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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 올해 여름 중앙MF 영입할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레전드' 폴 스콜스 복귀를 결정한 것은 중앙 미드필더 자원이 부족함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뜻입니다. 마이클 캐릭 이외에는 올 시즌 중원에서 꾸준히 뛰었던 선수가 없습니다. 라이언 긱스는 1주일에 2경기 뛸 체력이 아니며, 박지성과 필 존스는 멀티 플레이며, 안데르손은 미완의 대기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톰 클레버리는 시즌 전반기 두 번의 부상을 당하면서 장기간 경기에 뛰지 못했고, 대런 플래처는 궤양성 대장염으로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습니다. 또 캐릭은 경기력 기복이 있죠. 스콜스 등장이 필요했던 이유입니다.

[사진=폴 스콜스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하지만 스콜스 컴백은 맨유의 중원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합니다. 올 시즌 종료까지 뛰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38세 나이에 2012/13시즌에도 현역 선수로 뛰는 것은 체력적으로 힘듭니다. 시즌을 마치면 '39세' 긱스의 현역 생활을 유지할지 알 수 없습니다. 캐릭-박지성은 2013년에 32세가 됩니다. 안데르손은 맨유에서 롱런할지 의문입니다.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맨유가 올해 여름에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할지 모릅니다. 현재 진행중인 1월 이적시장은 퍼거슨 감독이 선수 영입을 부정했죠.

문제는 자금입니다. 맨유가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것은 익히 잘 알려졌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레알 마드리드-첼시 같은 부자 클럽에 비하면 많은 돈을 투자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데 헤아-애슐리 영-존스 영입에 4900만 파운드(약 877억원)를 쏟았지만, 2009년 여름 안토니오 발렌시아 이후 2년 동안 빅 사이닝이 없었던 특이사항을 감안해야 합니다. 현지 언론에서 꾸준히 거론된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루카 모드리치(토트넘)를 영입하려면 엄청난 이적료와 주급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변수는 유로 2012(6월 8일~7월 1일) 입니다. 유럽 국가 대항전에서 조국의 선전을 이끈 선수는 빅 클럽들의 영입 표적이 되면서 몸값이 뛰어오를지 모릅니다. 맨유가 눈독을 들였던 선수가 유로 2012에서 맹활약펼치면 다른 빅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이적료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죠. 최근 이적시장에서는 특급 선수의 이적료가 껑충 뛰어오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적시장 막판에 여러명의 선수를 영입해서 많은 이적료를 소모했던 빅 클럽도 있었습니다.

맨유가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하고 싶다면 유로 2012 이전에 계약을 끝내야 합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해 5월초 도르트문트 미드필더 누리 사힌을 영입한 것이 대표적 예 입니다. 사힌의 이적료는 1000만 유로(약 147억원)이며 잉글랜드 환율로 계산하면 826만 파운드가 됩니다. 존스 이적료의 거의 절반 규모 입니다. 맨유의 자금력을 놓고 보면 화려한 네임벨류를 자랑하는 스타보다는 유럽리그에서 각광받는 차세대 유망주를 데려오는 방안이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올해 여름에 자금적인 여유가 있다면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영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한 명은 스콜스처럼 정교한 패싱력으로 팀 공격을 이끄는 플레이메이커, 다른 한 명은 로이 킨처럼 강력한 수비력을 주무기로 삼으며 플레이메이커를 보조하는 성향이어야 합니다. 맨유에는 두 가지 유형에 어울리는 선수가 없습니다.(스콜스 논외) 또는 두 가지 유형을 합친 새 얼굴을 원할지 모르죠. 그러나 모드리치처럼 공수에서 다양한 장점을 지니면서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템포에 적응할 수 있는 선수를 발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중앙 미드필더 영입과 더불어 클레버리의 꾸준한 활약이 요구됩니다. 맨유는 커뮤니티 실드와 프리미어리그 초반까지는 클레버리의 능숙한 공격 전개에 힘입어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클레버리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중원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 됐죠. 클레버리가 부상 이후 실전 감각을 되찾으며 괄목할 성장세를 나타내면 맨유가 플레이메이커를 영입할 필요성이 없어집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엄이라는 강점까지 더해지죠.

맨유의 중원 보강은 박지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측면 미드필더에 전념하는 이점이 있죠. 시즌 전반기에는 중앙 미드필더로서 적잖은 출전 시간을 확보했지만 중원보다는 측면에서 능숙한 활약을 펼치면서 골을 넣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2012/13시즌은 맨유와의 4번째 재계약을 위해서 분주한 활약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