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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vs맨유, 두 팀의 다른 이적시장 행보

 

2011/1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종료되면서 여론의 주목을 끄는 팀은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입니다. 첼시는 시즌이 끝나기 직전 마르코 마린을 영입했으며, 에당 아자르-헐크 영입은 공식 발표를 앞둔 분위기입니다. 마린 이적료는 550만 파운드(약 99억원)로 알려졌으며, 아자르-헐크는 아직 오피셜이 뜨지 않았지만 프리미어리그 역대 이적료 상위권에 포함될 공산이 높습니다. 세 선수 외에도 체이크 티오테(뉴캐슬) 그레고리 판 더르 비엘(아약스) 영입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분노의 영입'이 현재 진행형 입니다.

첼시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FA컵 우승팀입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6위에 그쳤으며 디디에 드록바가 작별을 선언한 상황입니다. 페르난도 토레스가 다음 시즌에 완벽 부활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2연패 및 프리미어리그 빅4 탈환 또는 우승 도전을 위해서 가열찬 선수 보강이 필요합니다. 벌써부터 다른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클럽에 비해서 선수 영입에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 2012/13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를 최근 이적시장 행보에서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맨유는 카가와 신지(도르트문트) 영입 의지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두 구단의 이적료 차이로 아직까지는 카가와 거취가 달라지지 않았지만 현재 세부계약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잉글랜드 공영 방송 BBC는 카가와 예상 이적료를 1200만 파운드(약 216억원)로 추산했습니다. 만약 카가와 맨유행이 성사되면 '박지성vs카가와'를 바라보는 한일 양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맨유의 카가와 영입은 몸값이 비싼 선수를 데려오거나 그러한 유형의 선수를 여럿 보강하는데 어려움이 있음을 뜻합니다. 맨유에게 최우선적으로 보강해야 할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 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에 수준급 중앙 미드필더를 데려오지 못한 것이(임대 복귀한 톰 클레버리 잦은 부상이 아쉬웠던) 2011/12시즌 무관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현재까지는 맨유의 중원 고민을 해결해줄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시즌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감안해도, 영입 후보군 중에서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카가와 이름이 먼저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카가와 예상 이적료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이적료 상위권에 포함되는 기록이 아닙니다.

맨유가 이웃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첼시처럼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쓰기에는 조심스럽습니다. 맨시티-첼시는 재벌 구단주의 막강한 자금력에 힘입어 지난 몇시즌 동안 선수 영입에 공을 들이면서 전력을 보강했습니다. 반면 맨유는 엄청난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썼지만 맨시티-첼시와는 늬앙스가 다릅니다. 맨유가 매 시즌마다 선두권을 지키면서 리빌딩을 했다면, 맨시티-첼시는 상위권 진입 또는 우승을 위해서 꾸준한 전력 보강에 나섰습니다.

공교롭게도 첼시와 맨유는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위해 맨시티를 따라 잡아야 합니다. 맨시티 아성을 넘기 위해서 선수 영입은 필수입니다. 첼시는 시즌 종료를 전후로 대형 선수 보강에 주력했다면 맨유는 첼시에 비해서 구체적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곧 유로 2012가 개막하면서 대형 선수들의 몸값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적자가 많은 맨유로서는 또 다른 대형 선수 영입에 공을 들여야 하며 되도록이면 시간을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다만, 첼시는 차기 감독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아직까지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 대행의 정식 감독 승격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팀의 숙원이었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공헌을 놓고 봐도 정식 감독이 되는 것은 어색하지 않습니다. 첼시가 그를 필요로 하고 있다면 계약 여부를 놓고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아야 합니다. 디 마테오 감독 대행이 실망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선수 보강도 좋지만 감독을 자주 바꿨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