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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유로 2012 8강, 주목할 8가지는?

 

유로 2012가 8강 진출팀을 가리면서 토너먼트 체제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우승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조별 본선에서는 3경기 중에 한 경기를 패할지라도 나머지 두 경기에서 잘하면 8강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토너먼트에서는 한 번 패배는 곧 탈락입니다. 4강 진출, 결승 진출, 그리고 우승을 위해서 한 경기마다 모든 사력을 쏟아야 합니다. 유로 2012 8강 4경기 한 문단 프리뷰, 주목할 선수 4명을 언급해볼까 합니다.

[8강 매치업 (1)] 체코vs포르투갈(22일 새벽 3시 45분)

체코에게는 복수, 포르투갈에게는 4강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전망입니다. 두 팀은 유로 2008 본선 2차전에서 격돌했으며 포르투갈이 3-1로 이겼습니다. 이번 경기는 체코의 플레이메이커 로시츠키의 출전 및 활약 여부가 변수입니다. 로시츠키가 빠질 경우 체코의 공격 전개가 순탄하지 않을 것이며, 로시츠키만큼 미드필드진에서 우아한 패싱력을 자랑하는 선수의 존재감이 부족한 포르투갈에게는 희소식입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나니가 주도하는 측면 공격이 강하며 체코의 옆구리를 파고들수록 팀의 공격력에 힘을 얻습니다. 역대전적에서는 체코가 11전 4승4무3패로 앞섭니다.

-주목할 선수(1)-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호날두가 메이저 대회에 약한 징크스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8강, 4강, 결승에서 모두 골을 넣어야 합니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도 모든 경기에서 골을 터뜨릴 수는 없지만, 유독 호날두는 큰 경기에서 득점이 없을 때 '큰 경기에 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경기에 약한 이미지가 누적 되었으니까요. 자신을 향한 외부의 부정적인 시각이 잘못되었음을 입증하려면 유로 2012 토너먼트의 매 경기마다 골을 넣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본선 3차전 네덜란드전 2골에 이어 8강 체코전에서 2경기 연속 골맛을 볼지 주목됩니다.

[8강 매치업 (2)] 독일vs그리스(23일 새벽 3시 45분)

이 경기는 그리스 선전을 전제로 하면 '한 골 싸움'으로 예상합니다. 객관적인 전력상 독일의 우세지만 그리스는 단단한 수비 조직력과 높이를 자랑하는 팀입니다. 독일의 파상공세를 막는데 온 힘을 쏟겠죠. 최근에는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독일과 구제금융을 놓고 대립적인 관계가 됐습니다. 그리스 선수들이 독일을 이기고 싶은 투쟁심이 발동할지 모릅니다. 역대 전적에서는 독일이 8전 5승3패로 앞섰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독일이 그리스와의 2002년 한일 월드컵 유럽 예선 2경기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주목할 선수(2)- 마리오 고메스(독일)

고메스는 유로 2012 본선 3경기에서 3골 넣었습니다. 자고예프(러시아) 만주키치(크로아티아)와 득점 공동 1위를 기록중이지만, 러시아-크로아티아 본선 탈락으로 고메스가 득점 단독 1위로 나설 기회를 잡았습니다. 2011/1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2골 넣었음에도 메시(14골, FC 바르셀로나)에게 밀려 득점왕 등극에 실패했습니다. 유로 2012에서는 그때의 아쉬움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8강에서 상대하는 그리스의 수비력이 만만치 않은 것이 변수지만 독일이 4강에 진출하려면 고메스 골이 필요합니다.

[8강 매치업 (3)] 스페인vs프랑스(24일 새벽 3시 45분)

스페인은 다재다능한 미드필더들이 즐비하면서 조직력까지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본선 1차전 이탈리아전, 3차전 크로아티아전에서는 1골에 그쳤습니다. 압도적인 점유율과 공격력을 자랑하면서도 수준급 팀들에게 다득점을 펼치지 못했고, 특히 크로아티아전은 졸전을 운운하는 분들이 있었죠. 프랑스는 8강에 진출했지만 3차전 스웨덴전 0-2 패배가 찜찜합니다. 전력적인 약점이 노출된 상태에서 스페인과 격돌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역대 전적에서는 스페인이 30전 13승11무6패로 앞섰습니다. 그러나 역대 유로 본선 경기에서는 프랑스가 2승1무로 앞서며, 예선까지 포함하면 프랑스가 5전 4승1무의 우세를 나타냈습니다. 유로 대회 2연패를 꿈꾸는 스페인에게는 프랑스전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주목할 선수(3)- 카림 벤제마(프랑스)

벤제마는 유로 2012 본선 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최전방 공격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3경기에서 슈팅 16개를 시도했으나 모두 무위로 돌아갔고 프랑스가 스웨덴에게 0-2로 패할때는 무려 8개의 슈팅을 날렸습니다. 8강 스페인전에서는 프랑스가 수비에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되며, 벤제마가 골을 터뜨리지 못하면 프랑스 승리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스페인전에서는 자신의 레알 마드리드 동료 라모스, 라이벌 FC 바르셀로나 센터백 피케와 맞붙는데 이 선수들은 프랑스 10번의 약점을 알고 있습니다. 과연 벤제마는 스페인전에서 영웅이 될 수 있을까요?

[8강 매치업 (4)] 잉글랜드vs이탈리아(25일 새벽 3시 45분)

잉글랜드의 메이저 대회 특징은 어느 순간에 무너집니다. 이름값만으로 우승 후보였을 뿐이죠. 유로 2012 본선 D조 1위는 의미있는 성과지만 토너먼트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더욱이 8강 상대는 이탈리아 입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시절의 포스는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끈적한 수비력을 자랑했습니다. 두 나라의 역대 전적에서는 잉글랜드가 22전 7승9무6패로 앞섰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두 번의 A매치(2000년, 2001년)에서는 모두 패했습니다. 본선에서 3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한 제라드, 중원에서 창의적인 경기 운영과 칼날 패스를 자랑했던 피를로의 미드필더 대결이 볼만 합니다.

-주목할 선수(4)- 마리오 발로텔리(이탈리아)

많은 사람들은 루니에게 시선을 모으겠지만 저는 발로텔리를 더 주목하고 싶습니다. 발로텔리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시티 소속이며, 8강 잉글랜드전 매치업 상대는 맨시티 동료 센터백 레스콧이 유력합니다. 경기장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온갖 구설수에 오르내렸던 선수라서 잉글랜드전에서도 사고를 치지 않을까 싶은 노파심(?)이 없지 않습니다. 참고로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 잉글랜드-포르투갈 경기에서는 호날두가 루니 퇴장 이후 윙크를 하면서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습니다. 또한 잉글랜드-이탈리아 경기는 또 하나의 맨체스터 전쟁입니다. 맨시티의 발로텔리와 맨유의 루니가 조국의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