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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5위' 아스널, 과연 공격수 영입할까?

 

아스널이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공격수를 영입할 것이라는 루머는 꾸준히 제기된 이슈입니다.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알렉산더 파투(AC밀란) 루카스 포돌스키(FC 쾰른) 레안드루 다미앙(인터나시오날)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명의 공격수들이 아스널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아스널이 공격수를 보강할 의사가 있다면 어느 선수를 택할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로빈 판 페르시 의존도를 줄이지 못한 상황에서 골을 많이 터뜨려줄 또 하나의 공격 옵션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사진=아스널의 공격수 영입설. 그리고 박주영은?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arsenal.com)]

이를 뒷받침하듯, 아르센 벵거 감독은 지난 13일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제르비뉴와 샤막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해야 한다. 우리 공격수들이 부상 당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운을 뗀 뒤 "그러나 기회가 오면 우리는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리미어리그 5위를 기록중인 현 상황이라면 선수 영입으로 빅4 잔류의 돌파구를 찾을지 모릅니다. 2009년 1월에는 러시아 출신 공격수 안드리 아르샤빈 영입을 계기로 2008/09시즌 빅4 잔류에 성공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아르샤빈 영입 전후로는 4위권 밑에서 리그 일정을 치렀죠. 지금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다만 아스널이 공격수를 영입할지는 의문입니다. 만약 빅 네임 공격수를 데려오면 4-2-3-1에서 4-4-2로 전환할지 모릅니다. 그 선수가 아스널 적응기부터 판 페르시 백업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네임벨류가 약한 선수는 아닐 수 있겠지만) 아스널이 새로운 공격수의 프리미어리그 실전 감각 향상을 돕고, 판 페르시 골 부담을 덜을 수 있도록 투톱을 실험하는 시나리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죠.

하지만 아스널이 투톱을 활용하기에는 중앙 미드필더 자원이 너무 많습니다. 지난 19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램지-아르테타-송 빌롱이 4-2-3-1의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습니다. 조만간 윌셔까지 부상에서 복귀하죠. 로시츠키-프림퐁-디아비-코클린도 가용할 수 있습니다. 4-2-3-1에서 4-4-2로 전환하기에는 중앙 미드필더를 활용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프림퐁-코클린이 다른 팀에 임대되지 않는 경우라면 시즌 후반기에도 4-2-3-1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판 페르시가 적어도 1월 이적시장 전까지 부상 당하지 않을 경우 아스널의 빅 네임 공격수 영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아스널이 빅4를 보장받으려면 지속적으로 골을 터뜨려줄 새로운 공격 옵션의 필요성이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기록을 놓고 보면, 팀 내 득점 1위는 판 페르시(15골) 입니다. 문제는 공동 2위 입니다. 미켈 아르테타, 제르비뉴, 토마스 베르마엘렌이 똑같이 3골을 넣었지만 판 페르시와의 격차가 매우 벌어졌습니다.(아르테타는 에버턴 시절 제외) 2009/10시즌 아스널에서 리그 15골 넣었던 세스크 파브레가스(FC 바르셀로나) 2010/11시즌 아스널에서 리그 10골 터뜨렸던 사미르 나스리(맨체스터 시티) 공백을 득점력에서 메우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현 전력에서 마땅한 미들라이커가 없었다는 뜻이죠.

개인적 생각이지만, 아스널은 왼쪽 측면에서 새로운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르비뉴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되지만 항상 골 결정력의 아쉬움이 짙었습니다. 아르샤빈은 내림세에 빠지면서 벤치 멤버로 밀렸죠. 요시 베나윤도 왼쪽 측면에서 뛸 수 있지만 올 시즌 리그 6경기 모두 교체 출전 이었습니다. 왼쪽 측면과 최전방에서 활동하면서 골에 의욕적인 왼쪽 윙어의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정확히는 측면 공격수겠죠. 그런 유형의 선수를 데려오려면 왼쪽 풀백의 수비력이 보장되어야 하지만요.

벵거 감독이 왼쪽 윙어를 영입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르비뉴-램지(또는 아르테타)-월컷으로 짜인 2선 미드필더를 시즌 후반기에도 밀고 가기에는 판 페르시 의존도를 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제르비뉴-램지-월컷 같은 젊은 선수들이 분발하면 문제 없겠지만 얼마나 포텐이 터질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그나마 제르비뉴는 지난 2시즌 동안 프랑스리그 릴에서 리그 66경기 27골을 터뜨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영점 조준이 살아나야 합니다.

아스널의 공격수 영입설이 민감한 이유는 박주영 입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만약 아스널이 판 페르시의 새로운 경쟁자를 영입하면 시즌 후반기 출전 기회를 잡을지 미궁입니다. 아스널 영입 타겟이 측면 공격수라면 경쟁 체제에서 조금 벗어나겠죠. 다행히 아스널이 박싱데이 체제에 접어들면서 리그 데뷔전을 치를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2012년 대표팀 성적 향상을 위해서 꾸준한 경기 출전이 필요합니다. 아스널의 내년 1월 이적시장 행보를 지켜보는 한국 축구팬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