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5일 어린이날은 FC서울에게 매우 특별한날 입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6만 747명이 운집하면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수립했기 때문입니다. K리그가 흥행에 힘을 얻으면 6만 관중 돌파가 가능함을 알렸던 역사적 순간입니다. 당시 서울은 성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었죠. 또한 서울에게 2010년은 구단 역사에 남을 잊지 못할 한 해였습니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평균 관중 3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포스코컵에 이어 K리그 우승까지 거머쥐면서 '더블'을 달성했습니다.

[사진=어린이날 서울 월드컵 경기장 풍경]

그리고 2012년 5월 5일 어린이날. 서울은 4만 5,982명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포항을 2:1로 제압했습니다. 최태욱이 경기 시작 28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이것은 올 시즌 가장 이른 시간에 터진 골입니다. 후반 7분에는 포항의 아사모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27분 김태환의 결승골이 작렬하면서 홈팬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안겨줬습니다. 특히 많은 어린이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경기를 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어린이들이 서울과 K리그를 좋아하는 계기를 얻게 됐죠.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됐습니다. 서울의 즐겁고 행복했던 어린이날 승리 현장을 담았습니다.

1. 서울 월드컵 경기장 북측 광장은 어린이 천국

[사진=서울 월드컵 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진행된 어린이날 이벤트 모습. 오른쪽 밑 사진은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치킨 시식을 기다리는 장면입니다.]

보통 축구장에 가면 축구 경기만 보러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홈경기는 다른 K리그 경기장과 차별화된 매력이 있습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 북측 광장에서는 어린이 관련 이벤트가 풍성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놀이기구들을 통해서 어린이들이 축구장 앞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팬 서비스를 합니다. 어떤 날에는 어린이끼리 미니 축구를 할 때가 있습니다. 마치 동네 놀이터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겠죠. 서울 월드컵 경기장이 낯설지 않게 느껴질 것입니다. 앞으로 서울을 응원할 축구팬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사진=북측 광장 이벤트를 즐기는 서울팬들이 이렇게 많았습니다.]

포항전이 진행된 어린이날에도 북측 광장에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놀이기구에 어린이들이 몰렸으며 치킨 시식 및 숙취해소음료 시음 행사는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많았습니다. 이날은 '르꼬끄 데이'로 지정되면서 르꼬끄 의류 체험존이 마련됐습니다. 축구팬들이 서울 선수들의 모형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운영되었으며 페이스페인팅 같은 여러 가지 이벤트가 성황리에 진행됐습니다. 장내에서는 '서울팬들에게 유명한' 행운의 사다리타기 이벤트가 두 번(경기 시작 전, 하프타임)이나 이어지면서 관중 열기를 한껏 끌어 올렸습니다.

2. 아디 200경기 출전 축하 행사, 그리고 기성용

[사진=경기 시작 30분전 E석 1~2층, 관중들로 가득합니다.]

경기 시작 전에는 '이지스' 아디(36)의 200경기 출전 축하 행사가 있었습니다. 아디는 지난달 29일 강원전에서 K리그 통산 200경기 출전을 달성했습니다. 지금까지 K리그에서 한 클럽에서만 200경기 넘게 뛴 선수는 아디가 유일합니다. 아디는 2006년 서울에 입단한 브라질 출신 수비수입니다. 지금까지 왼쪽 풀백,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면서 서울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특히 2010년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서울의 K리그 우승을 이끄는 역전골을 터뜨렸습니다. 특유의 근면한 수비력과 강력한 몸싸움, 빠른 순발력을 자랑하는 현존하는 K리그 최고의 수비수이기도 합니다.

