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수많은 유럽 축구 경기를 봤지만, 2007/0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저에게 잊지 못할 짜릿한 명승부 였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의 경기 말입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팀들끼리 맞붙는 결승전이라서 관심이 매우 컸죠. 경기는 120분 동안 1-1의 연장 접전을 펼쳤지만 상대팀에게 골을 내주지 않으려는, 기습을 통해 골을 노리는 두팀 선수들의 혈투가 박진감 넘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승부차기가 이어졌습니다. ‘11m의 러시안 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는 선수들에게는 잔혹한 존재였지만, 어떻게든 우승팀을 가려야 하기 때문에 승부차기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평생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축구에 전념했던 선수들이 거치는 최종 관문이라서 그런지 그들의 표정이 굳세게 느껴지더군요. 그들 마음속으로는 유럽 제패를 열망했을 것입니다. 키커로 등장한 선수, 상대팀의 슈팅을 막아야 하는 골키퍼, 동료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팀을 위해 간절히 응원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실로 비장했습니다. 그 장면을 TV 브라운관으로 보는 저의 마음이 얼마나 가슴 저리며 애탔는지 모르겠습니다.

끝내 맨유가 승부차기에서 첼시를 제압하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지만, 저로서는 영원히 잊지 못할 승부차기 였습니다. 승부차기는 두 팀이 5번째 키커까지 페널티킥을 차지만, 이 날은 7번째 키커까지 슈팅을 날리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장면의 연속 이었습니다. 저는 승부차기를 보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저렇게 쉽지가 않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축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 처럼,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달콤한 결과가 쉽게 주어지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사진=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 투어 현장 (C) 효리사랑]

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 투어, 나의 꿈을 이루게 했다

지난 7일에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 투어'가 진행됐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공식 후원사 하이네켄이 주최했던 행사로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오전에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서 트로피 투어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이 있었다면 저녁에는 블로거 미팅이 편성됐습니다. 저는 기자 간담회, 블로거 미팅에 모두 참석해서 하루에 두 번이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빅 이어(Big Ear)'를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 있는 관계자분에게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내 평생 이러한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말입니다. 그동안 간절히 보고 싶었던 우승 트로피였기 때문이죠.

오전에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봤을때는 '신기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TV 및 인터넷으로 볼 수 있었던 존재를 직접 두 눈으로 봤지만 '내가 유럽에 온 것은 아니겠지?'라며 저의 몸이 한국에 있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빅 이어의 은색 광채가 매우 선명하게 내뿜었던 아우라는 마치 제가 어렸을 적 동화속에서 봤던 보물 같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마음속에서 열망했던 행복을 느꼈죠. 그동안 챔피언스리그를 보면서 '과연 빅 이어를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올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는데, 그게 한국에서 현실이 되었습니다.

[사진=블로거 미팅을 통해 가까이에서 바라봤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C) 효리사랑]

그리고 저녁에는 블로그 미팅을 통해 또 다시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봤습니다. 이번에는 오전과 다른 느낌 이었습니다. 우리 일상 생활이 챔피언스리그 및 유럽 축구와 밀접하게 가까워졌다는 것을 말입니다. 과거에는 유럽 축구에 대한 존재가 멀게만 느껴졌는데, 한국 축구가 점점 발전하고 유럽에서 두각을 떨치는 태극 전사들이 늘어나면서 나중에는 챔피언스리그의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됐습니다.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최고의 축구 대회이기 때문이죠. 여기에 남미 및 북중미, 아프리카, 아시아 같은 다른 대륙 선수들이 참여하면서 세계적인 축구 대회의 위상을 빛냈습니다. 그 대회가 우리 일상 속에 영향을 끼치고 있죠.

단순히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챔피언스리그를 보기 위해 새벽에 일찍 일어나 TV 및 인터넷을 지켜보며 현지의 축구 열기를 느끼게 됩니다. 빅 이어를 품에 안으려는 선수들의 진검 승부는 한국을 비롯한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전율의 시간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면 학교 또는 직장으로 이동해서 친구 및 동료들과 함께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습니다. 트로피 투어가 진행되었던 지난 7일에는 맨유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제가 직접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바라보며 유럽 축구와 가까워지게 됩니다.

