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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효리사랑, 2010 view 블로거대상 수상 소감

 

만성 피로에 시달렸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그동안 밤샘 작업을 하다가 낮에 활동하는 것으로 생활 패턴을 바꿨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잠이 부족해서 말이 잘 안나왔고, 식욕이 떨어졌고, 추위에 벌벌 떨면서 힘들게 보냈습니다. 그 날은 개인적으로 안좋은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바람에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비롯 연말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느닷없는 강추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행 스케줄이 대거 축소되면서 한 숨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며칠 동안의 여행 및 현지 작업을 예상했지만 현실은 당일치기와 취소를 놓고 고민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녁이 되어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렸더니 우울했던 저의 마음이 환호로 바뀌었습니다. 다음 뷰(Daum view)로 부터 '2010 view 블로거대상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기 때문이죠. 26년 8개월 며칠 동안의 저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이었습니다. 그동안 간절히 바랬던 상이었고, 매일마다 그 상을 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서 포스팅에 몰두했습니다. 저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투자했던 그 과정이 대상이라는 탐스런 열매로 맺어지면서 매우 행복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효리사랑의 view 대상 소식을 알립니다.

[사진=2009년 추석 연휴 때 을왕리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효리사랑이라는 글자를 새겼습니다.]

효리사랑을 소개합니다

저는 학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고, 지적인 이미지와 거리감이 있으며, 조용한 성격이지만 종종 덤벙거리며, 밝은 것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재미있거나 사교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남들에게 쉽게 호감을 얻을만한 재주가 있거나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저는 두드러지게 성공할 사람이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때는 알바를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과거가 있었습니다. 투잡에 스리잡까지 병행했지만, 사회에서는 저 같은 젊은 사람들을 '88만원 세대'라고 부르더군요. 그때는 '내 인생은 계속 이 상태로 이어지나?'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현실에 얽메이지 않았습니다. 어렸을적에 위인전을 반복하면서 읽었던 본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남들처럼 '폼 나는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에 힘든 현실 속에서 꼭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습니다. 알바 같은 경우에는 틈틈이 단기알바까지 알아봤고 그러면서 학교 공부까지 소화했습니다. 비록 학교 성적이 좋지 못했고 한때 휴학을 했지만 그때의 인생이 결코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가오는 미래를 염두했었죠. 성공에 대한 절박함이 높았던 시기였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돌파구를 찾았던 것이 쇼핑몰 이었습니다. 그때는 쇼핑몰로 성공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등장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저도 그 영향을 받았습니다. 쇼핑몰이 탄탄하게 성장하면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누릴 것이라는 생각이 앞서면서 오픈을 계획했습니다. 어느 세미나에 들어가니까 쇼핑몰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면 홍보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때부터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좋아했던 축구 글들을 작성하고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실으면서 블로그에 방문자가 얼마나 들어오는지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쇼핑몰은 자본금 부족으로 오픈을 접었습니다. 장사에 대한 마인드까지 전무했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다분했죠. 그나마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블로그가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오랫동안 축구 게시판을 드나들었고 항상 글을 썼던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블로그에 더욱 매달리게 됐죠. 그때는 파워블로거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던 무렵이라서 저도 그 존재에 관한 호기심을 가졌습니다. 그 무렵에는 다음 뷰 베스트 view 블로거(2008년 9월 3째주, 일명 황금펜)에 뽑히면서 글을 계속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더니 파워 블로거의 영향력이 점점 강해지면서, 지난 2년 동안 '전업 블로거'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사진=효리사랑과 함께 만났던 에두-홍명보-나윤선-조용형(왼쪽 시계방향부터)]

효리사랑, 드디어 성공하다

전업 블로거로서의 행보는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축구 블로거라는 한계 때문에 방문자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죠. 지금은 많이 늘었지만 예전에는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축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고, 특히 블로그에서는 스포츠보다는 라이프-연예 섹션의 인기가 높았습니다. 한때는 저도 그런 유혹에 시달리면서 '연예 블로거로 전환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심각하게 고민 할 정도는 아니었고, 막연히 그런 마음이 머릿속에 잠깐 솟구쳤습니다. 연예인 얼굴을 구별 못하는 단점 때문에 바로 포기했죠. (지금도 소녀시대-카라-티아라 같은 걸그룹 멤버들 얼굴은 몇몇 멤버 빼고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축구가 더 좋았습니다. 축구 경기를 보는 것을 즐기는 편이고, 글을 쓰는 것도 좋아했기 때문에 그쪽에 더 익숙했습니다. 계속 블로그를 운영하니까 나도 모르게 '중독' 되면서, 결국에는 많은 시간을 블로그에 투자했습니다. 단순히 글을 쓰는 시간 뿐만 아니라, 활발히 축구 정보를 습득하면서 관련 공부에 매달렸죠.

그리고 축구 경기를 되도록이면 많이 봤습니다. 대학교 1~2학년때 1년에 축구장 50번 정도 드나들었던 '축구 중독자'였기 때문에, 다시 축구에 미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과 1~2달 전까지는 주말에 최대 10경기까지 봤을 정도로(지금은 K리그가 휴식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축구를 많이 봤습니다. 컴퓨터 옆에 TV를 설치하면서 동시에 2경기씩 봤고 스마트폰 DMB로도 볼 수 있었죠. 물론 K리그 현장은 저의 체력 및 유럽축구 일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찾았습니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것이 있다면, 축구는 역시 경기장에서 봐야 제 맛입니다.

그렇다고 방문자수에 너무 매달리지 않았습니다. 방문자수는 결코 능사가 아님을, 포스팅의 퀄리티가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죠. 양보다는 질, 그리고 내실이 중요했습니다. 저는 축구 블로거이기 때문에 방문자수를 너무 의식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문자수는 적당히 인지하면서 어떻게 포스팅을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제가 축구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들을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렸으며, 되도록이면 사람들이 저의 글을 통해 축구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관심을 가지기를 바랬습니다. 꾸준히 글을 쓰고 퀄리티를 높이는데 주력하면서, 나중에는 방문자수까지 따라왔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 뷰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8월 말 다음 뷰 최초로 베스트 1,000개를 돌파했고 지금은 1,100개를 넘으면서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지금까지의 효리사랑 행보를 돌이켜 보면, 꽃보다는 잡초가 더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꽃은 언젠가 질 수 밖에 없지만, 잡초는 끈끈한 생명력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글을 잘 쓰는 재주가 특별히 타고난 것은 아니며, 축구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선수 출신이 아닙니다. 엄연히 부족함이 있는 사람입니다. 저 자신이 결코 유능한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항상 거만함을 경계했습니다. 그저 열심히 포스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 뿐입니다. 다만, 제가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아름다운 잡초'가 되기 위해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열망했던 성공을 위해 달려왔던 순간이 결국에는 그토록 바랬던 view 대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효리사랑 블로그가 오랫동안 롱런했으면 좋겠습니다. 포스팅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더 많은 이웃 블로거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지금의 성공이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동안 많이 고생했고 힘들었습니다. 워낙 축구 일정이 빡세기 때문에 앞으로도 고생하겠지만, 효리사랑은 계속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동안 효리사랑을 응원하셨던 이웃 블로거님들을 비롯한 독자분들, 효리사랑에게 화이팅을 불어넣었던 가족들, 효리사랑을 view 대상으로 뽑아주셨던 모든 사람들, 효리사랑이라는 사람을 성공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셨던 다음 뷰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다음 뷰가 있었기에 효리사랑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