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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의 리버풀전 승리, 선제골이 승부 갈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리버풀을 제압하며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를 지켰다.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후 10시 30분 올드 트래포드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리버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전반 17분 로빈 판 페르시가 선제골을 넣었으며 후반 9분에는 네마냐 비디치가 골을 기록했다. 3분 뒤 다니엘 스터리지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이로써 맨유는 리그 10경기 연속 무패(9승1무)를 질주했으며 최근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리버풀전에서 5연승을 거두었다. 판 페르시는 리그 17호골로 득점 1위를 굳히며 2위 수아레스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 리버풀은 8위를 유지했다.

[전반전] 판 페르시 선제골, 수아레스보다 잘했다

맨유는 카가와를 왼쪽 윙어로 배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몸싸움 부족 때문인지 중앙보다 공간이 넓게 확보되는 측면에 위치했다. 그러나 카가와는 전반 6분 부정확한 크로스를 올렸으며 2분 뒤에는 위즈덤에게 볼을 빼앗기면서 1:1 돌파에 실패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에도 여러차례 팀 공격에 관여하면서 패스 성공률 91%를 기록했으나 공격형 윙어로서 상대 진영을 휘젓는 임펙트를 발휘하지 못한 단점을 노출했다.

홈팀 맨유는 전반 초반에 포어체킹이 활발했다. 리버풀 공격 템포를 늦추면서 경기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캐릭-클레버리를 앞세운 중원에서 양질의 패스가 공급된 것도 한 몫을 했다. 리버풀은 이 시점에서 누군가 강력한 한 방을 날리며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으나 의기소침했다. 전반 15분에는 수아레스가 맨유 진영에서 문전 침투를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수에게 볼을 빼앗겼다.

전반 19분에는 판 페르시가 선제골을 넣었다. 리버풀 골문 중앙에서 에브라가 왼쪽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왼발 슈팅으로 받아내면서 골을 작렬했다. 맨유는 1-0으로 앞선 뒤에도 수없이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점유율을 늘렸다. 동점골이 절실해진 리버풀 선수들의 리듬을 깨뜨리겠다는 의도. 실제로 리버풀은 좌우 측면에서 부정확한 크로스가 올라오거나 앨런-제라드 패스에 의한 중앙 공격이 풀리지 못하면서 전반 26분까지 슈팅 0-4(개)로 밀렸다.

리버풀은 0-1 이후부터 포어체킹을 강화했다. 하지만 타이밍이 늦었다. 경기 초반부터 맨유 수비수들을 거침없이 몰아 붙였어야 했다. 판 페르시에게 실점했을때도 수비 견제가 허술했다. 맨유 선수들에 비해 경기력에 이어 집중력에서 밀렸다. 전반 내내 스털링-수아레스-다우닝으로 짜인 스리톱의 존재감이 약했던 이유다. 2011/12시즌 이었던 지난해 2월 11일 맨유 원정 1-2 패배의 원인과 흡사했다. 그때도 맨유의 지공에 말리면서 선제골까지 내줬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당했다.

전반 44분에는 판 페르시가 추가골을 넣을 뻔했다. 골문 정면에서 하파엘 패스를 오른발 힐킥으로 연결했으나 스크르텔에게 차단 당했다. 그럼에도 전반전에는 제 몫을 다했다. 선제골을 비롯해서 동료 선수의 패스를 받으려는 움직임이 적극적이었으며 볼을 잘 따냈다. 맨유 수비에 고립된 수아레스와 달랐다. 수아레스는 리버풀이 경기 주도권에서 밀렸음을 감안해도 본인에게 주어진 공격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전반 49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몰고 나갈 때 카가와 견제에 걸려 공격이 무산됐다.

[후반전] 리버풀, 스터리지 만회골로는 부족했다

리버풀은 후반 시작 전에 루카스를 빼고 스터리지를 교체 투입하면서 4-4-2로 전환했다. 전반전에 화끈한 면모가 부족했던 만큼 스터리지 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다. 스터리지는 최전방에서 활동했으며 수아레스가 쉐도우로서 그를 뒷받침했다. 후반 6분에는 위즈덤이 오른쪽 측면에서 수아레스의 대각선 패스를 받자 활동 반경을 안쪽으로 좁히면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와 먼쪽으로 향했다. 슈팅 과정에서 그라운드에 미끄러지지 않았다면 맨유를 위협하는 장면이 연출되었을 것이다.

맨유는 후반 9분 두번째 골을 기록했다. 에브라가 골대 가까이에서 판 페르시의 왼쪽 프리킥을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볼이 비디치 얼굴을 맞고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공식 기록으로는 비디치 골이었으나 에브라의 공이 컸다. 에브라는 이날 2도움을 기록했다. 이에 리버풀은 후반 12분 스터리지 만회골에 의해 1-2로 추격했다. 맨유 골키퍼 데 헤아가 제라드 슈팅을 걷어냈으나 볼이 굴절되었고 근처에서 쇄도했던 스터리지가 왼발로 밀어 넣었다. 스터리지는 리버풀 이적 후 리그 첫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리버풀의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23분 수아레스가 문전 침투 과정에서 스터리지 패스를 받았으나 볼을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슈팅 기회가 무산됐다. 2분 뒤에는 스터리지가 수아레스 롱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 바깥으로 향했다. 27분에는 보리니 슈팅이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그 이후에는 맨유가 두 명의 수비 자원을 교체 투입하면서 굳히기에 나서자 리버풀은 박스 안쪽을 활용한 공격이 풀리지 못했다. 맨유가 2-1로 이기게 됐다.

맨유는 리버풀전에서 승점 3점을 얻었으나 후반전에 페이스가 떨어졌던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전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것이 오버 페이스가 되고 말았다. 후반전에는 리버풀 공격을 막는데 급급했다. 그럼에도 전반 19분 판 페르시 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그 득점이 없었다면 힘든 경기를 치렀을지 모른다. 두 팀의 라이벌전은 선제골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했다.

-맨유vs리버풀, 출전 선수 명단-

맨유(4-2-3-1) : 데 헤아/에브라-비디치(후반 33분 스몰링)-퍼디난드-하파엘/캐릭-클레버리/카가와(후반 31분 존스)-웰백-애슐리 영(후반 0분 발렌시아)/판 페르시
리버풀(4-3-3) : 레이나/존슨-스크르텔-아게르-위즈덤/앨런(후반 34분 헨더슨)-루카스(후반 0분 스터리지)-제라드/스털링(후반 17분 보리니)-수아레스-다우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