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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울지마라 한국 축구, 2014년 월드컵이 있다

 

한국의 일본전 패배는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국제 경기 규정상으로는 무승부가 맞지만, 승부차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패한 것 자체가 운이 없었습니다. 연장 전반 7분 황재원의 파울은 페널티 박스 바깥쪽에서 범했지만 심판의 석연치 않은(정확히는 부심) 페널티킥 판정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오심만 아니었다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끝났을지 모를 일입니다. 아시안컵 4강전에서 무능한 판정이 나왔다는 점이 석연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전 패배는 더 이상 번복할 수 없는 결과이죠.

'왕의 귀환'은 결국 없었습니다. 그것도 일본에 의해 아시안컵 우승의 꿈이 물거품이 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일본전 패배에 연연해서는 안됩니다. 51년 만의 아시아 제패를 노렸던 한국 축구의 목표 달성은 실패로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미래가 남아 있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있기 때문입니다. 손흥민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은 일본전 패배에 분한 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지만 아시안컵에서 잘 싸웠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한국 축구는 끝없이 성장하고, 멈추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2014년을 노려야 할 것입니다.

우선, 한국은 아시안컵 3~4위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아시안컵 3위까지 다음 대회(2015년 호주) 자동 출전권을 얻기 때문입니다. 만약 3위에 실패하면 브라질 월드컵 준비로 바쁠 2013년 혹은 2014년에 아시안컵 예선을 치러야 합니다.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끝난 뒤에 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해야 하는 셈이죠.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더라도 또 다시 아시아 팀들과 상대하기 때문에, 월드컵 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2014년을 생각해서라도 우즈베키스탄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아시안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했지만 우즈베키스탄전을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한국 축구가 그동안 아시아 제패를 위해 힘을 쏟았던 노력이 끝내 헛수고가 되지 않으려면 3위를 해야 합니다. 비록 아시안컵 우승은 실패로 끝났고 No.1 등극에 대해서 더 이상 동기부여가 작용하지 않지만, 아시아 팀을 상대로 두 번 연속 패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과입니다. 아무리 한국 축구가 51년 동안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가 없었지만 '아시아 맹주'라는 자존심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광래 감독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지도자임을 각인시키려면 우즈베키스탄전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전은 한국 축구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새로운 희망의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 박지성-이영표-차두리 같은 노장들은 이번 아시안컵이 자신의 마지막 메이져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2014년 월드컵 선전을 다짐해야 할 후배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더욱 주도적이어야 합니다. 또한 후배 선수들은 자신들이 2014년 월드컵을 빛낼 주역이라는 것을 실력으로 말해야 할 것입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지금까지의 행보를 통해 미래를 위한 자신감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특히 지동원-구자철-손흥민-윤빛가람 같은 젊은 선수들의 아시안컵 유종의 미가 기대됩니다. 이번 아시안컵이 자신의 첫 메이져 대회였기 때문에(성인 대표팀 범위에서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이 미미했거나 아쉬움이 있었던 유병수-염기훈-곽태휘 등은 우즈베키스탄전을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 입니다. 물론 어떤 선수가 출전 기회를 잡을지는 알 수 없지만, 우즈베키스탄전은 미래지향적인 동기부여가 작용한다는 생각입니다.

우즈베키스탄전 한 경기 만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광래호의 세대교체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박지성-이영표-차두리 같은 노장들에게 기댈수는 없습니다. 지동원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곧게 성장하려면 성인 대표팀에서의 더 많은 출전 기회가 필요합니다. 비록 일본전에서 패했지만 더 좋은 선수로 클 수 있는 '약'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대표팀의 세대교체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지만, 허정무호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한 원동력은 '쌍용' 기성용-이청용이 중심이 된 세대교체 였습니다. 대표팀의 동맥 경화를 막으려면 세대교체는 불가피합니다.

특히 수비라인의 세대교체가 절실합니다. 이영표(34)-황재원(30)-이정수(31)-차두리(31) 같은 주전 수비수들이 모두 30대 입니다. 이미 이영표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황재원-이정수-차두리가 과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의 후방을 책임질 선수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2014년을 위해서라면 이들도 젊은 수비수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이탈리아의 남아공 월드컵 본선 탈락 원인은 세대교체 실패였으며, 1~2년 전 부터 슬럼프 조짐이 나타났던 파비오 칸나바로(당시 37세)를 주전 센터백으로 활용한 것이 패착 이었습니다. 젊은 수비수들의 육성 및 관리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일본전 패배가 끝은 아닙니다. 한국 축구는 항상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들이 배출되었고, 자국 축구의 환경 및 감독의 지도력 등 많은 부분들이 발전을 했습니다. 아직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대표팀을 비롯한 한국 축구의 경쟁력은 꾸준히 향상되어야 하며 유소년 축구의 지원 또한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K리그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선수들이 뛸 맛이 나는' 신명나는 프로 스포츠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대표팀의 경기력은 자국 축구의 저력과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의 붉은 함성이 세계를 향해 거세게 몰아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