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한국vs세르비아, 관전 포인트 5가지는?

 

한국 축구는 승부조작 파문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에 빠졌습니다. 매일마다 뉴스를 통해 관련 소식이 보도되면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사게 됐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도 인터뷰를 통해 착잡한 마음을 표현할 정도 였습니다. 하지만 태극 전사들이 A매치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펼친다면 여론이 한국 축구를 다시 신뢰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은 3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동유럽 강호' 세르비아와 A매치 평가전을 치릅니다. 세르비아와의 역대 전적에서는 8전 1승3무4패(세르비아의 유고슬라비아,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시절 포함)로 열세입니다. 지난해 11월 18일 잉글랜드 런던 크레이븐 커티지에서 진행된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전반 7분 니콜라 지기치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패했습니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를 기록하며 '31위' 한국을 15계단 앞섰습니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상대입니다.

1. 세르비아, 1.5군이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다

세르비아는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D조에서 1승2패를 기록했습니다. 강호 독일을 1-0으로 제압했지만 가나-호주에게 패하면서 D조 4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요바노비치-크라시치로 짜인 좌우 윙어들의 돌파력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 킬러 부재, 상대 역습에 취약한 수비진의 주력 부족 및 좁은 활동폭이 탈락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다부진 피지컬을 자랑하며 공중볼 경합, 압박, 공수 밸런스 유지에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조국의 세계 무대 돌풍을 주도할 킬러의 역량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쉽게 패하지 않는 끈끈한 기질이 있습니다.

한국전에서는 비디치, 이바노비치, 지기치, 판텔리치, 요바노비치, 크리시치 같은 주요 선수들이 방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수단 22명 중에 8명이 빅 리그에 소속 될 정도로 가용 인력에 여유가 있습니다. 사실상 1.5군 입니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 스탄코비치는 인터 밀란의 주축 선수입니다. 1998년 A매치 한국전 2골, 2010년 클럽 월드컵 4강 성남전 결승골을 넣으면서 유독 한국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콜라로프(맨체스터 시티, 이하 맨시티) 토시치(CSKA 모스크바) 쿠즈마노비치(슈투트가르트) 랴이치(피오렌티나) 수보니치(도르트문트)는 국내팬들에게 낯익은 선수들입니다. 특히 토시치는 2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서 FC서울 친선 경기에 뛰었던 왼쪽 윙어 입니다.

[사진=박주영 (C) 효리사랑]

2. 박주영, 세르비아전 골이 필요한 이유

세르비아전에서는 박주영이 4-1-4-1의 원톱으로 출전할 예정입니다. 2009년 9월 5일 호주전 이후 1년 6개월 동안 대표팀에서 골이 없었지만 지난 3월 온두라스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4-0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A매치 2경기 연속골에 도전합니다. 한동안 골 부족 논란에 시달렸지만, 조광래호 주전 공격수로 롱런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골 생산이 요구됩니다. 공격수는 골을 넣는 것이 본분이며, 대표팀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제는 킬러의 기질을 마음껏 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르비아전은 소속팀 AS모나코가 프랑스리그 강등 확정된 이후에 갖는 경기입니다. 지난달 30일 리옹전에 출전했고 하루 뒤 귀국했기 때문에 피로 여파가 없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세르비아전은 공격력 향상의 자신감을 찾겠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올 시즌 모나코의 취약한 팀 전력 속에서 12골을 넣는데 성공했지만 끝내 팀은 강등됐습니다. 하지만 세르비아전은 한국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팀을 이루며 원톱을 맡습니다. 모나코에 비해 경기를 풀어가는 여유가 있을 것이며 여러차례 골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가능한 팀으로 이적하기를 원하는 현 시점에서는 세르이바전 골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3. 이용래-기성용-김정우, 황금 3중주 완성?

