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리버풀-스토크 시티가 이청용 원하는 이유

 

'블루 드래곤' 이청용(25, 볼턴)이 과연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할까? 스토크 시티, 위건,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 이어 이번에는 리버풀로부터 영입 관심을 받게 됐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스타>가 지난 13일 "브랜든 로저스 리버풀 감독은 1월 이적시장이 종료되기 전에 볼턴의 윙어 이청용 영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리버풀 이적설이 제기됐다.

사실, 이청용의 실력만을 놓고 보면 챔피언십에 있어야 할 선수는 아니다. 2011/12시즌 오른쪽 정강이 2중 골절 부상으로 거의 대부분 경기를 뛰지 못했고 팀이 챔피언십으로 강등되는 불운을 겪었을 뿐이다. 올 시즌에는 볼턴의 붙박이 주전으로서 5골 1도움 기록하며 과거의 기량을 충분히 회복했다. 2009/10, 2010/11시즌 볼턴의 에이스로 맹위를 떨친 경험이라면 프리미어리그 복귀 이후에도 흔들림 없는 활약을 펼칠 것임에 분명하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그때의 임펙트가 컸다.

특히 이청용 영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리버풀과 스토크 시티는 오른쪽 윙어 자원이 취약한 공통점이 있다. 리버풀은 파비오 보리니, 라힘 스털링, 스튜어트 다우닝이 번갈아가면서 오른쪽 측면 공격을 맡았으나 기복이 심한 경기력과 부상을 이유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스토크 시티는 조나단 월터스가 오른쪽 윙어로 나섰으나 패스 성공률이 68.6%에 불과하며 태클이 약한 아쉬움을 남겼다. 한때 주전이었던 저메인 페넌트는 지난해 하반기 울버햄프턴으로 임대되면서 스토크 시티의 전력 외 선수로 굳어졌다.

이청용의 강점 중 하나는 얼리 크로스다. 빠른 타이밍의 크로스를 정확하게 올리며 결정적인 골 기회를 창출한다. 상대 수비 라인이 정돈되지 않을수록 효과가 크다. 리버풀과 스토크 시티로서는 이청용 얼리 크로스를 통해 공격수 또는 상대 문전으로 침투하는 미드필더의 골 생산을 키울 수 있는 이점을 안게 된다. 리버풀에는 스터리지-수아레스 투톱의 득점력을 도와줄 적임자가 측면에 필요하다(4-3-3일때도 마찬가지). 스토크 시티는 크로스 혹은 롱볼 활용이 많은 팀. 하지만 왼쪽 윙어로 뛰는 메튜 에더링턴이 때때로 부진했다.

리버풀과 스토크 시티는 '득점력 강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리버풀은 리그 22경기에서 35골 기록했다. 빅6 중에서 가장 득점력이 떨어진다. 얼마전 스터리지를 영입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측면에서 우수한 볼 배급을 자랑하는 선수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스토크 시티는 리그 22경기에서 21골에 그쳤다. 10위의 성적에 어울리지 않게 리그 최소 득점 3위에 머물렀다. 마땅한 골잡이가 없는 약점이 있지만(피터 크라우치는 지난달부터 백업 멤버로 분류됐다.) 그 이전에는 미드필더들이 공격 전개 과정에서 분발할 필요가 있다. 두 팀 모두 이청용 영입을 염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청용 프리미어리그 복귀의 변수는 이적료다. 볼턴은 이청용 이적료로 700만 파운드(약 119억 원)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리버풀과 스토크 시티가 이청용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는 가정하에서는 리버풀이 자금력에서 앞설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스토크 시티가 이청용 영입에 700만 파운드(또는 그보다 적거나 많은 액수)를 투자할지는 의문이다. 중소 클럽이 챔피언십에서 활약중인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쏟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스토크 시티로서는 볼턴이 이청용 이적료를 낮추기를 바랄 것이다.

어쩌면 많은 축구팬들은 이청용 리버풀 이적을 기대할 수도 있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이며, 이청용은 2010년 3월부터 지금까지 리버풀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리버풀 이적이 우려되는 점도 있다. 그동안 리버풀에서 기대에 못미쳤던 윙어들이 여럿 존재한다. 해리 큐얼, 엘 하지 디우프, 페넌트, 라이언 바벨, 밀란 요바노비치, 알베르토 리에라, 조 콜, 다우닝 등을 거론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반짝 활약을 펼쳤던 선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리버풀에서 성공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이청용 리버풀 이적이 정답은 아닐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청용은 되도록이면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할 타이밍이 빨라야 한다. 볼턴은 챔피언십 16위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이 어려워졌다. 어쩌면 이청용은 다음 시즌에도 챔피언십에 머무를지 모른다. 자신의 커리어와 대표팀 경기력을 놓고 볼 때 좋은 현상은 아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하려면 2부리그에서 벗어나 1부리그에서 또 다시 꽃을 피워야 한다. 그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루어질지 많은 축구팬들이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