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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동국vs박주영, 최강희호 원톱은 누구?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원톱을 활용했습니다. 전반전에는 4-1-4-1, 후반전에는 4-2-3-1을 주 포메이션으로 놓으면서 4-4-2, 4-1-4-1로 변형했습니다. 다양한 포메이션을 실험했지만 원톱에 많은 비중을 두었습니다. 29일 쿠웨이트전에서 원톱을 내세울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최강희호가 공격수를 1명만 포진시킬 경우, 이동국과 박주영 중에 한 명은 벤치를 지켜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이동국의 쿠웨이트전 선발 출전 가능성이 큽니다. 최강희 감독과 궁합이 잘 맞으며,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전반전에만 2골을 터뜨리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박주영의 실전 감각 저하까지 한 몫을 합니다. 얼마전 아스널 리저브 경기에서 1골 1도움 기록했지만 오랫동안 1군 경기에 뛰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리저브 경기를 뛰었지만 1군에 비해서 경기 템포, 상대팀 압박, 실력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더욱이 박주영은 시차 적응까지 해야 합니다. 컨디션에서 이동국이 더 좋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사진=이동국-박주영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ifa.com)]

박주영이 쿠웨이트전에 선발 출전하려면 대표팀이 4-4-2로 전환해야 가능합니다. 그러나 박주영-이동국 투톱은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성공했던 조합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발을 맞췄던 것도 아니죠. 박주영-이동국 투톱은 개인의 무게감이 강하지만 오히려 박주영 역할이 애매하다는 생각입니다. AS모나코 시절의 박주영이라면 이동국과의 공존이 힘들어집니다. 둘 다 타겟맨 성향이니까요. 당시의 박주영은 후방에서 길게 연결되는 롱볼을 머리로 따내는 패턴에 익숙했던 선수였습니다. 지금의 박주영이라면 아스널 특유의 패스축구에 적응하느라 애를 썼겠지만 얼마만큼 폼이 올라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쉐도우로 전환하기에는 팀 공격 속도에 맞추며 패스 활로를 개척할지 의문입니다. 최강희호 투톱 전환의 고민거리죠.

한국은 쿠웨이트전에서 위험 요소를 줄여야 합니다. 자칫 쿠웨이트전에서 패하면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될지 모릅니다. 쿠웨이트전에서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단점 노출을 각오하는 전략보다는,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최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아쉽게도 박주영은 실전 감각이 떨어졌습니다. 그것이 충만했다면 이동국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경쟁력이 있었을 겁니다. 허정무호-조광래호 No.1 공격수로 활약했던 경험을 봐도 말입니다. 하지만 축구 선수는 경기를 뛸수록 폼이 향상됩니다. 지금까지는 최강희호 원톱 경쟁에서 이동국이 조금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봐야겠죠.

그러나 쿠웨이트전 한 경기로 이동국과 박주영의 대표팀 입지를 따지는 것은 무리입니다. 최강희호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는 팀입니다. 최강희 감독이 희망하는 대표팀 사령탑 임기 종료 시기인 2013년 6월까지 길게 내다봐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이동국이 2012년 하반기, 2013년에 대표팀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지 의문입니다. 올해 33세 공격수로서 대표팀과 소속팀을 병행하기에는 엄청난 체력이 요구됩니다. 더욱이 전북은 올 시즌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죠. K리그는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44경기로 확대됐습니다. 과거 혹사로 고생했던 이동국이 2012년 바쁜 일정을 무사히 넘길지 알 수 없습니다. 2013년 경기 숫자 또한 만만치 않겠죠.

최강희호가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룰려면 이동국에게 의존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동국과 대등하거나 또는 압도할 아우라를 지닌 또 한 명의 공격수가 필요합니다. 다른 공격수들에 비해서 박주영이 가장 유력합니다. 쿠웨이트전 한 경기만을 놓고 보면 이동국이 박주영보다 유리하겠지만, 2013년 6월까지 내다보면 이동국과 박주영은 최강희호 원톱을 놓고 끊임없이 경쟁할 관계입니다. 4-4-2라면 경쟁이 크게 가열되지 않겠지만, 최강희 감독은 전북 시절 원톱을 선호했던 지도자입니다. 부산의 간판 공격수였던 정성훈도 전북에서는 로테이션 멤버였으니까요.

만약 박주영이 올 시즌 종료 후 아스널을 떠날 경우 출전 기회가 많은 팀에 안착할지 모릅니다. 로빈 판 페르시가 북런던을 떠나거나 아르센 벵거 감독이 경질되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벵거 감독은 9번 선수를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박주영의 실전 감각 향상은 대표팀 입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겁니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동국 과부하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임 대표팀 체제가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쿠웨이트전 원톱은 박주영이겠죠. 이동국은 지금쯤 전북에서 2012시즌 K리그를 대비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이 바뀌면서 이동국과 박주영은 경쟁이 불가피 합니다. 최강희 감독과 함께 영광의 나날을 보냈던 이동국, 허정무호-조광래호 No.1 공격수로 맹활약했던 박주영. 최강희호 원톱 경쟁의 승리자가 누굴지 앞날이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