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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챔스 32강 본선, 흥미로운 8가지 이유

 

'별돌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은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굵직한 이슈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조추첨이 실시되면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호(FC 바젤)의 코리안 더비 성사 여부가 주목되며, 바이에른 뮌헨-비야 레알-맨체스터 시티-나폴리가 A조에 포함되면서 '죽음의 조'가 됐습니다. 그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 약한 면모를 보였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가 전 소속팀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복수할지 여부도 관심거리입니다. 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이 흥미로운 8가지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우선, 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 조추첨 결과는 이렇습니다.(글에서 일부 팀명은 줄임말로 표기)

A조 : 바이에른 뮌헨, 비야레알, 맨체스터 시티, 나폴리
B조 : 인터 밀란, CSKA 모스크바, 릴, 트라브존스포르
C조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벤피카, FC 바젤, 갈라티
D조 : 레알 마드리드, 리옹, 아약스, 자그레브
E조 : 첼시, 발렌시아, 레버쿠젠, 겡크
F조 : 아스널, 마르세유, 올림피아코스, 도르트문트
G조 : FC 포르투, 샤흐타르, 제니트, 아포엘
H조 : FC 바르셀로나, AC밀란, 바테 보리소프(BATE), 빅토리아 플젠

[사진=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C) 효리사랑]

1. 박지성vs박주호, 코리안 더비 성사되나?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인 선수끼리 맞붙는 것은 거의 드문 일입니다. 그동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프랑스 리게앙을 통해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되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흔치 않았죠. 맨유와 바젤이 C조에 포함되면서 박지성과 박주호의 맞대결이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두 선수는 일본 J리그에서 유럽으로 진출했던 공통점이 있으며 특히 박주호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스위스 무대에 진출했습니다. 소속팀에서의 주전 경쟁이 변수지만, 박지성이 바젤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출전하면 왼쪽 풀백 박주호와의 매치업이 가능합니다. 일본인들은 '재팬 더비'를 주목할 것입니다. 인터 밀란(나가토모) CSKA 모스크바(혼다)가 B조에 포함되었고 아스널(미야이치) 도르트문트(카가와)는 F조에 속했습니다.

2. '릴 이적 가까워진' 박주영, 나가토모-혼다-귀네슈 감독과 맞대결?

박주영의 차기 행선지는 '프랑스 챔피언' 릴로 굳어졌습니다. 현지 언론에서 '박주영의 릴 이적에 합의했다'는 보도를 했으며, 조만간 메디컬테스트와 함께 릴의 영입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릴은 B조에서 인터 밀란, CSKA 모스크바, 트라브존스포르와 상대합니다. 박주영이 릴에서 선발을 꿰차면 인터 밀란의 나가토모, 모스크바의 혼다와 '한일 대결'을 펼치며 과거 FC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트라브존스포르의 귀네슈 감독과 재회하게 됩니다. 지난 A매치 일본전에서 부진했던 박주영에게는 챔피언스리그 맹활약을 위한 동기부여가 생겼습니다. 한때는 귀네슈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3. 레알 마드리드vs리옹, '또 만났네~또 만났어'

레알과 리옹이 D조에 함께 배정되면서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에서 격돌합니다. 두 팀은 천적 관계로 유명하죠. 레알은 리옹과의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까지 역대 전적 7전 4무3패의 열세를 나타냈습니다. 2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하여 리옹 징크스 격파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껄끄러운 상대로 생각할 겁니다. 리옹의 홈에서는 아직 승리가 없었죠. 아약스-자그레브 같은 약체와 상대하는데다 조2위까지 16강에 진출하기 때문에 리옹에게 패한다고 해서 32강 탈락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1위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팀입니다. 반면 리옹은 32강 본선 승점 관리를 위해서 레알전 승리를 기대할 분위기죠. 두 팀의 대결이 흥미진진 합니다.

