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첼시의 아스널전 승리, EPL 선두 지켰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이 이끄는 첼시가 '런던 라이벌' 아스널을 물리쳤다. 한국 시간으로 29일 저녁 8시 45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아스널 원정에서 2-1로 승리했다. 전반 20분 페르난도 토레스가 선제골을 넣었으며, 전반 42분 제르비뉴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8분 후안 마타가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첼시는 5승1무(승점 16)로 리그 선두를 지켰으며 아스널(2승3무1패, 승점 9)은 리그 첫 패배를 당했다.

[전반전] 토레스-제르비뉴 골, 양팀의 치열한 접전

아스널과 첼시의 경기 초반 작전은 서로 달랐다. 전반 10분 점유율에서 첼시가 65-35(%)로 앞섰으나 전반 11분 슈팅에서는 아스널이 3-1(개)로 앞섰다. 첼시가 지공을 통해서 점유율을 늘렸다면 아스널은 포어 체킹과 슈팅을 아끼지 않으며 원정팀을 위협했다. 첼시의 약점인 중원을 장악하면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뽑겠다는 의도였다. 두 팀의 원톱 활약상도 대조적이었다. 원톱 제르비뉴는 왼쪽 측면과 중앙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2선 미드필더와 연계 플레이를 펼치거나 문전 침투를 시도했다. 반면 토레스는 딱히 눈에 띄지 못했다.

그랬던 토레스가 전반 20분에 선제골을 넣었다. 박스 왼쪽 안에서 코시엘니와 몸싸움을 펼쳤을 때 마타가 찔러준 프리킥을 오른발로 슬쩍 밀어 넣으면서 첼시의 첫 골을 안겼다. 그 이전까지 아스널 수비에 막혔으나 세트피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반면 아스널은 전반 16분 디아비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기존 작전 변경이 불가피했다. 0-1 이후에는 후방과 허리에서 볼 처리가 빨라졌지만 첼시의 촘촘한 수비를 뚫는데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디아비 부상 교체는 첼시가 경기 흐름을 만회하는 계기가 됐다. 아스널 중앙 공격이 활기를 띄지 못하면서 첼시 미드필더들의 압박이 견고해졌다. 하미레스가 이번 경기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하면서 무난한 모습을 보였고, 아자르-오스카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펼쳤으며, 미켈은 전반 36분 카솔라가 소유한 볼을 끊으면서 포백 보호에 충실했다. 수비쪽에서는 이바노비치가 포돌스키를 봉쇄했으며, 테리-루이스 센터백 조합이 제르비뉴가 볼을 받을 공간을 내주지 않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오스카의 공격 전개가 효율적이었다면 아스널 미드필더들이 수비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첼시의 경기 내용 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아스널이 전반 42분 동점골을 얻었다.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크로스를 띄운 것을 제르비뉴가 문전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첼시의 수비 집중력이 한 순간에 느슨해진 것을 아스널이 이용한 것이다. 아자르가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의 침투 공간을 허용한 것이 실점의 발단이며, 옥슬레이드-챔벌레인 자리를 미리 선점했어야 할 애슐리 콜의 수비 위치선정이 좋지 못했다. 문전에서는 테리-루이스가 제르비뉴를 마크하거나 아스널 크로스를 걷어내지 않고 뒷쪽으로 움직임이 빠지는 실수를 범했다. 특히 테리의 판단력 부족은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 유벤투스전에서도 노출됐다.

아스널은 비록 디아비를 잃었지만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을 교체 투입하면서 오른쪽 측면 기동력이 부쩍 좋아졌다.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의 스피드도 놀라웠지만, 오른쪽 풀백 젠킨슨이 첼시의 옆구리를 파고들면서 동료 선수와 적극적인 패스를 주고 받으며 팀의 공격 분위기를 띄웠다. 제르비뉴가 골 넣기 이전에는 크로스 속임 동작으로 미켈을 따돌리고 아르테타에게 패스를 연결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후반전] 마타 프리킥 결승골, 첼시의 2-1 승리

아스널은 전반전 점유율에서 44-56(%)로 밀렸으나 후반 초반에 만회하려 했다. 미드필더끼리 볼을 주고 받는 동작을 늘리면서 포돌스키의 문전 침투가 살아났다. 제르비뉴와 2선 미드필더의 공존도 무난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세트 피스 수비가 좋지 못했다. 첼시의 마타가 후반 8분 프리킥 골을 넣는 과정에서 볼이 코시엘니의 왼발 정강이쪽을 스쳤다. 기록상으로는 마타의 골로 인정됐지만 코시엘니로서는 불운했다. 공교롭게도 아스널 2실점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벌어졌다. 후반 13분에는 포돌스키 헤딩슛이 체흐의 슈퍼 세이브에 걸리면서 동점골 기회를 놓쳤다.

첼시는 1-0 이후를 제외하면 아스널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스카는 풍부한 활동량에 비해서 세밀한 패스가 부족했고 하미레스는 백패스를 줄이고 때에 따라 과감한 패스를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 아자르-애슐리 콜은 옥슬레이드-챔벌레인, 젠킨슨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했다. 후반 중반에는 마타와 아자르가 서로 자리를 바꿨지만 이렇다할 효과는 없었다. 아스널은 후반 21분 월컷-지루 투입으로 교체 카드 세 장을 모두 썼다. 지루는 후반 27분 박스 왼쪽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체흐 선방에 막혔다.

이에 첼시도 조커 카드를 뽑았다. 후반 27분 오스카를 빼고 모제스를 왼쪽 윙어로 투입하면서 공간 침투를 노렸다. 추가골을 노리면서 아스널의 활발했던 오른쪽 공격을 위축 시키겠다는 교체 작전이었다. 후반 30분 이후에는 아스널 공격이 소강 상태에 빠지면서 첼시가 반격 기회를 잡았다. 아자르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하면서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주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후반 35분에는 케이힐, 38분 버틀랜드를 교체 투입하면서 시간을 벌었고 마침내 아스널을 2-1로 제압했다.

첼시는 아스널전에서 경기 내용이 매끄럽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승점 3점을 얻었다. 이전 5경기에서 약팀을 상대로 승점 13점 따냈다면 이번에는 아스널을 이기면서 시즌 초반 선두 진입이 반짝이 아님을 입증했다. 지난 시즌 리그 6위로 고전했지만 올 시즌 초반부터 1위를 질주하면서 리그 우승을 위한 자신감을 성취했다. 한때 부진했던 마타와 토레스는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스페인 축구의 위력을 과시했다. 하미레스 풀타임 출전으로 램파드가 휴식을 취한 것도 첼시의 또 다른 이득이다. 첼시는 10월 3일 오전 3시 45분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2차전에서 노르셸란 원정에 나선다.

-아스널vs첼시, 출전 선수 명단-

아스널(4-2-3-1) : 마노네/깁스-베르마엘렌-코시엘니-젠킨슨/아르테타-디아비(전반 16분 옥슬레이드-챔벌레인)/포돌스키(후반 21분 지루)-카솔라-램지(후반 21분 월컷)/제르비뉴
첼시(4-2-3-1) : 체흐/애슐리 콜-테리-루이스(후반 35분 케이힐)-이바노비치/미켈-하미레스/아자르-오스카(후반 27분 모제스)-마타(후반 38분 버틀랜드)/토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