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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가 이겨야 할 웨스트햄전, 박지성 출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 중요한 고비로 작용합니다. 그동안 런던 원정에서의 실적이 지지부진했지만 리그 우승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앞날 일정이 수월해집니다. '산소탱크' 박지성(30)이 복귀를 앞두고 있어 많은 축구팬들의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맨유는 2일 저녁 8시 45분(이하 한국시간) 런던 업튼파크에서 진행 될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웨스트햄 원정을 치릅니다. 2위 아스널을 승점 5점 차이로 따돌리고 1위(18승9무3패, 승점 63)를 기록중이죠. 만약 웨스트햄전에서 비기거나 패하고 아스널이 3일 새벽 1시 30분 블랙번과의 홈 경기에서 승리하면 두 팀의 승점이 좁혀집니다. 또한 아스널은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맨유가 웨스트햄 원정을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만약 맨유가 승리하고 아스널이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면 리그 막판 판세는 '맨유 독주'로 굳어질 것입니다.

[사진=웨스트햄전 출전을 앞둔 박지성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그런 맨유는 '리그 17위' 웨스트햄과의 지난 리그 5번 경기에서 모두 이겼으며 무실점으로 승리했습니다. 지난해 8월 28일 웨스트햄과의 홈 경기에서는 3-0 완승을 거두었죠. 하지만 지난해 11월 30일 칼링컵 8강 웨스트햄 원정에서는 0-4로 대패하여 탈락했습니다. 2진급에 가까운 스쿼드로 경기에 나섰지만 조니 에반스가 네 번씩이나 직간접적인 수비 실수를 범했던 장면들이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죠. 이번에는 가용할 수 있는 최정예 멤버들이 출격할 예정이기 때문에 칼링컵 8강전과 다른 양상의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웨스트햄이 최근들어 경기력이 올라온 것이 맨유에게 부담거리로 작용합니다. 웨스트햄은 지난 1월 22일 에버턴 원정 2-2 무승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리그 7경기에서 3승3무1패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월 27일 업튼 파크에서 열린 리버풀전에서 3-1로 이겼고 지난달 19일 토트넘 원정은 0-0으로 비겼습니다. 강등권에서 면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이미 FA컵에서 탈락했고, 2주 동안 A매치 주간을 가지면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맨유전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웨스트햄이 그동안 리그에서 맨유에 약했고 성적이 17위에 속했지만 결코 만만히 바라볼 상대는 아닙니다.

더욱이 맨유는 원정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홈에서 14승1무를 기록했지만 원정에서는 4승8무3패로 부진했습니다. 홈 15경기에서 40골 9실점을 기록했다면 원정 15경기에서는 24골 21실점으로 저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번의 런던 원정에서는 1번만 승리했으며 그것도 지난 시즌 이었습니다. 지난해 2월 1일 아스널전 3-1 승리였습니다. 런던 원정 19경기에서는 5번만 승리했을 뿐이죠. 반면 웨스트햄은 원정에서 2승7무6패(16골 28실점)로 침체였지만 홈에서는 5승4무6패(20골 21실점)로 체면을 살렸습니다. 웨스트햄 입장에서는 맨유를 이겨야 리그 12위까지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통계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번 경기가 어떻게 끝맺음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맨유가 웨스트햄 원정을 이겨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리그 우승과 관련이 깊겠지만, 다음 경기(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상대가 첼시이며 장소는 스탬포드 브릿지입니다. 웨스트햄 원정에 이은 또 하나의 런던 원정을 치릅니다. 2003년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첼시를 인수한 이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블루스를 이겼던 경험이 없습니다. 만약 웨스트햄 원정에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면 런던 원정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것이며, 웨스트햄전에서 승리하면 첼시 원정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는 이득을 얻게 됩니다. 맨유가 분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맨유는 웨스트햄전을 앞두고 수비수들의 줄부상에 빠졌습니다. 브라운-퍼디난드가 종아리 , 오셰이-하파엘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습니다. 또한 에반스는 지난달 20일 볼턴전 퇴장으로 웨스트햄전에 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웨스트햄전에서는 에브라-비디치-스몰링-파비우로 짜인 포백이 유력합니다. 하지만 파비우가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웨스트햄의 왼쪽 윙어를 담당할 게리 오닐 또는 프레데릭 피키온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맨유는 박지성-안데르손 같은 부상 복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게 될 것입니다. 박지성의 경우에는 지난해 12월 26일 선덜랜드전 이후 약 100일 동안 맨유 경기에 뛰지 못했기 때문에 웨스트햄전 선발 출전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오는 7일에는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첼시 원정을 앞두고 있죠. 웨스트햄전보다는 첼시 원정에서의 역할이 막중한 '강팀 킬러' 입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입장에서는 측면에 긱스-나니-발렌시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박지성을 웨스트햄전에 풀타임 출전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그동안 약팀과의 경기에서 공격 성향이 뚜렷한 윙어(나니-발렌시아)를 우선적으로 투입했던 전례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만약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첼시 원정에 선발 출전시킬 의지가 있다면, 웨스트햄전 조커 투입에 무게감을 둘 수 있습니다. 웨스트햄전에서 실전 감각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면서 첼시전을 준비하도록 말입니다. 웨스트햄전-첼시전 풀타임 출전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무리하게 출전시켰던 전례가 드물었습니다.

또는 박지성의 웨스트햄전 선발 출전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커보다는 선발로 출전하면서 인상 깊은 경기력을 발휘했던 경험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나니가 왼쪽보다는 오른쪽에서 파괴력이 강하고, 발렌시아가 부상 복귀 이후 아직 경기력이 여물지 못했다는 점에서 박지성 카드의 비중이 커집니다. 만약 맨유가 첼시전에서 챔피언스리그 원정 다득점을 노리기 위해 나니-발렌시아 콤비를 염두하고 있다면 박지성의 웨스트햄전 선발 출전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어쨌든, 박지성 출전 시나리오는 다양하며 산소탱크의 출격 가능성이 무르익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