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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토트넘, 이제는 맨유와 승점 동률이다

 

해리 래드냅 감독이 지휘하는 토트넘이 12일 새벽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에버턴을 2-0으로 물리쳤습니다. 전반 34분 애런 레넌이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고 후반 18분에는 베누아 아수-에코토가 추가골을 넣으면서 홈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습니다. 에버턴전은 지난해 8월 예정된 2011/12시즌 개막전이 런던 폭동으로 연기되면서 이번에 순연 경기를 치렀습니다.

토트넘은 에버턴전 승리로 승점 45(14승3무3패)를 기록하면서,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승점 동률을 나타냈습니다. 맨유와의 골득실에서는 11골로 밀렸지만 1위 맨체스터 시티를 승점 3점 차이로 추격했습니다. 4위 첼시와의 승점 차이를 8점으로 벌리면서 4위권 굳히기가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반면 에버턴은 11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진=에버턴전 2-0 승리를 발표한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C) tottenhamhotspur.com]

토트넘의 에버턴전 승리, 중원 싸움에서 갈렸다

토트넘은 에버턴전에서 4-4-1-1을 활용했습니다. 프리델이 골키퍼, 아수 에코토-카불-도슨-워커가 수비수, 베일-모드리치-리버모어-레넌이 미드필더, 판 데르 파르트가 쉐도우, 아데바요르가 타겟맨으로 나섰습니다. 파커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공백을 리버모어가 메웠으며 레넌이 부상에서 복귀했습니다. 에버턴 포메이션은 4-4-2 였습니다. 하워드가 골키퍼, 베인스-디스탱-헤이팅아-네빌이 수비수, 빌랴레치노프-케이힐-펠라이니-도노번이 미드필더, 사아-아니체베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로드웰 부상 결장, 케이힐 중앙 미드필더 전환이 눈에 띱니다.

두 팀은 중원에 부상 선수(파커, 로드웰) 공백을 안고 경기를 치렀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토트넘은 모드리치-리버모어가 허리에서 버티면서 판 데르 파르트가 수비수로 중앙 미드필더 지역으로 내려와 공격을 조율했습니다. 사실상 3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활동하면서 소극적인 스위칭을 일관했던 에버턴과의 중원 싸움에서 우세를 점했습니다. 에버턴은 케이힐-펠라이니가 중원을 맡았지만 토트넘 허리와 맞서기에는 선수 숫자 1명이 부족했습니다. 로드웰이 빠지자 가운데 진영에서 공격을 풀어줄 적임자도 없었죠. 중원이 답답해지면서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역습이 드물었습니다. 토트넘이 경기 내내 주도권 싸움에서 앞섰던 이유입니다.

토트넘에게 파커 공백은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파커는 모드리치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도와주는 수비 능력이 발달된 선수입니다. 그런데 에버턴전에서는 토트넘에게 많은 공격 기회가 찾아오면서, 파커 공백을 메웠던 리버모어가 수비보다는 공격쪽에서 많이 활동했습니다. 에버턴이 공격을 시도할 때는 모드리치-리버모어가 재빨리 수비 지역으로 내려와 협력 수비를 취했습니다. 서로 포백을 보호해주면서 에버턴의 사아-아니체베 투톱의 발을 묶는데 기여했죠. 케이힐-펠라이니가 최전방쪽으로 패스를 공급하거나 박스 안쪽으로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입니다.

특히 토트넘은 중앙 공격 빈도를 늘렸습니다. 공격 전개시 판 데르 파르트가 베일-모드리치 사이에서 볼을 받아 패스를 띄우거나, 모드리치가 중앙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때 리버모어가 왼쪽 공간으로 접근했고, 모드리치와 판 데르 파르트 사이에서 리버모어가 원투패스 공간을 찾기 위해 중원쪽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많은 볼 터치를 기록했습니다. 모드리치가 포백을 보호하면서 1차 패스를 내줬다면 판 데르 파르트는 2차 패스를 담당했죠. 때로는 모드리치가 전방쪽으로 로빙 패스를 올렸습니다.

그 중에 리버모어는 패스 77개 중에 단 1개만 미스했을 뿐 나머지 76개가 정확하게 향했던 순도 높은 공격력을 자랑했습니다. 판 데르 파르트-모드리치의 패스는 각각 97개-90개(패스 성공 85개, 78개)를 연결하는 적극성을 나타냈죠. 모드리치가 1차 패스를 시도할 때는 에버턴의 포어 체킹을 받았지만 리버모어-판 데르 파르트 같은 동료 선수들이 근처에서 접근하면서 패스를 내줄 공간이 다양했습니다. 중원 기동력 싸움에서도 토트넘이 앞섰습니다. 판 데르 파르트가 2선으로 내려오거나 리버모어가 직선과 곡선을 가리지 않는 움직임을 에버턴 미드필더들이 자주 놓쳤죠.

토트넘에게도 약점이 있었습니다. 전반 30분까지 슈팅 3개에 불과했습니다.(유효 슈팅 0개) 58-42(%)로 앞선 점유율, 미드필드진에서의 잦은 패스 시도에 슈팅이 적었습니다. 박스 안쪽을 활용한 공격 전개가 에버턴의 수비 위주 플레이에 막히면서 위협적인 골 기회가 연출되지 못했습니다. 최전방에서 아데바요르 한 명의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데바요르는 전반 27분 문전 쇄도 과정에서 디스탱과의 몸싸움에서 밀렸고, 볼을 다루는 솜씨가 시즌 초반보다 무뎌진 느낌입니다. 베일-레넌의 측면 돌파가 이때까지 조용했던 것도 팀 전체 공격의 다양성이 제한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레넌의 전반 35분 선제골이 반가웠습니다. 오른쪽 측면에서 아수-에코토의 롱패스를 받을 때 베인스 마크를 뿌리치고 박스쪽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왼발로 골문을 갈랐습니다. 베인스가 자신의 상체를 손으로 막았지만, 볼이 자신의 앞쪽으로 바운드 되면서 재빨리 돌파를 시도하면서 상대 수비를 제치는데 성공했습니다. 후반 18분에는 아수-에코토의 중거리 골이 강렬했습니다. 골문 25m 거리에서 왼발 강 슈팅을 날린 것이 케이힐 오른쪽 엉덩이를 살짝 스치고 골이 됐죠. 레넌, 아수-에코토의 과감한 선택은 토트넘이 2:0으로 승리하는데 힘이 됐습니다.

수비에서도 에버턴전 승리를 기여 했습니다. 모드리치-리버모어 같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수비쪽으로 자주 내려오면서 존 디펜스 형성이 쉬웠고, 카불-도슨 센터백 조합이 사아-아니체베 봉쇄에 성공했으며, 모든 후방 옵션들이 에버턴 역습 기회를 협력 수비로 이겨냈습니다. 한 장면을 예로 들면, 전반 42분 도노번이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터치하면 아수-에코토가 밀착 수비하면서 카불이 근처에서 달려와 태클로 저지하는 형식이었죠. 도노번은 얼마전 에버턴으로 임대되면서 FA컵 포함 3경기를 치렀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토트넘 수비 견제에 막히면서 특유의 역동적인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죠.

또한 에버턴은 90분 동안 유효 슈팅이 단 1개도 없었습니다.(슈팅 13개) 골 결정력도 문제지만 토트넘 수비가 강했다는 뜻이죠. 토트넘은 리그 상위권에 걸맞는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