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저녁 7시 서울시 교육청 11층 경희궁홀에서 진행된 '곽노현 교육감과 함께하는 블로거 간담회'.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과 블로거들이 교육 현안에 대하여 소통하고 토론하는 행사가 마련됐습니다. 티엔엠미디어(TNM)가 주최한 '블로거가 간다!' 올해 4번째 블로거 간담회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에 이어 곽노현 교육감이 4번째 주인공이 됐습니다.

[사진=곽노현 교육감 블로거 간담회 현장 모습 (C) 효리사랑]

저는 오랫동안 한국 교육 현실에 문제점을 느끼면서 성장했습니다. 체벌, 두발 제한, 0교시 교육(지금도 0교시가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등을 꼽을 수 있죠. 중학교 시절에는 PC방에 갔다는 이유로 학생과(당시 생활지도부 이름)에 반성문을 제출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 당시에는 학교에서 PC방 출입까지 규제했을 정도 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부조리를 겪었지만요. 그때는 '언젠가 이런 현실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희망했지만 아직 우리나라 교육이 가야할 길이 멉니다. 언젠가 태어날 저의 아들이나 딸은 최상의 학교 교육 환경에서 성장했으면 합니다.(아직 미혼이지만 결혼하고 싶은)

개인적으로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독일 교육 전문 블로거 무터킨더님 블로그를 자주 접속했기 때문입니다. 독일 교육에 대한 생생한 포스팅을 보면서 그들의 교육 환경이 부러웠습니다. 한국과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그러면서 곽노현 교육감의 진보적인 교육을 알게 되었습니다. 곽노현 교육감이 우리나라 교육을 업그레이드 시킬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는 서울시 무상급식이 실현되었지요. 그동안 곽노현 교육감을 TV와 인터넷, SNS로만 보다가 이번 간담회를 통해서 실제로 만나게 됐습니다. 저는 주입식 교육을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동영상=사연을 포함한 저의 질문. 곽노현 교육감 답변은? (C) 효리사랑]

효리사랑 : 안녕하세요. 저는 축구 블로거 효리사랑입니다. 작년 여름 이맘때 곽노현 교육감님께서 FC서울 경기 시작전에 시축을 하셨거든요. 제가 (관중석에서) 시축 동영상을 찍어서 곽노현 교육감님 트위터로 보냈는데, 곽노현 교육감님이 좋아하시더군요. 등번호 7번이셨는데 좋아하셨어요. 저의 기억으로는.

저는 우리나라 기존 교육의 문제점을 겪으면서 자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체벌이나 두발 제한을 받았었지만 무엇보다 주입식 교육이 싫었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 선생이 '이것 외워라', '저것 중요하다'라는 것을 많이 강조합니다. 그러나 시험에서는 이것 저것 외워야 할게 많다보니까 공부하기가 버거웠습니다.

저에 대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학교 1학년때는 주입식 교육에 적응 못해서 성적이 안좋았지만 2~3학년때 상위권으로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너무 많은 과목을 공부하고 범위가 넓어지니까 도저히 진도를 못쫓아 갔습니다. 제 머리가 주입식 교육과 잘 안맞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서히 성적이 추락한 끝에 수능에서 50점 떨어지면서 전문대로 가게 되었는데요. 고3때 야자 빼먹은 적이 없을 정도로 책상에 많이 앉았지만 성적은 전혀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게 10년 전 저의 어두운 과거였고 지금까지 학력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이 문단은 간담회에서 시간 관계상 요약해서 질문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독일 교육 전문 블로거로 활동하는 무터킨더님 글을 봤습니다. 독일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생각을 깊이 해야만 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독일 학교의 시험 문제를 보면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른데요. 독일의 사례를 보면 제가 주입식 교육과는 전혀 맞지 않는 인물임을 느낍니다. 곽노현 교육감님 께서는 서울시 교육청이 지금까지 어떤 방향으로 주입식 교육을 개선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 교육 방법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곽노현 교육감 : 역주입을 해야되요. 그럴려면 발표도 하고, 토론도 하고, 서로 의논도 하고, 준비도 하고, 그래야 되는데 이것을 최근에 '협동 수업', '발표 토론 수업'이라고 합니다. 협동을 가능하게 하는 단위가 모듬이죠. 4~5명 정도 반을 모듬으로 나누고, 그 모듬에다 프로젝트를 준다든가 과제를 주면 수업 내내 서로 주제별로 의논할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조는 아이들은 없어지겠죠.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니까요. 이런 수업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럴 때는 서로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돋보이는게 있을 거에요.

