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레알이 바르사 이겼던 3경기, 공통점 3가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는 그동안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 2007/08시즌 바르사를 상대로 2승을 거두었으나 2008/09시즌 2패, 2009/10시즌 2패, 2010/11시즌 1승2무2패, 2011/12시즌 1승2무3패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달라졌다. 바르사와의 맞대결에서 6전 3승2무1패의 우세를 점한 것. 최근에는 2연승을 거두며 바르사 아성을 무너뜨리게 됐다.

특히 바르사를 이겼던 올 시즌 3경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8월 31일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 2차전 2-1 승리, 지난해 2월 27일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4강 2차전 3-1 승리, 지난 3일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 2-1 승리는 3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르사를 이기는 방식이자 상대팀의 약점이 노출됐다.

첫째는 선제골이다. 레알은 바르사를 이겼던 3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2차전에서는 알바로 이과인, 코파 델 레이 4강 2차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페널티킥),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에서는 카림 벤제마가 첫번째 골을 작렬했다. 선제골 타이밍까지 빨랐다. 각각 전반 11분, 13분, 6분에 득점을 올렸다. 조세 무리뉴 감독의 바르사전 필승 전략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팀 전략이 막강한 만큼 이른 시간에 첫 골을 터뜨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1-0 리드는 수비 안정에 힘을 실어준다. 특히 수비에 비중을 두는 팀이라면 1-0 이후 대부분의 선수들이 상대팀 공격을 저지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레알은 그동안 바르사와 경기를 펼칠 때 마다 선 수비-후 역습을 펼쳤다. 이번 바르사전에서는 점유율에서 28-72(%)로 밀렸으나 선제골을 넣으면서 상대팀에 밀리지 않는 경기 흐름을 나타냈다. 바르사를 제압했던 이전 2경기도 마찬가지. 라이벌팀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막으려면 많은 인원이 수비에 참여하며 상대팀을 거침없이 압박해야 한다. 바르사를 근래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겼던 팀들도 같은 방식을 취했지만 레알의 경우는 선제골로 승부수를 띄웠다.

만약 상대팀에게 선제골을 빼앗기면 동점과 역전을 위해 골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일부 선수가 무리하게 앞쪽으로 올라가면 수비 뒷 공간을 내주면서 상대팀 공격 옵션에게 패스 활로를 내주는 문제점에 직면한다. 자칫 추가 실점을 허용하기 쉽다. 축구에서 선제골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 없다.

둘째는 많은 슈팅이다. 레알은 이번 바르사전에서 슈팅 14-5(유효 슈팅 6-2, 개)로 앞섰다. 바르사가 기록했던 슈팅 5개는 호날두가 날렸던 슈팅 6개(유효 슈팅 2개)보다 부족하다. 그만큼 레알에게 공격 기회가 많았다. 비록 점유율은 30% 미만이었으나 빠른 공격 전환 혹은 윙어의 돌파를 활용한 역습에 의해 여러차례 슈팅을 날리며 바르사 선수들의 수비 부담을 키웠다. 이에 바르사는 미드필더와 공격진의 무게 중심이 밑으로 처지면서 전방 공격이 수월하게 풀리지 못했으며, 레알 미드필더들의 압박까지 받으면서 평소만큼의 공격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슈팅이 5개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레알은 바르사를 제압했던 이전 2경기에서도 많은 슈팅을 날렸다.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2차전에서는 20-11(유효 슈팅 7-4, 개)로 앞섰으며, 코파 델 레이 4강 2차전에서는 14-16(유효 슈팅 3-8, 개)로 밀렸으나 상대팀과 대등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2경기 모두 점유율에서 바르사에게 열세를 나타냈으나 슈팅은 제법 많았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팀이라면 공격 지향적인 상대팀에 비해 슈팅 숫자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나 레알은 그렇지 않았다. 많은 슈팅도 전략이었다.

셋째는 바르사 센터백 헤르라도 피케의 수비 실수가 레알의 득점으로 이어진 공통점이 있다. 아울러 호날두에 약했다.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2차전에서 전반 18분 레알 역습 상황에서 호날두 마크를 놓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호날두의 오른발 개인기에 농락 당한 것. 코파 델 레이 4강 2차전에서는 전반 12분 호날두에게 거친 왼발 태클을 날리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이는 호날두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번 레알전에서도 후반 13분 호날두에게 깊은 태클을 가하면서 경고를 받았다. 파울 지점이 이전 경기와 달랐을 뿐 그때의 실수를 또 되풀이 했다. 호날두 같은 발 빠른 선수와의 스피드 경합에 취약한 약점을 노출했다. 후반 37분에는 레알 코너킥 상황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헤딩 경합에서 밀려 실점을 허용했다. 192cm의 큰 키와 달리 라모스의 높은 점프와 빼어난 공중볼 포착 능력에 열세를 나타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