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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종우 동메달 박탈? 독도는 우리 땅이다

 

홍명보호 중원의 살림꾼 박종우(23, 부산)의 런던 올림픽 동메달이 박탈 될 위기에 놓였다. 한국 시각으로 11일 새벽 동메달 결정전 일본이 끝난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던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 피켓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정치적인 메시지로 비춰진 것. 박종우는 IOC에 의해 시상식 불참을 통보 받았다. 한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의 기쁨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 충격이 크다.

올림픽에서 정치적 활동은 금지되어 있다. IOC 헌장에 따르면 위반시 메달 박탈이나 자격 취소 같은 징계에 처해지게 된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남자 육상 2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던 토미 스미스, 존 카를로스(이상 미국)는 시상식에서 검은색 장갑을 낀 손을 하늘 위로 올리면서 고개를 숙이는 세리머니를 취했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제스처였으나 끝내 메달을 박탈 당했던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박종우는 미국의 두 육상 선수처럼 의도적인 목적을 가지고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다. 관중석에서 던져 준 "독도는 우리 땅" 피켓을 받아 우발적으로 들었을 뿐이다. 고의성이 다분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그 피켓을 펼치면서 환호했다. IOC에 의해 정치적 활동으로 의심받기 쉬운 사안이다.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동메달 박탈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 그러나 일본은 오랫동안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며 자기네 땅이라고 우겼다. 지난 10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자 일본측에서 반발하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놓고 끊임없는 대립을 펼쳤다. 다른 나라 입장에서 독도는 한국과 일본의 분쟁 지역으로 인식 될 우려가 있다. 물론 독도는 분쟁 지역이 아닌 한국 영토지만 일본이 끊임없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두 나라의 대립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피켓을 펼친 것은 한국인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IOC 입장은 다르다. 박종우의 피켓 행위를 정치적 이유로 의심하면서 시상식 참가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한국인들과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독도 문제를 알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일본측 항의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 그것을 의도적인 정치적 행위로 판단하면 박종우에게 징계를 내릴지 모른다. 현재로서는 박종우 동메달이 박탈되지 않도록 한국의 스포츠계가 힘써주기를, IOC가 징계를 내리지 않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마무리 짓기를 바래야 한다.

만약 박종우 징계가 확정되면 선수에게 매우 억울한 일이다. 모든 선수들과 함께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이루었지만 피켓을 이유로 동메달과 병역 혜택까지 취소 될 위기에 몰렸다. 한국의 동메달 원동력은 미드필더진의 강한 압박이었으며 그 중심에 박종우가 있었다. 상대방 미드필더를 꽁꽁 따라 붙거나 그들의 패스를 차단하는 끈질긴 수비력을 발휘하며 동료 선수들을 도와줬다. 기성용이 양질의 패스 공급을 할 수 있었던 토대도 박종우 수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국과 일본 미드필더도 박종우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박종우가 피켓을 들었던 타이밍은 경기가 끝난 뒤였다. 경기 중에 자신이 준비했던 피켓을 들었거나,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작성한 속옷 세리머니를 펼쳤다면 의도적인 정치적 행위지만 박종우는 그렇지 않았다.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 또한 IOC는 독도가 분쟁 지역이 아닌 한국 땅임을 정확하게 인지해야 한다. 그저 일본이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IOC는 징계 절차를 포기하고 박종우에게 동메달을 제공하는 것이 맞다.

스페인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 네덜란드전에서 승리하자 그라운드에서 스페인이 아닌 카탈루냐 깃발을 흔들었다. 사비 에르난데스도 그의 곁에 동참했었다. 푸욜과 사비는 카탈루냐 출신이자 FC 바르셀로나 소속이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에서 독립되기를 원하지만 스페인이 인정하지 않는다. 더욱이 카탈루냐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가 속한 카스티야와의 지역 감정이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푸욜이 카탈루냐 깃발을 흔든 것은 '누군가의 견해에 의해' 정치적 활동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IOC처럼 정치적인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푸욜과 사비가 징계를 받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는 소식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다. 박종우의 독도는 우리 땅 피켓이 해프닝으로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