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뮌헨 1차전 승리, 고메스-호날두는 달랐다

 

독일 최고의 클럽으로 손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이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제압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3시 45분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진행된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2-1로 이겼습니다. 전반 17분 프랭크 리베리가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8분에는 메수트 외질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45분 마리오 고메스가 결승골을 해결했습니다.

고메스는 대회 12골 기록하면서 득점 선두 리오넬 메시(14골, FC 바르셀로나)를 추격했습니다. 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뮌헨 원정에서 고전했죠. 두 골잡이의 대조된 활약상이 승부를 결정짓고 말았습니다. 두 팀의 2차전은 26일 오전 3시 45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립니다.

'리베리 선제골' 뮌헨, 전반전 우세

양팀의 선발 라인업은 이렇습니다.

바이에른 뮌헨(4-2-3-1) : 노이어/알라바-바트슈투버-보아텡-필립 람/슈바인슈타이거-구스타보/리베리-크루스-로번/고메스
레알 마드리드(4-2-3-1) : 카시야스/코엔트랑-라모스-페페-아르벨로아/케디라-알론소/호날두-외질-디 마리아/벤제마

전반 10분까지는 레알의 공격 기회가 많았습니다. 원톱 벤제마쪽으로 공격이 쏠리는 분위기였죠. 후방에서 벤제마에게 롱볼을 띄우거나 측면에서 최전방 공격수쪽으로 패스가 연결됐죠. 벤제마는 전반 9분과 10분에 왼쪽 공간으로 빠지면서 움직임을 폭 넓게 잡았습니다. 호날두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죠. 경기 초반부터 뮌헨 수비 밸런스를 흐트러 놓겠다는 전략입니다. 뮌헨은 수비 안정에 주력했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후방으로 처지면서 레알의 공세에 맞섰습니다. 선제골을 내주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뮌헨은 전반 17분 리베리 골로 1-0 앞섰습니다. 크루스가 왼쪽 코너킥을 날렸을 때 라모스가 문전에서 불안하게 볼을 걷어낸 것을 리베리가 오른발로 살짝 밀어 넣었습니다. 라모스의 클리어링 실수는 원정팀 레알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고 뮌헨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행운의 골을 얻었습니다. 전반 22분까지 점유율에서는 레알이 51-49(%) 앞섰습니다. 뮌헨에 비해 상대팀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한 시간이 많았지만 전체 점유율은 비슷했습니다. 뮌헨이 수비에 중심을 두면서 국면이 바뀔때는 지공을 펼쳤습니다. 경기 초반에 레알 선수들 힘을 빼놓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에 레알은 뮌헨이 공격을 펼칠 때 포어 체킹으로 맞섰습니다.

레알의 문제점은 뮌헨 박스 안쪽을 공략하는 공격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전반 초반에는 벤제마 움직임이 많아졌지만 뮌헨 선수들의 협력 수비를 받으면서 종종 고립되었고 호날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드필더들은 뮌헨 선수들의 강력한 압박을 받으면서 앞쪽으로 패스를 연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옆쪽으로 빠지는 패스들이 많았을 뿐이죠. 그 과정에서 리베리-로번가 수비에 가담하면서 레알이 측면 돌파 기회마저 잡지 못했습니다. 외질을 활용한 공격 전개도 뜸했습니다. 디 마리아가 아닌 카카가 선발 출전하면서 외질이 오른쪽 윙어로 나섰다면 더 좋았을 전반전입니다.

뮌헨은 레알 공격을 차단할 때마다 역습을 전개했습니다. 전반 20분을 넘기자 공격 과정에서의 볼 처리가 빨라지고 몇차례 돌파를 시도하면서 레알 미드필더들의 수비 부담을 늘렸습니다. 레알 공격이 안풀렸던 이유이자 뮌헨이 경기 흐름을 잡았던 비결입니다. 1-0 이전까지 수비에 치중한 것이 경기 완급 조절에 도움이 됐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크루스의 효율적인 볼 배급도 한 몫을 했습니다. 반면 레알은 외질의 전반전 뮌헨 중원에 봉쇄 당했습니다. 상대팀 강한 압박에 흔들리는 고질적 약점이 이번에도 노출됐습니다.

[사진=마리오 고메스vs크리스티아누 호날두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결승골 주인공' 고메스 vs '부진했던' 호날두

전반전에 부진했던 외질은 후반 8분에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호날두 슈팅이 노이어에게 막혔을 때 외질이 근처에서 볼을 터치해서 오른쪽 공간에 있는 벤제마에게 패스를 밀어줬고, 벤제마가 뮌헨 수비수들을 교란하면서 왼쪽에 있는 호날두에게 볼을 연결했고, 골문 중앙에서 대기했던 외질이 호날두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죠. 호날두 슈팅이 노이어에게 차단 당했을 때 외질-벤제마의 공격 집중력이 좋았습니다. 특히 벤제마는 후반 초반에 최전방에서 움직임을 늘리면서 볼 터치가 빈번했습니다. 뮌헨 수비가 끈질기게 차단하지 못한 것이 벤제마와 레알에게 호재가 됐습니다.

뮌헨은 후반 15분 뮬러가 슈바인슈타이거를 대신해서 교체 출전했습니다. 중앙 공격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지만 한동안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레알은 1-1이 되면서 미드필더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케디라-알론소가 포백과 거리를 좁히고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뮬러를 묶었습니다. 디 마리아도 후방쪽으로 자주 내려오면서 아르벨로아의 리베리 견제를 지원했습니다. 후반 23분에는 외질을 빼고 마르셀루를 교체 투입하면서 작전을 바꿨습니다. 마르셀루-디 마리아-호날두 체제로 2선 미드필더를 꾸렸습니다. 특히 마르셀루의 측면 미드필더 배치는 필립 람의 오버래핑을 제어하겠다는 의도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호날두 부진은 레알의 풀리지 않는 숙제였습니다. 왼쪽에서 필립 람에게 막혔다면 오른쪽에서는 상대팀 협력 수비에 고전했습니다. 박스 안쪽으로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뮌헨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평소에 비해 공격 임펙트가 약했고 전방쪽으로 밀어주는 패스가 몇차례 끊겼습니다. 후반 33분 그라네로 교체 투입 이후에는 중앙쪽으로 스위칭했지만 공격이 여의치 않았죠. 레알이 외질 동점골 이후 소강 상태가 계속된 것도 호날두 경기력 저하와 밀접합니다. 상대팀 진영에서 골을 노릴만한 선수가 벤제마 이외에는 없었습니다. 벤제마도 바트슈투버-보아텡 압박을 받으면서 골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죠.

두 팀의 팽팽한 접전은 후반 45분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뮌헨 공격수 고메스가 뮌헨 2-1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필립 람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은 낮은 크로스를 고메스가 문전에서 볼을 밀어 넣었습니다. 반격을 노렸던 레알은 한 순간에 수비 집중력이 약해지면서 치명적인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레알은 호날두 부진이 팀 득점력 저하로 이어졌고 후반 38분 투입된 이과인도 공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반면 뮌헨은 고메스가 골잡이로서 결정적인 한 방을 과시하며 경기를 빛냈습니다.

레알은 후반 인저리 타임에 이과인-마르셀루가 무리한 파울로 경고를 받으면서 평정심을 잃었습니다. 총 6명(라모스, 코엔트랑, 마르셀루, 알론소, 이과인, 디 마리아)이 경고를 받으면서 카드 관리에 실패했습니다. 4강 2차전에 결장하는 선수는 없지만 옐로우 트러블에 빠진 선수가 많은 단점이 있습니다. 1차전에서는 외질 골 이외에는 아무런 소득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