[사진=아디의 200경기 출전을 축하하는 FC서울 서포터즈 수호신]

아디의 200경기 출전 축하 행사 때는 서울 구단이 전광판을 통해서 기념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영상에서는 "어느 외국인 선수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성실함과 팀을 위한 헌신적인 그의 플레이는 믿음을 뛰어넘어 감동이었습니다", "오직 하나의 팀에서 200경기를 뛴 최초의 외국인 선수! FC서울의 전설이 되어 가고 있는 서울의 방패! 이지스 아디! 당신과 함께하는 우리는 정말 행운입니다"와 같은 메시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공로패 증정식이 끝난 이후에는 관중들이 아디에게 "아디! 띠아모!(Adi, Te Amo!)를 외쳤습니다. 그러자 아디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진=아디와 기성용]

아디에게 꽃다발을 건넸던 기성용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셀틱에서 활약 중인 기성용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4월 말에 귀국했습니다. 5일 어린이날에는 친정팀 서울의 경기를 찾으면서 예전 동료 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 기성용은 2006년 서울에 입단하여 2009년까지 팀의 허리를 짊어졌습니다. 어린 나이에 서울 중원에서 빼어난 패싱력으로 공격을 조율하며 연령별 대표팀에서 두각을 떨쳤습니다. 그의 활약은 성인 대표팀 주전 도약으로 이어지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끝에 셀틱 입단의 결실을 맺었습니다. 최근에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진출설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 런던 올림픽 이후의 거취가 주목됩니다.

3. 최태욱, 28초 만에 선제골 터뜨렸다.

[사진=최태욱이 선제골을 넣자 관중들이 손을 들며 환호했습니다.]
 
서울과 포항의 경기에서는 올 시즌 K리그 최단시간 골이 터졌습니다. 서울의 오른쪽 공격수 최태욱이 경기 시작 28초 만에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고명진이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서 박스 안쪽으로 땅볼 크로스를 밀어준 것이 최태욱 왼발 슈팅에 이은 골이 됐습니다. 두 선수가 빚어낸 역습으로 포항 수비는 한순간에 허물어졌고 서울은 이른 시간부터 1:0 리드를 굳혔습니다. 최태욱 득점은 포항의 전반전 공격을 어렵게 했습니다. 서울은 전반 내내 수비를 강화하면서 포항의 스리톱을 맡았던 김진용-박성호-아사모아 봉쇄에 성공했습니다. 공격 전환 시에는 지공을 펼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습니다.

4. 하프타임, '사상 초유의' 3vs100 축구 대결

[사진=서울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들이 갑자기 그라운드에 나타난 이유는?]

하프타임에는 이색적인 축구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성인 축구 선수 3명과 리틀 FC서울(서울 유소년 클럽) 소속 100명이 축구 경기를 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현장에서 수많은 경기를 봤지만 소수의 성인 선수가 수많은 어린이들과 축구공을 다투는 장면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어린이날이라서 리틀 FC서울 어린이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는 목적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리틀 FC서울 어린이 선수들은 앞으로 몇 년 뒤 서울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들이죠.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뛰어보면서 '언젠가 이곳에서 뛰고 싶다'는 목표 의식을 가졌을 것입니다. 축구 대결 결과는 리틀 FC서울 어린이 100명이 3:1로 이겼습니다.

5. 김태환, 서울의 승리를 이끈 결승골
 
서울은 후반 7분 아사모아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1:1이 됐습니다. 두 팀은 선수 교체(서울은 전반 33분 김태환&후반 0분 김현성, 포항은 후반 16분 노병준)를 통해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단행했습니다. 전반전에 비해 공격 템포가 빨라지면서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후반 27분, 김태환이 오른쪽 측면에서 몰리나에게 가볍게 패스를 띄우자마자 박스 안쪽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이때 몰리나가 왼발 로빙패스를 밀어주면서 김태환이 포항 수비수들을 뚫고 오른발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자신의 시즌 첫 골이자 서울의 2:1 승리가 확정되는 장면입니다.

FC서울은 이날 승리로 어린이날을 맞아 축구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에게 큰 선물을 했습니다. 구단 역시 2010년에 이어 2012년도 많은 관중과 승리라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내년 2013년 어린이날에는 어떤 즐거운 일들이 가득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본 포스트는 스포츠토토 공식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