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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토트넘, EPL 전반기 최대 다크호스 될까?

 

지금까지는 토트넘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빅6 중에서 가장 전력이 불안했습니다. 빅6 범주에 포함된 것도 2009/10시즌 4위 진입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강팀들과 우승을 다툴 레벨은 아닙니다. 올 시즌 초반에는 맨체스터 두 팀에게 2연패를 당하면서 빅4 재진입은 힘들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울버햄턴을 2-0으로 제압한 뒤, 리버풀-위건-아스널을 차례로 물리치면서 6위(4승2패)까지 진입했습니다. 개막전 에버턴전이 런던 폭동으로 연기되지 않았다면 더 높은 순위에 있었을지 모릅니다.

[사진=루카 모드리치-스콧 파커. 토트넘의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차이는 파커의 유무입니다. 모드리치-파커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완성되면서 지난 시즌보다 강해졌습니다.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특히 아스널전 2-1 승리는 토트넘 전력이 만만치 않음을 나타냈던 경기였습니다. 아스널 오른쪽 풀백 바카리 사냐의 부상이 결과적으로 토트넘에게 기회로 작용했지만, 상대팀 수비 불안이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카일 워커의 골로 이어지면서 북런던 라이벌을 물리쳤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는 아스널에게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 동안 승리하지 못했지만, 최근 아스널전 4경기에서 3승1무로 앞섰습니다. 아스널이 리그 15위로 추락하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음을 감안해도 토트넘의 승리는 단순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토트넘의 빅4 재진입은 낙관하지 않습니다. 시즌 후반에 3가지 불안 요소가 찾아올지 모릅니다. 첫째는 모드리치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을 떠날지 모릅니다. 지난 1월 토레스-캐롤-제코-벤트의 사례를 봐도 이제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이 결코 낯설지 않습니다. 둘째는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는 체력 저하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토트넘이 로테이션을 쓰고 있지만 유로파리그와 프리미어리그 경기 사이의 간격이 짧죠. 시즌 후반에는 유로파리그가 토너먼트에 접어듭니다. 셋째는 2~3월에 강팀 경기(리버풀, 아스널, 맨유, 첼시)가 몰렸습니다. 비슷한 기간에는 뉴캐슬-에버턴-스토크 시티 같은 까다로운 팀들과 경기하죠.

토트넘이 리그 4위를 확보하려면 시즌 중반에 많은 승점을 얻는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17일 뉴캐슬전을 시작으로 8경기 동안 빅6와 겨루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첼시전이 있고 박싱데이를 맞이합니다. 그런데 첼시전은 홈에서 경기하며, 만약 첼시전에서 승점을 따내고 노리치-스완지-웨스트 브로미치 같은 약체들을 모두 잡으면 박싱데이를 성공적으로 보내게 됩니다.

결국, 토트넘은 올 시즌 전반기 최대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빅6 이외의 팀을 상대로 승점 확보에 만전을 기하면 4위 경쟁에서 유리해집니다. 어쩌면 4위 확보는 모드리치 잔류의 명분이 될 겁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심어줄 수 있죠. 관건은 지난 시즌의 경기력 기복을 얼마만큼 줄이느냐 입니다. 주력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체력적인 과부하가 있었고, 판 데르 파르트를 제외하면 공격진에서 꾸준히 믿음직스런 활약을 펼친 선수가 없었습니다. 모드리치의 중원 파트너 부재까지 겹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은 다릅니다. 아스널을 4연승 제물로 삼으면서 지난 시즌보다 경기력이 더 좋아졌습니다. 그날 모드리치가 부진했지만 '이적생' 스콧 파커가 공수 양면에서 능수능란한 활약을 펼친 것이 토트넘 승리의 결정타가 됐습니다. 중원에서 패스 공급을 하면서 때로는 상대 공격을 제어하며 모드리치 역할까지 책임졌죠. 지난 경기까지 포함하면 모드리치와의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모드리치는 파커 존재감이 힘입어 팀 공격을 짊어지는 부담을 덜게 됐죠. 앞으로 발을 맞출 시간이 많아지면 짜임새 넘치는 활약이 기대됩니다. 그 역량이 시즌 전반기 프리미어리그에서 발휘 될 것입니다.

아데바요르-디포 투톱은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하는 동기부여가 있습니다. 시즌 초반을 통해 득점력을 회복한 것이 긍정적입니다. 그동안 기복이 심했지만 꾸준히 분발하면 토트넘 득점력에 힘을 실어줄 겁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두 선수를 판 데르 파르트-파블류첸코를 공격수 로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판 데르 파르트는 최근 애런 레넌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른쪽 윙어로 전환했지만 언제든지 공격수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정확한 포지션은 쉐도우지만 수준급 득점력을 겸비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죠.

레들리 킹의 부상 복귀도 반갑습니다. 평소 부상이 많았던 만큼 또 다칠 염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유로파리그 보다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전념할 겁니다. 킹이 있을때의 토트넘 수비가 강했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죠. 최근에는 킹이 돌아오면서 갈라스-도슨 같은 센터백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게 됐습니다. 모드리치-파커가 중원에서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적어도 시즌 전반기에는 수비력이 저하될 염려가 적습니다. 아스널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21세 유망주 워커의 활약까지 신선합니다.

오는 17일 뉴캐슬전은 레넌의 복귀가 유력합니다. 지난달 29일 유로파리그 샘록전에서 전반 45분을 소화했습니다. 10월 초에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으면서 휴식을 취했죠. 토트넘에게 뉴캐슬전은 중요합니다. 뉴캐슬은 현재 4위를 기록중이지만 빅6는 아닙니다. 시즌 초반 반짝 돌풍인지 아닌지는 더 지켜봐야 하며, 토트넘은 뉴캐슬을 이겨야 4위권 진입의 자신감을 얻습니다. 또한 5연승을 달성하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겠죠. 시즌 전반기 최대 다크호스로 떠오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