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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뮌헨전 출전' 손흥민, 슈팅이 없었던 까닭

 

'슈퍼탤런트' 손흥민(20, 함부르크)의 2경기 연속골 도전이 아쉽게 무산됐다. 독일 최강의 클럽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전에 풀타임 출전했으나 소속팀의 취약한 경기력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어려웠다.

함부르크는 한국 시간으로 4일 오전 2시 30분 임테크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에서 뮌헨에게 0-3으로 패했다. 전반 39분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후반 3분 토마스 뮐러, 후반 8분 토니 크루스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뮌헨은 승점 27점(9승1패)을 기록하면서 2위 샬케04와의 승점 차이를 7점으로 벌리며 올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 가능성을 밝게 했다. 함부르크는 8위(4승1무5패)를 기록했다.

[전반전] 수비에 주력했던 함부르크, 손흥민에게 골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함부르크는 경기 초반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다. 포백 라인을 밑으로 내리고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을 늘리면서 뮌헨에게 실점하지 않는데 주력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 내주면 강팀을 상대로 역전하기 어려운 만큼 수비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오른쪽 풀백 디에크마이어가 주변 동료 선수들과 함께 리베리를 앞세운 뮌헨의 왼쪽 공격을 막아내면서 상대팀을 소강 상태에 빠뜨리게 했다. 전반 중반 이후에는 함부르크가 지공을 통해 점유율을 늘렸다. 경기 내용에서 뮌헨과 대등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다. 린콘-바델리로 짜인 더블 볼란테가 뮌헨의 포어 체킹을 견디지 못하면서 함부르크의 볼 배급 속도가 느렸다. 수비수들이 패스를 주고 받는 시간이 많았을 뿐이다. 때때로 후방에서 롱볼을 날리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으나 전반 12분 린콘의 중거리 슈팅 이외에는 딱히 위협적인 공격 장면이 없었다. 원톱으로 출전했던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볼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전반 10분까지 볼 터치 2회에 그쳤다. 전반 32분이 지난 뒤에는 볼 터치가 15회로 늘어났지만 박스 안쪽 보다는 바깥쪽에서 활동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함부르크는 전반 34분 뮌헨과의 점유율에서 39-61(%)로 밀렸다. 하지만 슈팅에서는 4-3(유효 슈팅 1-1, 개)로 근소하게 앞섰다. 미드필더진에서 강력한 압박을 펼치면서 뮌헨 공격을 막아냈다. 린콘-바델리가 포백과 간격을 좁히고 압박에 치중하면서 뮌헨에게 중앙 공격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 주효했다. 디에크마이어는 뮌헨의 왼쪽 공격을 부지런히 차단했고 베스터만은 두 번의 인터셉트를 기록하면서 팀의 수비 안정에 힘을 실어줬다. 뮌헨은 점유율 우세와 달리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함부르크는 전반 39분 슈바인슈타이거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수비진이 뮌헨의 역습을 대처하지 못했던 것. 뮌헨의 크루스가 박스 오른쪽에서 날렸던 크로스가 슈바인슈타이거의 다이빙 헤딩골로 이어졌을 때 바이스터, 만시엔의 마크가 느슨했다. 한 번의 불안했던 수비가 치명적 실점이 되고 말았다. 함부르크는 0-1로 전반전을 마쳤다. 손흥민은 팀이 수비에 주력하면서 전반전에 슈팅이 없었다. 패스 성공률은 69%를 기록했다.

[후반전] 함부르크, 뮐러-크루스에게 실점...0-3 패배

손흥민은 후반전이 시작되자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갔다. 함부르크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린콘을 빼고 공격수 루드네브스를 교체 투입하면서 손흥민의 포지션 변경이 불가피했다. 손흥민을 활용한 공격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핑크 감독의 의도가 보였지만 함부르크는 후반 3분 뮐러, 후반 8분 크루스에게 실점하면서 스코어가 0-3으로 벌어졌다. 두 장면 모두 리베리 패스에 의해 오른쪽 수비가 뚫렸다. 수비수들의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다.

사실상 패배를 앞둔 함부르크는 뮌헨 선수들이 수비에 머무르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공격 기회가 늘어났다. 하지만 상대팀 선수들의 수비 움직임에 비해 공격 전개 속도가 느리면서 답답한 공격을 일관했다. 루드네브스를 활용한 롱볼이 여의치 않았으며 손흥민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 효과도 없었다. 고전을 거듭했던 함부르크는 후반 중반에 접어들자 뮌헨 공세에 시달리는 어려운 경기를 펼치게 됐다. 함부르크의 현실적 목표는 더 이상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 이후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한 끝에 0-3 패배가 확정됐다.

함부르크가 홈에서 뮌헨을 제압하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90분 동안 뮌헨 공격을 차단하려는 수비의 끈끈함이 부족했다. 전반전 대부분의 시간을 수비에 할애했으나 전반 막판과 후반 초반 같은 수비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간대에 실점하면서 뮌헨과의 수준 차이를 실감했다. 공격도 매끄럽지 못했다. 전력이 약한 팀이라면 역습으로 승부수를 띄울 필요가 있었지만 후방에서 가벼운 패스를 거듭하면서 공격 전개가 느렸다. 때때로 롱볼을 시도했지만 손흥민과 루드네브스는 장신 공격수가 아니다. 미드필더들의 연계 플레이도 판 데르 파르트의 개인 역량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짙었다.

손흥민은 뮌헨전에서 슈팅을 한 개도 날리지 못했다. 개인 활약 이전에 팀의 경기력이 뒷받침하지 못했던 것. 전반전에는 원톱을 맡았으나 팀의 공격이 원활하지 못하자 2선으로 내려가 패스를 주고 받았고 후반전에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윙어를 소화하면서 연계 플레이에 치중했다. 패스 성공률은 73%였다. 11월 10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시즌 6호골에 도전하게 됐다. 한편 구자철은 하노버전에서 62일 만에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후반 22분 교체 투입했으나 아우크스부르크는 0-2로 패했다.

-함부르크vs바이에른 뮌헨, 출전 선수 명단

함부르크(4-2-3-1) : 아들러/얀센-베스터만-만시엔-디에크마이어/린콘(후반 0분 루드네브스)-바델리/바이스터(후반 13분 아오고)-판 데르 파르트-아슬란/손흥민
바이에른 뮌헨(4-2-3-1) : 노이어/알라바-본핌-보아텡-람/구스타보(후반 11분 마르티네스)-슈바인슈타이거/리베리(후반 37분 하피냐)-크루스(후반 29분 티모슈크)-뮐러/만주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