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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3-3 무승부' 맨시티, 무엇이 문제였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이 힘겹게 됐습니다. 3월 31일 저녁 선덜랜드와의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3-3으로 비기면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전반 31분 세바스티안 라르손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며, 전반 43분에는 마리오 발로텔리가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었지만 전반 48분 니클라스 벤트너에게 두번째 골을 얻어 맞았습니다. 후반 9분에는 라르손에게 추가 실점했죠. 1-3으로 뒤진 후반 40분에는 발로텔리, 1분 뒤에는 알렉산다르 콜라로프가 골을 넣으며 간신히 비겼지만 끝내 승리에 실패했습니다.

[사진=선덜랜드전 3-3 무승부를 발표한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 (C) mcfc.co.uk]

맨시티는 선덜랜드전 무승부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 15연승이 종료됐습니다.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승점 차이를 2점으로 좁혔지만, 맨유가 3일 블랙번전에서 승리할 경우 두 팀의 승점 차이가 5점으로 벌어집니다. 맨시티가 5월 1일 맨유전에서 이길지라도 2점이 부족합니다. 맨유에 비해서 프리미어리그 1위를 지켰던 시간이 많았지만, 최근 4경기 1승2무1패를 기록하면서 시즌 막판 내림세에 빠졌습니다.

선덜랜드전에서는 수비 불안에 발목 잡혔습니다. 홈에서 15연승을 달리는 동안 단 7실점만 허용했지만 이번 경기에서 3골이나 내줬습니다. 주장 콤파니가 복귀했음에도 후방이 뚫렸죠. 전반 31분 라르손에게 선제골을 내주기 전까지는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떨어진 시점 이었습니다.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으나 선덜랜드의 육탄 방어에 막히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의 플레이가 느슨해지고 말았습니다. 그 여파가 수비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미드필더들의 압박이 느슨했습니다. 라르손에게 첫번째 실점을 허용하기 이전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발로텔리-밀너가 세세뇽을 가까이에서 따라 붙었으나 결국 놓쳤고, 세세뇽은 자신의 오른쪽 공간에 맨시티 선수가 없는 틈을 타 라르손에게 횡패스를 밀어줬습니다. 라르손은 누구의 마크도 받지 않고 오른발 슈팅으로 맨시티 골망을 흔들었죠. 이 과정에서 데 용의 위치선정이 나빴습니다. 애초부터 라르손을 놓치고 말았죠. 세세뇽이 횡패스를 찔러주기 이전에 너무 앞쪽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두번째 실점도 수비 집중력 부족에서 비롯됐습니다. 선덜랜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기습적인 공격을 펼칠 때 맨시티 왼쪽 수비 2명(한 명은 밀너, 다른 한 명은 중계 화면에서 잘 보이지 않지만 미드필더였음.)이 세세뇽을 놓쳤습니다. 세세뇽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는 벤트너의 헤딩골로 이어졌습니다. 이 골은 맨시티가 내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전반 43분 발로텔리가 페널티킥 골(제코가 페널티킥 얻어낸 상황은 오심이 맞습니다.)을 넣으면서 1-1로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지만, 막판에 실점하면서 후반 초반에 수비 라인을 올리며 공격을 강화하게 됐습니다. 오히려 세번째 실점의 빌미가 됐죠.

맨시티의 세번째 실점은 선덜랜드에게 역습을 내준 것이 빌미가 됐습니다. 야야 투레가 상대팀 선수들에게 볼을 빼앗긴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 이후의 맨시티 수비가 정돈되지 못했습니다. 후방 옵션들이 지나치게 공격을 의식하면서 앞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렸던 것이 세세뇽-벤트너-라르손으로 이어지는 패스를 내주면서 끝내 골을 내줬습니다. 만약 90분 동안 높은 수비 집중력을 유지했다면 세세뇽-라르손을 봉쇄할 여력이 있었지만 끝내 상대팀 저항에 고전하고 말았습니다. 후반 막판에 2골 따라 붙으면서 가까스로 비겼지만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공격쪽에서는 실바가 사실상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시즌 초반과 중반에 맨시티 공격을 지탱했던 면모를 잃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실전에 많이 출전하면서 체력이 방전된 것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고 선덜랜드전에서도 후반 13분에 교체 됐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최근에 되풀이되면서 맨시티 공격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죠. 또 아궤로 부상 공백까지 겹쳤습니다. 아궤로는 박스 부근에서 간결한 패스로 연계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는 타입입니다. 선덜랜드전에서는 그가 빠지면서 선수들의 공격 전개가 상대 수비에 읽히는 경우가 많았죠. 이날 발로텔리가 페널티킥 포함 2골 넣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성공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실바에게 휴식을 제공하고 피사로의 출전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맨시티가 1-3에서 3-3으로 따라 붙은 배경에는 피사로의 정확한 롱패스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길게 패스를 날려주면서 맨시티 공격이 다채로워졌죠. 선덜랜드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는데 흐름상 한 몫을 했습니다. 맨시티가 지금의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선수 변화가 절실합니다. 피사로가 실바를 대신해야 합니다. 그리고 테베스가 아궤로 부상 공백을 메워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