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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 다음 시즌 '세대교체' 기대된다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달성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지금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을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3명의 선수를 영입하겠다"며 다음 시즌까지 염두하고 있습니다. 최근 4번의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이 없었던 지난날의 행보와 대조적입니다. 이제는 '투자해야 할 시점'임을 인지하게 됐습니다.

물론 맨유는 엄청난 재정난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UEFA가 다음 시즌부터 적용할 FFP(파이낸셜 페어 플레이룰, 재정적인 적자가 많은 팀은 유럽 대항전 출전 금지)가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유럽 클럽 중에서 TV중계권 및 마케팅 등에 의해 막대한 매출액을 올렸지만, 만약 챔피언스리그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 FFP 압박을 받게 될지 모릅니다.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하면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FFP 도입에 의해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의지가 굳셀지 모릅니다. 선수 영입을 안할 수 없는 이유죠.

[사진=맨유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루었습니다. 다음 시즌에 20번째 리그 우승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탄력을 얻어야 합니다.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메인(manutd.com)]

올 시즌이 끝나면 잔류가 불투명한 선수들이 여럿 있습니다. 에드윈 판 데르 사르는 오는 28일 챔피언스리그 결승 FC 바르셀로나전을 끝으로 은퇴하며, '원클럽맨' 폴 스콜스-웨스 브라운의 거취가 오리무중합니다.(라이언 긱스는 재계약 성공) 최근 팀 내 입지가 어두워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루이스 나니가 팀을 떠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으며, 오언 하그리브스-마이클 오언 같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끝나는 선수들도 잔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잉여 자원 성격이 강했던 페데리코 마케다(삼프도리아 임대)-조니 에반스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맨유의 다음 시즌 화두는 '세대교체'로 요약됩니다. 다비드 데 헤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마누엘 노이어(샬케 04) 같은 20대 초중반의 골키퍼들이 맨유로 이적하면서 '41세' 판 데르 사르를 대체할 수 있으며,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가 스콜스의 후계자로 거론됩니다. 선수 영입이 탄력 붙을 경우에는 가레스 베일(토트넘) 애슐리 영(애스턴 빌라)을 긱스 후계자로 염두할 수 있죠. 에르난데스-깁슨-안데르손-다 실바 형제-스몰링 같은 기존 영건들을 육성하면서 새로운 젊은 피를 수혈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니 웰백(선덜랜드 임대)-톰 클레버리(위건 임대) 같은 임대 선수들이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맨유의 세대교체는 결코 낯설지 않습니다. 매 시즌마다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습니다. 2008/09시즌에는 영건들이 중심이 되면서 칼링컵 우승을 달성했고, 2009/10시즌에는 나니가 팀의 주력 선수로 급성장했고, 올 시즌에는 에르난데스-스몰링이 팀에 성공적으로 적응했고 다 실바 형제의 포텐이 터졌습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샬케전은 깁슨의 업그레이드 결정판 이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영건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며, 다음 시즌에도 무언가의 결과물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음 시즌에는 기존 주전 선수가 바뀔 수 있습니다. 에르난데스가 올 시즌 후반에 '리그 득점 1위' 베르바토프를 벤치로 밀어냈던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하파엘 다 실바가 오른쪽 풀백 붙박이 주전을 굳힐 수 있으며, 파비우 다 실바는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서 과부하 조짐을 보이는 파트리스 에브라의 경쟁자로 부각되는 중입니다. 스몰링은 잔부상이 많은 리오 퍼디난드를 대신할 수 있죠. 현 맨유의 취약 포지션은 중원은 이적 선수 효과가 필요한 곳입니다. 플래쳐-스콜스-캐릭-안데르손-깁슨은 부상 및 부진을 이유로 꾸준히 제 몫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긱스가 가세하면서 약점을 메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전술 변화도 예상됩니다. 그동안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4-2-3-1 또는 4-3-3을 활용했던 빈도가 높았지만 에르난데스가 등장하면서 역습 위주의 4-4-2가 팀 전술의 중심이 됐습니다. 루니-에르난데스가 상대 수비 빈 공간을 힘껏 두드리고 서로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기존의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이 부조화를 겪었던 단점까지 메우게 됐죠. 다음 시즌에는 새로운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또 다른 형태의 전술 변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네이더르가 맨유로 이적하면 수비적인 성향의 미드필더가 필요하거나 4-2-3-1이 팀 전술의 근간이 될 수 있죠.(스네이더르의 약점은 수비력)

맨유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입니다. 하지만 올 시즌 전술이 다음 시즌에 그대로 적용되면 나머지 19개 팀들에게 읽힐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2008/09시즌 박지성-호날두를 주축으로 스위칭을 강화했고, 2009/10시즌 점유율 축구에 중점을 두면서, 2010/11시즌 역습을 팀 전술의 근간으로 삼았던 것 처럼 말입니다. 다음 시즌에는 세대교체를 통한 전술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적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이 불가피한 이유죠.

또한 올 시즌은 슈퍼스타 효과가 아닌 철저한 팀 플레이에 의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시즌은 팀 플레이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승을 보장받으려면 선수 영입을 통한 무기가 더 필요합니다. 퍼거슨 감독이 3명의 선수 영입을 검토중인 것은 적절한 판단이며 맨유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의 등장이 절실하죠. 공교롭게도 다음 시즌은 20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빛낼 중요한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맨유의 다음 시즌 세대교체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