4. 뮌헨-비야레알-맨시티-나폴리, '죽음의 조' 확정

조추첨 백미는 '죽음의 조' 입니다. 많은 축구팬들이 기대했던 바르셀로나-AC밀란-맨시티-도르트문트의 편성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A조에 포함된 뮌헨-비야 레알-맨시티-나폴리는 어느 팀이 1위로 진출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풍부한 뮌헨의 우세를 생각하기에는 지난 1년 동안 경기력 기복이 뚜렷했고, 비야 레알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나름 꾸준한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맨시티는 만치니 감독이 챔피언스리그에 약한 것이 흠이지만 스쿼드는 바르셀로나와 필적할 만큼 화려합니다. 나폴리는 세리에A의 중원을 주름 잡았던 인레르를 우디네세에서 수혈하면서, 함식-라베찌-카바니 같은 초호화 공격 옵션들의 화력이 힘을 얻게 됐습니다.

5. 맨유-첼시vs맨시티-아스널, 챔스 행보에 희비 엇갈렸다

별들의 전쟁에 뛰어든 프리미어리그 빅4 클럽들의 앞날 행보가 조추첨을 통해 엇갈리게 됐습니다.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하면서 칼링컵-FA컵을 병행하기 때문에 다른 리그보다 체력 소모가 많습니다. 맨유와 첼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쉬운 상대들과 만나면서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가능합니다. 두 팀 모두 리빌딩을 진행중인 상황이라 챔피언스리그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맨시티와 아스널은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맨시티는 죽음의 조에 포함되면서 주력 선수들의 역량이 매 경기 필요하게 되었고, 아스널은 파브레가스 이적 공백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마르세유-올림피아코스-도르트문트의 도전을 받게 됐습니다. 주력 선수들이 떠나고 유망주가 대체하는 현 상황에서는 챔피언스리그 행보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6. 아스널과 상대하는 카가와 신지 활약상은?

도르트문트는 '잘나갈때의' 아스널처럼 짧고 정교한 패싱 축구를 즐깁니다. 그 중심에는 일본 대표팀 에이스 카가와가 있습니다. 2선과 최전방 사이에서 동료 선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밀어주면서 상대 진영 빈 공간으로 침투하여 골을 노리는 타입이죠. 수비가 약한 팀들은 카가와 같은 타입에게 고전하기 쉽습니다. 센터백 클래스가 아쉬운 아스널이 대표적입니다. 카가와 입장에서 아스널전은 빅 클럽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아스널전 맹활약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몸값을 올리며 빅 클럽들의 시선을 끌기 쉽습니다. 도르트문트 16강 진출을 공헌할 적임자로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7. '미니 트레블' FC 포르투vs'챔스 돌풍' 샤흐타르

G조에는 포르투-샤흐타르-제니트-아포엘이 편성됐습니다. 바르셀로나-맨유 같은 빅 리그 강호가 없어서 사람들의 주목을 덜 받겠지만, '포르투vs샤흐타르' 맞대결이 관심을 끕니다.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는 지난 시즌 '미니 트레블(포르투갈 수페르리가, FA컵, 유로파리그)'을 달성하며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의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우크라이나 명문 샤흐타르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두 팀은 브라질 출신 공격 옵션이 에이스라는 공통점이 있죠. 포르투는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헐크, 샤흐타르는 아드리아누-윌리안-자드손-코스타 같은 '브라질 4인방'이 버티고 있습니다. 한때 아스널에서 뛰었던 크로아티아 국적 공격수 에두아르두도 브라질 출신입니다.

8. 즐라탄, FC 바르셀로나 복수에 성공할까?

AC밀란으로 완전 이적한 즐라탄은 전 소속팀 바르셀로나와 맞붙게 됐습니다. 2009/10시즌 바르셀로나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으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과 어긋나는 경기를 펼친 끝에 지난 시즌 AC밀란으로 임대됐죠. 4강 인터 밀란전 부진으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 약한 면모를 극복하지 못했죠. 바르셀로나에서 유럽 제패를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쉽겠지만, 이제는 바르셀로나 골망을 흔들어야 하는 숙명에 있습니다. 또한 친정팀과 상대하는 선수들도 있죠. 얼마전 첼시행이 확정된 마타는 발렌시아, 레버쿠젠의 발라크는 첼시, 아스널의 로시츠키는 도르트문트, 제롬 보아텡은 맨시티와 격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