알(4-2-3-1) : 로페즈/코엔트랑-바란-라모스-아르벨로아(후반 14분 모드리치)/알론소-케디라/호날두-외질(후반 26분 페페)-디 마리아(전반 45분 카카)/이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