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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주영-지동원, FA컵 골이 필요하다

 

이번 주말에는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FA컵 4라운드(32강)가 진행됩니다. 한국인 선수들의 출전 여부가 주목됩니다. 박지성이 소속된 맨유는 28일 저녁 9시 45분 안필드에서 리버풀과 격돌하며, 지동원이 속한 선덜랜드는 29일 저녁 10시 30분 미들즈브러와 맞대결합니다. 박주영이 뛰는 아스널은 30일 새벽 1시 애스턴 빌라와 5라운드 진출을 다투게 됩니다.

박지성은 리버풀전에서 결장해도 팀 내 입지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겠지만, 박주영과 지동원은 FA컵 4라운드에서 자신의 진가를 그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소속팀의 벤치 멤버로 굳어진지 이미 오래되었죠. 미들즈브러전, 애스턴 빌라전은 시즌 후반기 반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 입니다. 두 명의 한국인 공격수에게는 골이 필요합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과 마틴 오닐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면 공격수 답게 강렬한 임펙트를 보여줘야 합니다.

박주영은 애스턴 빌라전 출전이 유력하다는 생각입니다. 로빈 판 페르시가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서 휴식이 필요하게 되었고, 앞으로 다가올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려면 FA컵 4라운드는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티에리 앙리의 부상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90분을 소화할 체력인지는 의문입니다. 박주영이 어떤 형태로든 경기에 뛸 것으로 짐작됩니다. 만약 조커로 투입되면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겠지만, 골을 넣기 위해 박스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거나 상대 수비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재치있는 포지셔닝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애스턴 빌라전은 올 시즌 아스널 선수로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릅니다. 국내 축구팬들이 바라는대로 임대를 떠난다면 말입니다. 1월 이적시장 종료가 얼마 안남았죠. 마루앙 샤막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되었지만 모로코 탈락이 확정되면서 조만간 팀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앙리의 2개월 임대 기간이 끝나면 원톱 No.2는 샤막이 유력합니다. 박주영보다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아스널에서의 경험이 앞섭니다. 물론 샤막도 줄곧 벤치를 지켰죠. 박주영이 앞으로 출전할 기회가 마땅치 않습니다.

만약 박주영이 임대를 떠나지 않으면 애스턴 빌라전에서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지난해 10월 26일 칼링컵 4라운드(16강) 볼턴전에서 골을 넣었던 것 처럼 말입니다. 당시 볼턴전 골이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꾸준한 출전을 보장하지 못했지만, 그때의 활약이 없었다면 챔피언스리그 마르세유전-칼링컵 맨시티에 선발 출전했을지 의문입니다. 이제는 그때와 조금 다른 환경입니다. 지난 23일 맨유전에서 후반 38분 교체 투입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애스턴 빌라전에서 골을 넣으면 프리미어리그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지동원은 니클라스 벤트너의 안면 부상 속에서도 FA컵 4라운드 미들즈브러전 선발 출전을 장담 못합니다. 벤트너가 22일 스완지전에서 전반 11분 앙헬 란헬과 충돌하면서 안면 부상 당할 때 코너 위컴이 교체 투입했습니다. 위컴은 벤트너와 더불어 190cm대 신장을 자랑하며 잉글랜드 국적입니다. 오닐 감독이 선호하기 쉬운 타입이죠. 반면 지동원은 타겟맨으로 뛰기에는 박스 안에서 몸싸움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습니다. 위컴보다 발재간, 경기 운영, 포지셔닝이 발달되었지만 선덜랜드의 타겟맨으로 뛰기에는 성향상 아쉬움이 있죠.

그러나 위컴의 선발 제외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위컴이 스완지전에서 부진했죠. 지동원이 미들즈브러전에서 오닐 감독에게 선택 받을 수 있습니다. 지동원은 최근 2경기 연속 결장했지만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해서 미들즈브러전 출전이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미들즈브러전은 오닐 감독이 지동원과 위컴 중에서 누구에게 무게를 두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겠죠.

지동원도 박주영처럼 FA컵 4라운드에서 골을 넣어야 합니다. 오닐 감독에게 어필할 키워드는 골이죠. 위컴이 체격과 국적에서 오닐 감독의 신뢰를 받기 쉽지만 특출난 골 결정력을 자랑했던 선수는 아닙니다. 지동원이 위컴보다 더 좋은 기량과 무한 잠재력을 갖춘 선수임을 과시하려면 득점을 통해서 공격수의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첼시-맨시티전에서 조커로 출전하여 골을 터뜨렸던 경험을 놓고 보면 미들즈브러전 교체 투입으로 시즌 3호골에 도전할 역량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