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맨시티의 고민, 발로텔리를 어찌해야 하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려면 2011/12시즌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되찾아야 한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93골 퍼부으며(1경기당 2.45골) 우승에 성공했으나 올 시즌 19경기에서는 34골에 만족했다.(1경기당 1.79골) 더욱이 올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공동 3위로 밀렸다.

최근에도 화력 약화가 두드러졌다. 지난 23일 레딩전에서는 후반 48분 가레스 베리 골에 의해 1-0으로 이겼으나 그 이전까지 19개의 슈팅을 날렸음에도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유효 슈팅도 2개에 불과했다. 레딩의 밀집 수비에 고전했음을 감안해도 예전 만큼의 화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27일 선덜랜드 원정에서는 0-1로 패했다. 슈팅 23-12(개) 점유율 67-33(%)로 앞섰음에도 무득점에 그친 것. 이대로는 프리미어리그 2연패가 힘들다.

맨시티, 발로텔리와 작별할 것인가? 아니면 또 믿을까?

특히 발로텔리(22, 이탈리아)의 부진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발로텔리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3경기에서 1골에 그쳤으며 풀타임 뛰었던 경기가 없을 정도로 팀 내 입지가 위축됐다. 이전 시즌 23경기에서 13골 넣으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을때와 대조적이다. 지난 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부진으로 후반 6분에 교체된 이후 거의 3주 동안 그라운드에 모습을 내밀지 못했다. 딱히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며, 최근 3경기 연속 18인 엔트리 제외를 미루어 볼 때 만치니 감독에 의해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발로텔리는 최근 맨시티로부터 벌금을 물게 됐다. 지난 시즌 출장 정지로 총 11경기에 결장한 것을 빌미로 구단으로부터 34만 파운드(약 5억 8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 받은 것. 이에 발로텔리는 구단의 방침을 거부하며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결국 벌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물론 이것만을 이유로 18인 엔트리에서 거듭 빠진 것은 아닐 것이다. 올 시즌 부진 및 여러가지 구설수까지 포함하여 만치니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그들 입장에서 인내심이 극에 달했을 것이다.

그런 발로텔리는 줄곧 AC밀란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다. AC밀란은 발로텔리가 이전에 몸담았던 인터 밀란의 지역 라이벌 클럽. 인터 밀란 시절에는 AC밀란의 유니폼을 입고 레스토랑을 찾는 기행을 벌인적이 있었다. 하지만 알레그리 AC밀란 감독이 발로텔리 영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면서 발로테리의 밀라노 입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발로텔리의 주급은 17만 파운드(약 2억 9천만 원)로 알려졌다. 아무리 빅 클럽이라 할지라도 그의 몸값을 만족시킬 구단은 몇 되지 않는다.

어쩌면 맨시티는 발로텔리와 작별하고 싶은 마음이 다분할 것이다. 발로텔리의 부진이 시즌 후반기에도 변함 없거나 불성실한 경기 자세를 일관할 경우 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전선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곧 다가올 1월 이적시장에서 발로텔리를 대체할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하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능가할 화력을 구축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끊이지 않는 만행에 경기력 부진까지 겹친, 주급까지 비싼 그를 원하는 팀이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발로텔리가 내년 1월 이후에도 거취가 달라지지 않을 경우 맨시티로서는 그의 달라진 태도를 믿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발로텔리는 맨시티로 이적한지 2년이 넘은 현재도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만치니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얻었지만 사람의 인내는 항상 무한할 수 없다. 만치니 감독은 팀의 두 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탈락에 의해 다음 시즌 감독직 유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이끌어야 할 처지. 발로텔리를 또 믿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맨시티 공격력 저하가 발로텔리 부진 때문만은 아니다. 일부 선수들의 폼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발로텔리가 지난 시즌 하반기의 테베스처럼 팀 우승을 위해 열심히 뛰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한때 '탕아'로 낙인 찍혔던 테베스는 지난 3월 복귀 이후 팀의 프리미어리그 역전 우승을 이끌기까지 수준급 공격력을 과시하며 변신에 성공했다. 그러나 발로텔리가 달라질지는 의문. 맨시티의 고민이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