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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방심했던' 맨유, 이제는 박지성 필요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위건전 0-1 패배는 한마디로 방심했습니다. 지금까지 위건에게 한 번도 패한적이 없었습니다. 위건은 역대 프리미어리그에서 거의 매 시즌 동안 강등 위협을 받았던 약팀입니다. 그런 팀에게 이변의 희생양이 된 것은 선수들 활약이 안좋았다는 뜻입니다. 딱히 잘했던 선수가 없었죠. 2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승점 5점 차이로 앞서면서 여전히 선두를 지켰지만 앞으로 위건전 경기력이 되풀이되면 곤란합니다.

[사진=박지성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premierleague.com)]

맨유는 16일 애스턴 빌라전, 22일 에버턴전을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두 경기에서 승점 6점을 따내야 5월 1일 맨시티 원정에서 지고도 1위를 지킬 명분을 얻으니까요. 어쩌면 맨시티 원정 이전에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을지 모릅니다. 맨시티는 14일 노리치 원정, 23일 울버햄턴 원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홈에서 16승1무를 기록했지만 원정에서는 7승4무5패로 주춤했습니다. 최근 세 번의 리그 원정에서는 2무1패로 부진했습니다. 노리치-울버햄턴 원정에서 승점 관리를 못할 경우 맨유가 애스턴 빌라-에버턴을 이긴다는 전제하에 두 팀의 우승 명암이 엇갈리게 됩니다.

맨유의 위건전 패배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예견된 패배였을지 모릅니다. 그동안 프리미어리그 1위를 위해서 너무 거침없이 달렸습니다. 위건전 이전까지 리그 8연승 및 12경기 연속 무패(11승1무)를 기록했습니다. 유일한 무승부는 2월 5일 첼시 원정(3-3) 입니다. 한때 리그 선두였던 맨시티를 따라잡기 위해 많은 경기를 이겼지만 남은 잔여 일정까지 두자릿수 연승 행진을 달리기에는 선수들의 피로도가 엄청나게 쌓이겠죠. 이미 위건전에서는 패했지만 기분 전환을 하면 우승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특히 애스턴 빌라전은 로테이션이 불가피 합니다. 위건과 경기한지 4일 뒤에 열립니다. 위건전에서는 몇몇 선수들이 지쳤습니다.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꾸리는 것은 무리입니다. 최근 5경기 연속 결장했던 박지성 선발 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슐리 영의 위건전 부진이 그 이유죠. 두 번의 부상속에서 본래의 경기력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기복이 심한 약점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시즌 후반기 오름세는 위건전에서 꺾였습니다. 박지성-나니가 애스턴 빌라전에서 좌우 측면을 담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박지성의 5경기 연속 결장은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고질적으로 무릎이 안좋지만 올 시즌 이렇다할 부상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선수는 시즌 막판에 부상 당하기 쉽습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팀 스케줄을 소화했던 피로 누적 여파가 리그 일정 막판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박지성의 이전 시즌을 되돌아 보면 무리하게 경기에 투입한 기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아끼는 카드였죠. 올 시즌에도 변함 없었습니다.

이제는 다릅니다. 맨유는 위건전 패배로 분위기 전환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애스턴 빌라전에서는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잡고 우승에 전념해야 합니다. 애스턴 빌라전 이후에도 다음 경기들이 있는 만큼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요구됩니다. 박지성이 필요한 이유죠. 최근 출전 시간이 부족했던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면서 주력 선수와의 경쟁 관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방심하지 않게 되죠.

박지성이 퍼거슨 감독에 의해 맨시티 원정에 필요한 선수로 판단되면 애스턴 빌라전, 에버턴전 중에 한 경기는 뛰어야 합니다. 최근 5경기 연속 휴식을 취했지만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됩니다. 애스턴 빌라전이나 에버턴전에서 보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맨시티 원정은 두 팀의 우승 여부를 논외해도 맨체스터 더비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사람들을 두근케 합니다. 박지성 같은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감이 있는 선수의 존재감이 필요한 경기입니다. 지난해 10월 맨시티전 1-6 대패는 박지성이 애슐리 영보다 빅 매치에서 가치가 있음을 대표적으로 증명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보다는 애슐리 영의 공격력을 더 신뢰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 약팀과 경기를 자주 치르면서 애슐리 영을 많이 중용했죠. 그렇다고 박지성 공격력이 안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박지성보다는 애슐리 영이 수비에 비해서 공격 비중을 늘리는 것은 사실이니까요.(반면 애슐리 영은 수비력이 취약합니다.) 그 차이가 두 윙어의 최근 5경기 출전 빈도와 밀접하죠. 그랬던 애슐리 영이 이제는 폼이 떨어졌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제는 박지성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