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명한 벚꽃축제인 진해 군항제를 즐기기 위해 4월 8일과 9일에 걸쳐 경남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경남여행은 벚꽃을 보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경남의 자랑인 창원축구센터를 방문하기 위해서이기도 했습니다. 이틀간의 여행 동안 멋진 벚꽃 풍경도 보고, 창원축구센터에서 K리그도 함께 관전하고 왔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창원축구센터의 분위기와 4월 8일, 오후 3시에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 vs 전북 현대 경기 후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창원축구센터의 매력

창원축구센터는 2009년 12월 1일에 준공했습니다. 그 해 12월 19일에 올림픽대표팀 한•일전을 통해서 개장 기념 경기를 치렀죠. 창원축구센터는 K리그 경남FC, 내셔널리그 창원시청의 홈구장입니다. 또 수많은 축구팀들의 전지훈련지로 각광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1만 5천여 석 규모의 주경기장, 보조구장 4면(천연구장 2면, 인조구장 2면), 풋살구장 1면, 하프돔 1동을 비롯한 여러 시설들이 있습니다. 제가 창원축구센터에 도착했던 오후 1시 무렵에는 인조구장에서 중학교 축구팀 경기가, 풋살구장에서는 사회인 축구팀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창원축구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창원축구센터는 축구를 즐기는 데 안성맞춤입니다. 축구 전용구장으로서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의 거리가 짧아 축구를 가까이에서 관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경관도 좋았습니다. W석에서는 주변에 둘러싸인 산이 잘 보였습니다. 산 중턱에 관중석이 마련된 축구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E석 위쪽에는 벚꽃 나무가 보였습니다. 현장을 찾았을 때는 벚꽃이 활짝 피지 않았지만 4월 초까지 꽃샘추위와 강풍이 겹쳤던 서울과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햇살까지 따스했습니다.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오면서 '모처럼 좋은 공기를 마시며 축구를 보는구나'라며 마음속으로 흥분했습니다.

경남vs전북, 경기 시작 전 분위기는?

이날 경기에는 유독 10~20대 축구팬들이 많았습니다. 여성 축구팬들도 꽤 있었습니다. 경남FC라는 축구 브랜드가 지역의 젊은 축구팬들에게 익숙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스타플레이어, 팀 성적까지 받쳐주면 경남의 관중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경기 시작 전 원정팀 전북 선수들이 먼저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었습니다. 곧이어 경남 골키퍼 김병지 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W석 앞에 앉은 초등학생들이 "병지형 화이팅"을 외치자 김병지가 박수를 치며 화답했습니다. 김병지의 올해 나이는 42세. 20대 후반인 저로서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축구를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김병지를 알게 됐는데, 지금의 초등학생들도 김병지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세대를 뛰어넘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김병지 선수입니다.

[사진=경기 시작 전 관중들에게 사인볼 증정을 하고 있는 김병지 선수]
 
양 팀 선수들이 훈련에 열중했을 무렵, 전북 서포터즈가 "조성환", "임유환" 콜을 외쳤습니다. 그동안 부상으로 결장했던 두 명의 센터백이 선발 출전했습니다. 전북은 최근 센터백들의 줄부상으로 김상식-정성훈에게 중앙 수비수를 맡기거나 쓰리백으로 대처했지만, 이제는 조성환-임유환이 복귀하면서 최근 부진을 이겨낼 동력을 얻었습니다. 경남 입장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홈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지고 싶지 않을 겁니다. K리그 강팀을 제압해야 관중들에게 경기력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사진=두 팀의 경기 장면]

경남의 0-2 패배, 하지만 "괜찮아. 힘을 내"

경남과 전북은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습니다. 허리 싸움에서 승패가 엇갈릴 것으로 보였습니다. 초반에는 경남이 지공을 펼쳤지만 전북 공격 옵션들이 포어체킹으로 대응했습니다. 전북은 김정우-정훈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경남의 중앙 공격을 제어했죠. 하지만 전북의 공격은 경남 박스 쪽을 파고드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드로겟-에닝요 측면 조합이 경남 수비에 막혔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김동찬은 경남 선수들의 집중 견제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경남 수비가 전반 33분 이전까지는 잘 버텼습니다. 그러나 김정우의 중거리 슈팅에 의한 선제골을 내줬습니다. 그 이전까지 전북 2선 미드필더들을 잘 막았지만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경기 집중력이 떨어진 끝에 김정우에게 기습적인 한 방을 허용했습니다. 경기 내내 관중석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느라 정신 없던 저도 김정우의 골 장면을 놓칠 정도로 예상치 못한 순간이 벌어졌습니다. 경남 선수들이 순식간에 당했죠. 후반 13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강승조를 빼고 공격수 이재안을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4분 뒤 이동국에게 추가골을 내줬습니다. 이동국은 이 골로 K리그 개인 통산 121골 47도움 기록하며, K리그 역대 통산 공격 포인트 1위(168개)에 등극했습니다.

[사진=이동국]

0-2로 뒤진 경남은 후반 25분 윤일록(교체 : 조르단) 32분 호니(교체 : 김인한)같은 공격 옵션들을 투입했습니다. 한 골이라도 넣으려는 공격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죠. 하지만 전북 수비진을 뚫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전북은 조성환-임유환 복귀로 수비진의 응집력이 살아나면서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 허리쪽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김상식을 중심으로 강한 압박을 유지했죠. 개인 기량과 팀 전술 모두 전북의 우세였습니다. 여기에 전북은 경남 전 승리로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야 하는 동기부여를 안고 있었죠. 이렇게 두 팀의 대결은 경남의 0-2 패배로 끝났습니다.

이상 창원축구센터 분위기와 경남 vs 전북의 경기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축구를 관람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경기장을 찾아 K리그와 함께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본 포스트는 스포츠토토 공식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