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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시티, 예상치 못한 여름 이적시장 행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여름 이적시장이 개장하면서 2명의 수비수를 영입했습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아스널의 주전 왼쪽 풀백으로 뛰었던 가엘 클리시(26) 파르티잔 소속이자 몬테네그로 국가대표팀의 일원인 스테판 사비치(20)를 수혈하여 전력 보강에 나섰습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첫번째, 두번째 영입 대상자가 수비수라는 점은 2011/12시즌 성적 향상 계획과 밀접합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소 실점 공동 1위(38경기 33실점, 첼시와 동률)의 수비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입니다.

맨시티는 수비보다는 공격력 업그레이드가 절실한 팀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빅4 중에서 득점(60골)이 가장 낮았습니다. 리그 3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냈지만 득점력 저하에 발목 잡히면서 이겨야 할 경기를 놓친적이 빈번했습니다. 에딘 제코, 제임스 밀너 같은 공격 옵션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하면서 먹튀가 되었고, 가레스 배리-니헬 데 용이 홀딩 체제를 구축하고 야야 투레가 공격형 미드필더임에도 수비적인 성향이 짙어지면서 팀 전력의 무게감이 후방쪽으로 쳐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공격에서는 임펙트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진=맨시티가 영입한 가엘 클리시-스테판 사비치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 메인(mcfc.co.uk)]

그래서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공격 옵션을 영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다비드 실바-아담 존슨을 제외하면 측면에서 너른 공격력을 자랑하는 윙어가 없었습니다. 가끔씩 카를로스 테베스-마리오 발로텔리-야야 투레가 윙어로 나섰지만 전문적인 측면 자원은 아닙니다. 크레이그 벨라미가 카디프 시티에서 임대 복귀 되었지만 실바와의 경쟁을 받아들일지는 의문입니다. 플레이메이커 보강도 필요했습니다. 맨시티가 파상공세을 펼치려면 배리-야야 투레-데 용 라인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테베스의 충성도를 확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격수 영입까지 염두할 수 있었죠.

그럼에도 맨시티는 잉여 자원이 너무 많습니다. 지난 시즌 임대되었던 아데바요르-브릿지-벨라미-산타 크루즈-바이스-오누오하를 비롯해서 조-라이트 필립스 같은 벤치 자원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비에라는 이미 방출되었죠. 대부분이 공격수와 미드필더들 입니다. 선수들의 높은 주급 때문에 다른 팀에서 영입 제의를 받는 것이 어려웠지만 새로운 공격 옵션 영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작별해야 할 선수들임에 틀림 없습니다. 어쨌든 맨시티가 공격수와 미드필더 쪽에서 체질 개선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며 앞으로 남은 이적시장에서의 해결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맨시티의 지금까지 행보는 뜻밖 이었습니다. 클리시-사비치 같은 수비수들을 영입하면서 후방 손질을 벼르고 있습니다. 클리시는 아스널의 왼쪽 풀백으로서 알렉산다르 콜라로프, 파블로 사발레타와의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며(세 명 모두 1985년생) 사비치는 오른쪽 풀백과 센터백을 맡는 멀티 자원으로서 마이카 리차즈-제롬 보아텡과의 콘셉트와 겹칩니다. 보아텡의 경우에는 지난 시즌 주전 확보에 실패하면서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과 맞닿았습니다. 지난 2월 무릎 부상에 따른 공백기를 감안하더라도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지 한 시즌만에 팀을 떠날지 모릅니다. 맨시티는 최근 보아텡 같은 케이스들이 종종 있었죠. 클리시-사비치는 맨시티에서의 운명이 어찌될지 알 수 없습니다.

맨시티가 클리시-사비치를 영입한 것은 로테이션 강화 입니다. 올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하면서 선수층 보강이 필요합니다. 챔피언스리그는 지난 시즌 출전했던 유로파 리그에 비해 동기 부여가 큽니다. 물론 수비쪽에서는 가용 자원이 즐비했지만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후방 옵션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빈센트 콤파니, 리차즈 이외에는 믿음감을 심어준 수비수가 없었죠. 맨시티는 로테이션을 통한 경쟁 유도를 통해서 수비진의 옥석을 가려야 합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는 수비력이 강할수록 승리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지금의 수비력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클리시는 맨시티의 주전이 되기 위해서 콜라로프-사발레타와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그동안 아스널의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지난 1~2시즌 동안 부상 및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제는 새로운 소속팀에서 달라진 면모를 발휘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사비치는 오른쪽 풀백으로서 리차즈-사발레타-보야타(보아텡이 떠날 경우), 빈센트 콤파니와 호흡을 맞출 센터백으로서 줄리온 레스콧을 이겨야 합니다. 오는 9월에는 콜로 투레 복귀로 경쟁이 치열해질 예정이죠. 첼시의 다비드 루이스처럼 수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지, 아니면 보아텡처럼 팀 내 입지를 잃을지 알 수 없지만 맨시티는 전자를 기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이미 프리시즌에 돌입했습니다. 2011/12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선수들의 팀웍을 키워야 할 때 입니다. 특히 수비진은 구성원들이 하나의 조직으로서 뭉치는 역량을 프리시즌에 보강해야 합니다. 맨시티의 여름 이적시장 첫번째, 두번째 선수 영입이 수비수인 것은 프리시즌을 알차게 보내겠다는 뜻입니다. 지난 시즌 첼시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최소 실점 공동 1위를 달성했던 수비진이 올 시즌에 어떻게 업그레이드 될 지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