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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오언과 작별' 맨유, 새로운 No.7 누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2011/12시즌 일정이 끝나면서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33)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언은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렉스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재계약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오언의 트위터 내용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작별하게 됐습니다.

오언은 2009년 여름에 자유계약 신분으로 맨유에 입단했습니다. 3년 동안 52경기 17골 1도움 기록했으며 지난해 여름에는 1년 재계약이 연장됐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부상으로 보내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경기 출전에 그쳤습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를 감안하면 맨유와의 두번째 재계약 전망이 어두웠습니다. 과거 리버풀 간판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던 원더 보이의 부활은 맨유에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사진=마이클 오언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이러한 아쉬움이 짙은 이유는 오언의 등번호가 7번이기 때문입니다. 맨유에서 7번은 팀 내 상징입니다. 바비 찰튼, 조지 베스트, 스티브 코펠,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맨유의 역사를 빛냈던 슈퍼스타들의 등번호가 바로 7번입니다. 적어도 호날두가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무대를 호령하던 시절까지는 맨유의 7번 계보가 유럽리그의 등번호 계보 중에서 위용이 실로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오언이 맨유에서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7번 계보의 상징성이 떨어졌습니다.

2012/13시즌을 준비하는 맨유의 과제는 팀의 미래를 빛낼 새로운 7번 적임자를 찾는 것입니다. 기존의 맨유 주력 선수 중에서 7번을 부여하거나 아니면 이적생에게 팀의 상징과 같은 번호를 맡길지 모릅니다. 전자격에 속하는 선수 중에서는 20대 초중반이며, 팀 내 주전이며, 공격수 또는 미드필더가 7번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14번) 루이스 나니(17번) 대니 웰백(19번) 톰 클레버리(23번)가 그들입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나니는 2011/12시즌 웰백-애슐리 영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웰백은 맨유 중심 선수 치고는 기복을 타는 성향이며 클레버리는 그동안 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습니다. 4명 중에서는 그나마 웰백이 7번을 받을 가치가 조금이나마 높다고 판단됩니다. 올 시즌 팀 내 공헌이 제법 좋았으며 잉글랜드 국적이라는 매리트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4명 모두 맨유 7번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2011/12시즌 맨유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발렌시아(25번)도 가능성이 있는 인물입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맨유의 오른쪽 측면에서 양질의 공격력과 끈질긴 수비력을 과시하며 팀 전력에 활기를 불어 넣었습니다.

맨유가 올해 여름에 영입할 이적생에게 7번을 부여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 7번을 달았던 호날두, 오언은 맨유 입성과 동시에 7번을 받았습니다. 현재 맨유 이적설로 관심을 모으는 니콜라스 가이탄(벤피카) 카가와 신지(도르트문트) 에덴 아자르(릴) 케빈 스트루트만(PSV 에인트호벤)의 공통점은 20대 초반과 중반 연령에 속합니다.

특히 아자르는 21세의 어린 나이지만 릴에서 등번호 10번을 달고 있습니다. 두 시즌 연속 프랑스 리게 앙(리그1)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활약상을 놓고 보면 맨유 7번의 주인공이 되는데 어색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자르는 맨유보다는 맨체스터 시티 이적설에 무게감이 실려있는 분위기입니다.

어느 선수가 맨유 7번을 받을지는 시간을 더 지켜봐야 합니다. 2011/12시즌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았으니까요. 맨유 7번 계보가 오언에서 상징성이 꺾이면서 2012/13시즌에는 새로운 7번 선수의 맹활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 선수가 누구일지 벌써부터 다음 시즌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