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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리버풀 맹활약' 스터리지가 뜨고 있다

 

공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리버풀이 달라졌다. 지난달 초 다니엘 스터리지를 첼시로부터 이적료 1200만 파운드(약 204억 원)에 영입하면서 화력이 강해졌다. 스터리지는 리버풀 이적 후 FA컵을 포함한 6경기에서 4골 넣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같은 강팀과의 대결에서 골을 터뜨려 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철벽 호흡을 과시하면서 리버풀은 부활을 위한 새로운 힘을 얻게 됐다.

아직까지는 스터리지의 리버풀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지만 6경기 4골은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올 시즌 전반기 첼시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 그렇다고 첼시에서 철저히 실패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0경기에서 11골 3도움 기록했다. 특히 빌라스-보아스 체제에서는 오른쪽 윙 포워드로서 많은 골을 터뜨리며 바람 잘날 없었던 팀의 희망으로 떠올랐었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전 감독에게 외면받지 않았다면 리버풀을 비롯한 다른 팀 이적은 없었을 것이다.

사실, 스터리지는 디 마테오 전 감독과 궁합이 안맞았다. 디 마테오 전 감독은 지난 3월초 수석 코치에서 감독 대행으로 승격하면서 팀의 포메이션을 4-2-3-1로 변경했고 선 수비-후 역습을 강화했다. 수비력이 뛰어난 하미레스가 오른쪽 윙어로 자리잡으면서 스터리지의 결장이 빈번해졌다. 그의 약점은 탐욕적인 플레이다. 지나치게 골을 의식한 것이 팀 공격의 효율을 떨어뜨렸던 것. 공격에 치중하는 특성상 적극적인 수비와 끈질긴 압박을 펼치기에는 콘셉트가 맞지 않았다. 당시 원톱으로 전환하기에는 디디에 드록바(현 갈라타사라이), 페르난도 토레스와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스터리지는 측면보다는 중앙이 어울리는 공격수다. 빠른 기동력 때문에 측면이 적합할 수 있으나 득점력을 최고의 무기로 삼고 있다. 이청용과 함께 한솥밥을 먹었던 2010/11시즌 후반기 볼턴 임대 시절에는 프리미어리그 12경기에서 8골 넣으며 중앙 공격수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알렸다. 자신에게 악몽으로 남았던(한국전 승부차기 실축)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는 영국 단일팀의 원톱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드록바 이적에 의해 원톱 자원으로 분류되었으나 토레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스터리지에게는 더 많은 출전 기회가 필요했다. 토레스는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서 무릎이 좋지 못했다. 첼시 이적후 지독한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무릎과 연관이 있다. 디 마테오 전 감독이 올 시즌 전반기에 로테이션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첼시의 UEFA 챔피언스리그 부진 원인), 토레스는 체력을 안배할 시간을 확보했을 것이며 스터리지는 팀에서 입지를 되찾을 기회를 얻었을 것이다. 스터리지의 탐욕이 문제였던 것은 사실이나 어떻게든 팀 득점에 기여할 선수인 것은 분명했다.

스터리지의 리버풀 이적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첼시가 비슷한 시기에 뎀바 바를 영입하면서 토레스 경쟁자를 확보했다. 그 이전까지는 라다멜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영입을 노렸던 상황. 스터리지로서는 첼시에서 지속적인 선발 출전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다른 팀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그 팀은 리버풀이었고 수아레스와 힘을 합쳐 팀의 명가 재건에 앞장서게 됐다.

그런 스터리지는 아직 중앙 공격수로서 완벽하지 않다. 현대 축구에서는 중앙 공격수에게 활발한 연계 플레이를 요구한다. 골을 넣는 역할에 비중을 두는 시대는 지났다. 스터리지는 혼자서 경기를 풀어가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리버풀 이적후 패스 성공률은 90.5%다. 프리미어리그 4경기 275분 동안 95개의 패스를 시도한 것.(86개 성공) 패스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정확도는 높았다. 연계 플레이에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행히 수아레스와의 호흡이 잘 맞고 있다. 발을 맞출 시간이 많을 수록 더욱 멋진 공격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터리지는 지난 4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전반 30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팀 플레이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중앙과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후방에서 공급된 볼을 받았다. 때에 따라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으나 주변 선수에게 패스를 밀어주는 장면이 제법 많았다. 경기 상황에 대처하는 판단력이 좋아진 것. 이제는 붙박이 주전을 보장받을 팀에 정착하면서 예전보다 여유있는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 기세라면 프리미어리그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