트로피 투어에서는 유럽 클럽의 유니폼 또는 관련 의류를 입은 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느 모 유럽 클럽의 상의를 착용하며 일상 생활을 보냅니다. 저마다 서로 좋아하는 클럽 또는 선호하는 축구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는 챔피언스리그의 매력을 느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트로피 투어를 통해 빅 이어를 바라보며 '우리는 챔피언스리그를 좋아한다'는 내면의 메시지를 서로 공유했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빅 이어에 향했기 때문이죠.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보고 싶다는 꿈과 소망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진=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에 역대 우승팀들의 이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C) 효리사랑]

제가 바라봤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뒷쪽에는 역대 우승팀들의 이름이 새겨졌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던 2007/08시즌 맨유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떠올려 봤습니다. 그때를 계기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얼마만큼 위대한 업적인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그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32강 조별 본선에서 16강 토너먼트, 16강에서 결승까지 향하는 여정, 그리고 결승 단판 경기에서 상대팀을 제압해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트로피에 적힌 역대 우승팀들을 보면서 '이 팀들은 정말 대단했다'라는 것을 느낍니다. 유럽 제패를 이루었던 팀, 그리고 선수들은 값진 성공을 거둔 것이죠.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겠지만, 효리사랑은 2010 다음 뷰 블로거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난 뒤, 근처에 있던 분에게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마치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것 같았어요"라고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상패를 받았을 때, 저는 마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받는 축구 선수가 된 것 같았습니다. 기분이 매우 좋았던 것 그 이상 이었습니다. 다른 관점에서는, 제가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얼마만큼 보고 싶었는지를 알 수 있죠. 그동안 축구팬으로서 품었던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블로거 미팅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2005/06시즌 FC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네덜란드 축구 스타 히오바니 판 브롱크호르스트가 블로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가 있었죠. 유럽 축구 스타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뿌듯했습니다. 판 브롱크호르스트와 블로거와의 테이블 사커 대결도 진행됐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현장 전시물들을 바라보며 챔피언스리그의 온기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두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루었던 많은 선수들이 들어올렸던 빅 이어의 품을 저도 느끼게 됐죠. 빅 이어를 만질때는 마음속의 희열을 느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영광과 기적을 가슴속에 품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행사장을 나가기 전에 다시 빅 이어를 볼 때는 '정말 멋진 순간이었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챔피언스리그 트로피 투어를 통해 저의 꿈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죠. 먼 훗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바라보는 저의 자녀에게 이러한 말을 하고 싶습니다.

"나. 예전에 저 트로피를 실제로 보면서 만졌던 적이 있었어. 너도 언젠가 그 꿈을 이루어봐"

-트로피 투어 및 블로거 미팅 현장 스케치-

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 투어를 홍보하는 전광판의 모습.


2009/10시즌 레알 마드리드와 AC밀란의 매치 페넌트 입니다. 경기 전에 주장들이 서로 주고 받는 도구죠. 왼쪽에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사인볼, 오른쪽에는 2009/10시즌 AC밀란의 임대 선수로 뛰었던 데이비드 베컴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를 빛낸 선수들의 유니폼도 볼 수 있었습니다. 데이비드 베컴, 호나우지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박지성, 리오넬 메시, 하비에르 사네티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착용했던 유니폼을 볼 수 있었어요. 메시의 경우에는 2008/0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FC 바르셀로나의 우승을 이끌던 당시에 착용했던 유니폼 이었습니다. 상의에 '파이널 로마 2009'가 새겨졌더군요. 그 밑에 있는 사진은 메시가 착용했던 축구화, 오른쪽 밑에는 프란체스코 토티의 주장 완장 및 축구화입니다.


트로피 투어에서는 챔피언스리그의 오리지널 트로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지네딘 지단이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었던 2001/0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공인구 친필사인 공인구, 챔피언스리그 우승 리본, 챔피언스리그를 빛냈던 아시아 스타들(이영표-나카무라 슌스케-박지성)를 소개하는 홍보판을 볼 수 있었죠.


블로거 미팅의 사회자는 개그맨 박성호씨 입니다.


판 브롱크호르스트와 박성호씨가 무대 단상에 올랐습니다.


[동영상] 판 브롱크호르스트가 인사말을 전하는 장면입니다.


판 브롱크호르스트는 블로거 두 분 및 박성호씨와 테이블 사커를 했습니다.


[동영상] 판 브롱크호르스트가 참여했던 테이블 사커. 과연 누가 이겼을까요?


판 브롱크호르스트가 블로거 미팅에 참여했습니다. 블로거와의 인터뷰는 짧은 시간 이었지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습니다. 판 브롱크호르스트는 다른 블로거분들이 질문했던 내용에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소감에 대해서

"여러분과 같이 트로피에 대한 표현을 나눌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특별한 자리를 함께해서 반갑습니다."

-경기 끝난 후에 상대팀 선수와 유니폼 교환을 합니다. 몇 벌의 유니폼을 가지고 있나요?

"몇백 벌이 있습니다. 첫째 아들은 9살이며 그 중에 5개를 걸으며 방의 프레임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유니폼을 보며 누구와 싸웠구나라는 즐거운 추억이 생각나서 좋고요. 아들이 선택했던 선수는 카카, 라르손 같은 선수들입니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적 있는데요.(2010 남아공 월드컵 4강 우루과이전) 그때의 기분은?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만한 감동적인 골을 넣었기 때문에 반갑습니다. 저의 꿈이 이루어진 것 처럼 기쁩니다. 선수로서의 생활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