또 이렇게 수업 시간마다 최대한 발표형 협동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 민주 시민의 영향이 발표하고 토론하는 것 아니겠어요. 자기 의견을 만들고 발표하고 토론하고 내 의견을 수정하여 나아가는 훈련인데 결국 '수업시간=민주시민' 훈련이 되는 겁니다. 지적인 훈련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서로 팀원끼리 존중하고 배려하는 훈련을 통해서 협동성과 사회성을 기르고, 민주시민에게 마땅히 요구되는 자기 의견을 얘기하고 그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그런 훈련까지 되지 않겠어요.

이런 교육을 전면화하니까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요. 우선, 선생님들이 이런 방식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어요. 지금은 혁신 학교에서 수업 혁신이 전면화되고 있습니다. 아이들 중에 조는 아이들이 없어지고 말이죠. 주입식 교육을 덜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내년도 내후년도에 토의, 토론, 협동 수업 같은 것을 전면화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생각이에요.

[사진=곽노현 교육감 (C) 효리사랑]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는 '열린 교육'을 받았습니다. 반을 6개조로 나뉘어서 조별 형태의 수업을 했습니다. 같은 조에 있는 친구들끼리 과제를 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시험 성적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고요. 조별 발표 시간이 되면 학생이 OHP(시청각 교육기구)를 통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OHP 덕분에 선생님은 주입식 교육에 비해서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었고요. 선생님이 특정 학생을 지정해서 발표시키거나 돌발적으로 물어보는 것과는 다른 개념의 교육입니다. 당시 90년대 후반이었음을 고려하면 그 당시의 열린 교육은 진보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학생들의 몰입이 높았죠.

그렇다고 모든 과목이 열린 교육을 도입했던 것은 아닙니다. 교사 성향에 따라 교육 형태가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와 부교재만을 활용해서 일방적인 말을 많이 하는 선생님들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열린 교육으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기회가 많다보니 나중에 되돌아보면 그때의 학교 교육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때는 열린 교육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철저한 주입식 교육을 받으면서 공부와 수업의 흥미를 잃었습니다. 과목 숫자는 점점 늘어났고,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이 많아졌고, 고1과 고2때 배웠던 중요 과목들도 고3때 다시 배워야 할 정도로 엄청난 공부 부담을 느꼈습니다. 자유로운 환경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견디기 힘든 현실 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잘 적응하는데 저는 유독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저의 능력 부족이겠지만 온전히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진=곽노현 교육감 (C) 효리사랑]

곽노현 교육감의 말씀을 들으면서 느낀건, 민주 시민이라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의견이라 할지라도 소모적인 비난이나 남을 무시하는 태도보다는(악플러가 이런 유형이죠.) 건설적인 비판에 충실해야겠죠. 그런 훈련이 학교 교육에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말입니다. 사회 현상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주장하고 표현해야 합니다. 그런 학생들과 시민들이 많을수록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어사전에 명시된 민주주의의 뜻은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라고 표기됐습니다.

기왕이면 학교 시험도 독일처럼 생각의 깊이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독일 교육은 배울점이 많아요. 물론 우리나라 교육이 앞으로 점점 진보할 것으로 짐작되지만, 언젠가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한국의 달라진 교육을 부러워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날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2년 전 곽노현 교육감의 선거 당선을 보면서 한국 교육이 희망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몇달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실현했었죠. 한국 교육이 앞으로 더욱 좋아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사진=정운현 편집장, 곽노현 교육감 (C) 효리사랑]

[동영상=정운현 편집장과 곽노현 교육감의 토론 장면 (C) 효리사랑]

곽노현 교육감은 정운현 편집장이 전하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관련 소식을 듣고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저의 포스팅과 밀접한 부분 같아서 답변을 포함했습니다.
 
"결국 사회 민주화, 경제 민주화 없이 공교육 정상화, 교육 민주화가 없고요. 지금 교육 정상화, 교육 민주화를 하지 않으면 20년 후 우리 아이들이 커서 만드는 세상이 좀 더 실질적인 민주주의, 좀 더 강화된 민주주의, 좀 더 인간적 시장 경제의 모습을 할 수 없는 겁니다. 분명한 것은 교육은 교육 논리로만, 교육 내적인 요인만 들여봐서는 안되죠. 교육은 사회의 종속 변수이기 때문에, 사회 전체와 교육 내부적인 변하는 노력이 함께 가야 하는데요.

