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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주영-아데바요르 투톱을 볼 수 있을까?

 

올 시즌 프랑스 리게 앙(리그1) 18위로 추락한 AS 모나코가 엠마뉘엘 아데바요르(27, 맨체스터 시티. 이하 맨시티) 임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데바요르는 2003년 1월 부터 3년 동안 모나코의 공격수로서 110경기 24골을 기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모나코와의 불화에 의해 2006년 1월 잉글랜드의 아스날로 이적했지만, 5년 뒤 모나코가 자신의 임대를 희망하면서 앞으로의 거취가 주목됩니다.

현실적으로, 아데바요르는 맨시티를 떠날 가능성이 큽니다. 올 시즌 카를로스 테베스와의 원톱 경쟁에서 밀렸을 뿐만 아니라 마리오 발로텔리보다 더 많은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맨시티가 '득점 기계' 에딘 제코를 영입하면서 맨시티에서의 입지가 단단히 좁아졌습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맨시티의 리그 선두권 진입을 이끌며 구단의 신임을 얻는 현 상황에서는 아데바요르가 주전으로 자리잡을 기회가 마땅치 않습니다. 그동안 레알 마드리드, 토트넘, 풀럼, 유벤투스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지만 아직까지 성사 되지 않으면서 모나코 임대설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나코는 아데바요르를 데려오기에는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아데바요르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액 주급자(17만 파운드, 3억 300만원)로 꼽히기 때문에 모나코가 감당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맨시티에서 활약했던 크레이그 벨라미(카디프 시티 임대)의 전례라면 모나코가 임대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맨시티가 벨라미의 주급 대부분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아데바요르 임대 및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던 것도 높은 주급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모나코가 아데바요르 임대를 원하는 이유는 성적 부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입니다. 리그 18위(3승11무6패)로 추락하면서 강등권으로 떨어졌죠. 얼마전에는 쿠페 드 프랑스(프랑스 FA컵) 64강 SO챔버리(5부 리그)에게 1-1로 비긴데 이어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하면서 기 라콤브 전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2003/0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달성했던 화려한 업적이 점점 빛 바래고 있는 현실입니다. 시즌 중반부터 강등 위협에 시달렸기 때문에 스쿼드 변화가 불가피하며 아데바요르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됐습니다.

그런 모나코의 올 시즌 성적 부진 원인은 공격력 때문입니다. 20경기에서 20골 21실점을 기록중인데, 박주영(6골) 이외에는 마땅히 골을 터뜨릴 선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임대 및 이적 형태로 영입했던 음보카니-말롱가-아우바메양-니쿨라에 같은 공격 옵션들이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면서 모나코의 공격력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죠. 그나마 니쿨라에는 4골을 기록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연계 플레이가 미숙한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특히 음보카니는 지난해 여름 700만 유로(약 106억원)의 이적료로 모나코에 입성했지만 올 시즌 10경기 1골 1도움에 그치면서 먹튀로 전락했습니다.

모나코가 성적 부진에 시달렸던 또 하나의 원인은 박주영 활용 실패였습니다. 라콤브 전 감독이 올 시즌 박주영을 측면 미드필더로 내리고 음보카니-니쿨라에를 최전방에 배치하면서 모나코의 롱볼 축구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정타로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모나코의 롱볼을 머리로 따냈던 선수가 박주영 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음보카니-니쿨라에는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의 견제에 시달리며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나코가 볼을 길게 올리는 기회를 잃으면서 공격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박주영이 무릎 부상으로 빠지면서 모나코의 성적이 다시 어려워진 상황이죠.

만약 모나코가 아데바요르 임대에 성공하면 박주영과의 투톱 체제 여부가 기대됩니다. 박주영이 모나코에서 팀의 열악한 선수층에 의해 측면에서 뛰는 현실이고, 자신의 공격 재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마땅한 옵션이 없기 때문에 아데바요르 임대를 반가워 할지 모릅니다. 아데바요르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와 흔들어주면 박주영이 골 기회를 살릴 수 있고, 또는 박주영이 아데바요르의 골 생산을 도울 수 있습니다.

로랑 바니드 감독은 지난 16일 옥세르전에서 세르지 각페를 원톱, 니쿨라에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는 4-2-3-1을 활용 중이지만 박주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비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데바요르는 전형적인 타겟맨이며, 박주영은 4-4-2의 쉐도우가 최적의 포지션으로 꼽힙니다. 두 선수가 공격진에서 호흡하면 모나코 화력의 불꽃이 타오르면서 강등권에서 탈출하고 중위권으로 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데바요르는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하이 클래스였던 2007/08시즌 이후부터 시즌 내내 안정된 폼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경기력의 편차가 커졌죠. 아스날에서 맨시티로 팀을 옮겼던 2009/10시즌에는 31경기 14골을 기록했지만 한때 골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고,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는 경기를 펼치면서 아스날 시절보다 파괴력이 떨어졌습니다. 올 시즌에는 맨시티가 4-4-2에서 4-2-3-1로 전환하면서 테베스에게 주전을 내주고 말았죠. 발로텔리-제코까지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는 팀의 계륵 같은 존재가 되었죠.

아데바요르가 부활의 의지가 있다면 새로운 팀에서 명예회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맨시티에서는 더 이상 자리가 없기 때문이죠. 특히 모나코는 잉글랜드 진출 이전에 뛰었던 클럽입니다. 과거 프랑스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적응이 수월한 장점이 있죠. 다만, 모나코는 아데바요르를 임대하기에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맨시티가 벨라미처럼 주급을 감당해야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선수 본인이 모나코 임대를 원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맨시티 입장에서 아데바요르는 다른 팀으로 보내야 할 잉여자원 입니다. 과연 그 팀이 모나코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