한국이 3월 온두라스전에서 4-0 대승을 거두었던 이유를 하나 꼽으라면 중원의 막강함 입니다. 이용래-기성용-김정우는 중원에서 수비형-공격형 미드필더로 나뉘면서 역삼각형으로 포진했습니다. 이용래-김정우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부지런히 공간을 파고들며 연계 플레이에 주력했다면, 기성용은 원 볼란치로서 공격의 밸런스를 잡으면서 직선적인 패스를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여러가지 패스를 시도하는 다양화 속에서 김보경-이청용-박주영과 공존할 수 있었습니다. 세 명 모두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온두라스 공격을 막아냈죠. 그래서 한국은 중원을 기초삼아 상대 진영에서 활발한 골 기회 및 점유율을 확보하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세르비아전에서도 이용래-기성용-김정우가 어김없이 선발 출전합니다. 이용래가 최근 수원에서 체력 소모가 많아진 것이 리스크지만, 기성용-김정우와 협력하는 4-1-4-1 체제에서는 본래의 폼을 찾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온두라스전 대승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려면 스탄코비치-쿠즈마노비치를 앞세운 세르비아를 넘어야 합니다. 비록 세르비아가 일부 주전이 빠졌지만, 스탄코비치-쿠즈마노비치는 남아공 월드컵 당시 중원을 도맡으며 서로의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선수단 전체가 하나되는 조직력이 강하며, 특히 미드필더진 압박이 강하다는 점에서 온두라스와 차원이 다른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래-기성용-김정우 조합이 '황금 3중주'로 거듭나려면 세르비아 특유의 파워와 끈끈함을 이겨내야 합니다.

4. 이근호-김영권, 박지성-이영표 공백 메울까?

세르비아전에서는 이근호가 왼쪽 윙어로 출전합니다. 지난 3월 온두라스전에서 교체 투입하여 후반 47분 4-0 승리의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습니다. 당시에는 10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고, 허정무호 시절에 비해 선수 구성원이 바뀌면서 동료 선수와의 호흡이 맞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왼쪽 측면에서 활동 폭을 넓히면서 상대 수비 뒷 공간 또는 중앙쪽으로 대각선 돌파하는 패턴을 취하여 기동력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줬죠. 지금까지 대표팀에서는 공격수보다는 왼쪽 윙어로서 더 좋은 경기력을 펼쳤던 것이 사실입니다. 득점력이 출중한 윙어로서 박지성 대표팀 은퇴 공백을 메우는데 적절합니다.

조광래호의 가장 큰 고민은 왼쪽 풀백입니다. 대표팀을 떠난 이영표를 대체할 마땅한 적임자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영건중에서 기대했던 홍철은 부상, 윤석영은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안양(현 FC서울) 시절에 애지중지하게 키웠던 김동진은 서울에서 현영민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그래서 센터백 김영권을 온두라스전에 이어 세르비아전에서 왼쪽 풀백으로 맡겨야 하는 실정입니다. 당시에는 수비력에서 무난한 평가를 받았지만 풀백으로서의 소극적인 공격력이 아쉬웠습니다. 앞쪽으로 과감히 치고드는 오버래핑 시도 및 스스로 빌드업을 주도하는 면모가 부족합니다. 세르비아전에서도 같은 문제점이 나타나면 조광래호의 7일 가나전 선수 운영이 걱정됩니다.

5. 이청용vs콜라로프, A매치 최고의 매치업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프리미어리거 끼리의 매치업시 성사됐습니다. 볼턴의 이청용이 오른쪽 윙어, 맨시티의 콜라로프가 왼쪽 풀백으로 출전할 예정입니다. 소속팀 네임벨류를 봐도 이날 경기 최고의 매치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5일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맞대결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볼턴이 0-1로 패했지만, 이청용은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Lively(활기 넘쳤다)'는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을 부여 받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홀든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볼턴이 수비쪽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그나마 이청용이 오른쪽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펼치며 팀의 활력소가 됐습니다.

이청용은 당시 콜라로프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습니다. 오른쪽 측면에 국한되지 않고 중앙 및 2선 뒷 공간으로 활동 폭을 넓히면서 콜라로프 견제를 따돌리는데 주력했고, 콜라로프 앞에서 개인기가 성공하거나, 적절한 수비 가담으로 콜라로프 오버래핑을 막아내면서 상대를 위협했습니다. 팀 패배로 빛 바랜 활약을 펼쳤지만 빅 클럽 주전 수비수와의 경합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 면모를 7개월 만에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 세르비아전 예상 선발 명단-

(4-1-4-1) 정성룡/김영권-이정수-홍정호-차두리/기성용/이근호-이용래-김정우-이청용/박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