저는 그래서 이번 대선 국면을 맞이하면서 아마도 김상곤 교육감께서 대담한 제안을 하신 것으로 이해하고요.(현행 대학입시제도 철폐 주장) 뭐든지 꺼내놓고 공론화해야 됩니다. 대선이 우리 사회에 주는 기회거든요. 그렇게 해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내면,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눈으로 보여주면, 그때부터 사회는 합의의 토대에 의해서 현실 제약 조건이 허락하는 만큼, 극복 의지가 튼튼한 것 만큼 바뀌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바뀌는 것을 보면서 더 많은 바꿀 의지들이 생산되는 이른바 좋은 선순환이 일어나는 건데요."

그 밖의 사진들

곽노현 교육감은 간담회 시작전 블로거들과 악수를 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권상우군(블로그 상우일기 운영)과 함께.

블로거들의 질문 이전에는 간담회 장소에서 인터뷰 클럽이 방영됐습니다.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의 선대인 소장입니다.

'나는 꼽사리다' 개그우먼 김미화씨에 이어.

'나는 꼼수다'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등장했습니다.

블로거 간담회는 2시간 정도 진행됐습니다.

저는 블로거 간담회 도중에 스마트폰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블로그하면서 스마트폰으로 포스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해당 글은 양이 짧았지만 어제 저녁에 발행됐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곽노현 교육감이 간담회 종료 후 블로거들에게 집무실을 공개했습니다.

곽노현 교육감 집무실에는 사진이 많더군요.

가장 돋보이는 사진이 하나 있었습니다. 박원순 시장과 함께 찍은 사진 이었습니다.

곽노현 교육감이 활을 잡아 당기는 포즈를 취했습니다.

집무실에는 1997년에 5.18 광주 민중항쟁 유족회로부터 5.18 시민상을 받았던 상패가 있었습니다.

곽노현 교육감이 책상에 앉아 포즈를 취했습니다.

 

어린이를 의자에 앉히고 사진을 촬영한 모습. 

[동영상=곽노현 교육감 마무리 멘트 장면 (C) 효리사랑] 

곽노현 교육감의 블로거 간담회 마무리 멘트를 끝으로 포스팅을 마칩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막막합니다만, 제가 아까 '교육이 백년대계다. 실제로 3세대에 걸쳐서 영향력을 행사하더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교육만 바로 세우고,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사람을 바로 세우는 것이고, 결국은 사회를 바로 세우는 것이고, 국가를 바로 세우고, 지구촌을 바로 세우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사람에 대한 투자. 과감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다른 것에서는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할지라도 교육에 대한 투자에서는 OECD 1등을 해야겠다. 결국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진보를 가져올 것이고, 사회적인 진보를 가져올 것이고, 사회 통합의 진보를 가져올 것이다. 이것이 경제 번혁을 가져올 것이라다고 확신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만약 우리가 이 작업에서 뒤늦은다면 특히 공교육 혁신, 21세기 핵심 영역을 길러주는 선진국형 공교육으로의 전환에서 뒤쳐진다면 우리 국가의 위기, 공동체 위기, 가정의 위기가 가속화 될 것이다. 걷잡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대단히 짧습니다. 이제 모두 합심해서 공교육 혁신에 뜻을 모아야 될 때라고 생각하고요. 성교육 이미 2년 전에 1위를 걷기 시작했습니다만 여전히 미흡한 것 투성입니다. 얼마나 정당화 될 수 있을 것이고, 보편화 될 것인지, 얼마나 갈등을 수습하면서 실질적으로 누가 체감할 수 있게 앞에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이 부족하죠.

제가 요즘 서울 교육을 바꾸는데 있어서 맥점이라고 그럴까요? 이것을 짚는데 성공했다고 어느 정도 자부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제가 서울 교육을 좀 더 맡아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데요. 사실은. 우리 시민들께서 이런 것도 알아주시고 지켜주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저 개인과 상관없이 제가 설정한 방향. 이것은 공교육이 새표준을 만드는 것이고 21세기 공교육으로 진화하는 과정, 누구도 되돌려 줄 수 없는 길입니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면 합의할 수 밖에 없는 진화이자 정책이에요. 다만, 완급과 방법에서 여러가지 논란이 있을 뿐이겠죠.

저도 지난 2년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서 더 지혜롭게 자기에게 주어진 소임을 수행할 생각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다 같이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동안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온갖 혼선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서울 교육의 혁신을 염원하시고 지지해주신 우리 시민들께 정말 감사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