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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의 4강 진출, 벤피카 약점 간파했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 대행이 지휘하는 첼시가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습니다. 5일 새벽 벤피카(포르투갈)와의 8강 2차전에서 2-1로 승리했으며 1차전을 포함한 통합 스코어에서 3-1로 이겼습니다. 전반 20분 프랭크 램퍼드가 페널티킥 골을 넣었고, 후반 40분 하비 가르시아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47분 하울 메이렐레스가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4강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맞붙습니다. 2008/09시즌 4강에서 격돌한 이후 3시즌 만에 결승 진출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칠 예정입니다.

[사진=벤피카전 2-1 승리를 발표한 첼시 공식 홈페이지 (C) chelseafc.com]

벤피카 수비 약점, 첼시가 이용했다...램퍼드 PK 선제골

2차전 초반에는 벤피카가 공세를 펼쳤습니다. 1차전 홈 경기에서 첼시에게 0-1로 패하면서 4강 진출을 위해 2차전에서 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수비 라인을 올리면서 3선의 간격을 좁히고 지공을 펼치는 형태의 전술 이었습니다. 이에 첼시는 모든 미드필더들이 포백을 보호하고 협력 수비를 강화하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공격 전환시에는 볼을 돌리면서 템포를 낮추며 벤피카 선수들의 공격 의지를 누그려뜨렸죠. 전반 10분과 11분에는 각각 마타가 토레스에게, 칼루가 마타에게 벤피카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침투 패스를 연결했습니다. 수비 라인이 전진된 벤피카의 약점을 첼시가 이용했습니다.

첼시는 전반 19분 애슐리 콜이 페널티킥을 얻었습니다. 박스 안쪽을 침투하는 과정에서 페레이라의 거친 몸 동작에 부딪히면서 파울을 유도했습니다. 벤피카로서는 수비 뒷 공간이 허물어지는 문제점에 직면하자 페레이라가 애슐리 콜을 막으려했지만 오히려 실점 위기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1분 뒤에는 램퍼드가 오른발 페널니킥 골을 성공시켜 1-0으로 앞섰습니다. 25분에는 체흐의 골킥이 토레스의 오른쪽 문전 침투로 이어지면서 벤피카가 또 수비쪽에서 빈 공간을 내줬습니다. 29분에는 이바노비치가 골문 앞에서 카르도소 왼발 슈팅을 걷어내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런 첼시는 전반 31분 벤피카와의 점유율에서 46-54(%) 슈팅 2-6(유효 슈팅 1-2, 개)로 밀렸습니다. 하지만 상대팀보다 효율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벤피카의 2차전 저항에 대응하기 위해 포백과 미드필더의 폭을 좁히면서 수비를 강화했던 작전이 통했습니다. 공격시에는 애슐리 콜이 몇 차례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고 그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었죠. 33분에는 왼쪽 측면을 돌파할 때 동료 선수와 정확한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상대 수비의 허를 찔렀습니다. 애슐리 콜의 공세는 오른쪽 측면 수비를 담당했던 이바노비치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면서 가이탄 방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벤피카로서는 오른쪽 윙 포워드로 나섰던 아이마르가 중앙쪽에서 움직임을 늘린 것이 애슐리 콜 방어에 실패했던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전반 39분에는 페레이라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습니다. 하프라인에서 미켈에게 태클을 가했을 때 발이 높게 올라가면서 경고가 2장이나 쌓였습니다. 벤피카는 1~2차전 통합 스코어 0-2로 뒤진 상태에서 1명이 부족한 어려움을 안고 남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팀의 수비적인 약점을 거친 몸싸움으로 만회하려 했으나 전반전에만 경고 5장(페레이라 2장, 세자르-아이마르-카르도소 1장)을 받은 것이 화를 초래했습니다. 그 이후 첼시는 왼쪽 공격 기회를 늘리면서 페레이라가 빠진 상대팀 약점을 공략했습니다. 벤피카는 비첼-마티치를 번갈아가면서 수비수로 내리면서 수비를 강화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첼시 수비가 견고했습니다.

메이렐레스 결승골, 첼시 4강 진출 확정

첼시는 후반 3분 추가골을 넣을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칼루가 벤피카 왼쪽 공간을 파고들면서 문전으로 볼을 띄웠지만, 그 볼을 하미레스의 발에 잘못 맞으면서 슈팅 기회를 날렸습니다. 하미레스 발에 정확히 닿았다면 골이 될 수 있었습니다. 7분에는 토레스가 박스 중앙에서 에메르손을 제치고 슈팅을 날렸지만 볼은 골대 바깥을 스쳤죠. 벤피카가 후반전에만 3골을 넣어야 4강에 진출하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첼시가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페레이라가 퇴장당한 틈을 노리며 왼쪽 공격에 집중했던 것이 공격 기회를 늘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전반 45분 동안 슈팅 2개에 그쳤지만 후반 시작부터 10분까지 슈팅 4개를 날렸습니다.

벤피카는 후반 11분 올리베이라(out 카르도소) 15분 잘로(out 가이탄)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첼시 수비에게 막혔던 두 명의 공격수를 빼고 '21세' 올리베이라, '171cm' 잘로를 통해서 기동력을 보강했습니다. 공격 옵션들의 빠른 움직임으로 역습을 노리겠다는 심산이죠. 두 명의 조커는 첼시 진영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팀 공격을 도왔습니다. 첼시는 후반 13분 테리를 빼고 케이힐을 투입하면서 주력 선수 체력을 비축하는 여유를 부렸습니다. 후반 초반에 비해 공격 템포를 낮추면서 무리하게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칼루가 29분까지 슈팅 5개를 모두 놓치는 마무리 동작 불안에 빠지면서 첼시가 추가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두 팀은 후반 막판에 골을 주고 받았습니다. 후반 40분에는 벤피카의 가르시아가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47분에는 첼시의 교체 멤버로 투입됐던 메이렐레스가 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흔들면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메이렐레스의 골은 마타-램퍼드-미켈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던 분위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마타-램퍼드가 체력적인 약점이 있음을 감안하면 첼시가 험난한 일정을 보내는데 있어서 메이렐레스의 맹활약이 필요합니다.

첼시는 벤피카와의 8강 1~2차전에서 수비에 중심을 두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공격 성향이 짙었던 안첼로티, 빌라스-보아스 체제와 달리 실리적인 경기 운영을 나타냈죠. 특히 2차전에서는 상대팀 수비 약점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습니다. 전임 감독 시절에는 일관된 경기 흐름을 보였지만 감독이 교체되면서 선수들이 상대팀 전략을 잘 읽는 것 같습니다. 4강 바르셀로나전에서는 선 수비-후 역습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