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리버풀 수아레스에게 맨유전이 중요한 이유

 

오늘 저녁 10시 30분 올드 트래포드에서 맞붙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리버풀의 라이벌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리버풀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다. 그는 2011년 10월 15일 맨유전에서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인종차별 욕설을 퍼부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8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듬해 2월 11일 맨유전에서는 경기 전 에브라 악수를 거절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그해 9월 23일 맨유전에서 에브라와 악수를 했으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맨유전에서는 수아레스의 다른 면모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20경기 15골)를 기록중이며 1위 로빈 판 페르시(21경기 16골)를 1골 차이로 추격중이다. 만약 이번 대결에서 2골을 넣고 판 페르시가 무득점에 그칠 경우 리그 득점 단독 선두로 뛰어오르게 된다. 1골을 터뜨려도 리그 득점 공동 선두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 리버풀은 1998/99시즌 마이클 오언(당시 18골, 현 스토크 시티) 이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수아레스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이다.

수아레스는 올 시즌 15골을 넣으며 지난 시즌의 11골(31경기)을 넘어섰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리버풀 성적 부진(8위), 판 페르시의 득점왕 2연패 도전과 미구엘 미추(스완지 시티)의 등장에 의해 빛을 못 보는 측면이 있다. 에브라와의 갈등을 비롯한 여러가지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 자신의 축구 실력이 외부에서 저평가 되었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이러한 아쉬움을 극복하려면 맨유전 같은 빅 매치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펼쳐야 한다. 공격수 답게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며, 판 페르시보다 더 좋은 공격수라는 인상을 사람들 앞에 심어줘야 할 것이다. 리버풀 승리도 뒷받침해야 한다. 지난해 2월 11일 맨유전에서 후반 35분에 골을 터뜨렸으나 팀이 1-2로 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오히려 에브라의 악수를 거절하면서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고 2월 13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 맨유전은 이전과 달라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라는 임펙트를 과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맨유 수비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리버풀은 자신 이외에는 마땅한 득점 자원이 없다. 팀 내 득점 2위를 기록중인 제라드(4골)와의 골 차이가 11골이다. 만약 맨유의 끈질긴 수비를 이겨내지 못할 경우 리버풀이 승점 3점을 획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반면 맨유에는 판 페르시 안풀릴 경우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골을 해결지을 수 있다.(다만, 웨인 루니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프리미어리그 성적만을 놓고 볼 때 리버풀이 맨유에게 밀린감이 없지 않으나 수아레스의 득점포가 터질 경우 이야기는 다를 것이다.

수아레스가 맨유 원정에서 안고 있는 또 다른 과제는 이적생 다니엘 스터리지와의 공존 여부다. 스터리지는 지난 7일 FA컵 3라운드 맨스필드전에서 1골 넣은 뒤 후반 9분 수아레스와 교체됐다. 이번 맨유전은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 함께 뛰는 첫번째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버풀의 공격 조합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수아레스와 스터리지가 투톱으로 나서거나 두 선수 중에 한 명이 윙 포워드를 맡을 수 있다. 스터리지의 이타적인 기질이 부족한 약점을 놓고 볼 때 수아레스가 쉐도우 또는 윙 포워드로 나설 수 있으나 자칫 득점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반대로 수아레스가 최전방을 책임질 경우 스터리지는 첼시 시절처럼 오른쪽 윙 포워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터리지는 첼시 시절부터 중앙 공격수로 뛰기를 원했던 인물이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두 선수를 어떻게 배치할지 주목된다.

스터리지의 등장이 수아레스에게 반가운 점도 있다. 특유의 기동력으로 상대 수비를 자신쪽으로 유도하며 수아레스에게 골 넣을 공간을 확보하게 하는 이점을 안겨줄 수 있다. 많은 리버풀팬들은 수아레스가 맨유전에서 스터리지 활약에 힘을 얻으며 팀 승리를 이끄는 골을 터뜨리기를 바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