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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리버풀, 애슐리 영을 영입하려는 이유는?

 

로이 호지슨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이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애슐리 영(25, 애스턴 빌라) 영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버풀은 9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미러>의 기사를 인용하며 "호지슨 감독은 애슐리 영을 1월 이적시장에서 영입할 준비가 됐다. 잉글랜드 윙어인 그를 1500만 파운드(약 270억원)에 영입한다"며 이적시장 계획을 전했습니다. 그동안 애슐리 영 영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곧 안필드행을 성사지을지 주목됩니다.

특히 애슐리 영은 빅 클럽으로 떠날 절호의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애스턴 빌라의 성적이 16위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중상위권을 유지했으나 올해 여름 제임스 밀너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로 이적했고, 마틴 오닐 감독까지 떠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성적 추락에 시달렸습니다. 제라르 울리에 감독이 팀 장악에 어려움을 겪는 현 시점에서는 프리미어리그 잔류 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리그 18위 위건과의 승점 차이가 2점(애스턴 빌라 17점, 위건 15점)에 불과할 정도로, 적어도 올 시즌에는 중상위권 순위를 회복하기 힘들 전망입니다. 이러한 애스턴 빌라의 취약한 환경은 애슐리 영의 경기력 발전 및 커리어 향상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애슐리 영은 빅 클럽에서 성공할 자질이 충분합니다. 빠른 드리블 돌파, 날카로운 오른발 킥력은(왼쪽 윙어 임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수준급 레벨을 자랑합니다. 특히 2008/09시즌 36경기 7골 7도움을 비롯 시즌 중반까지 애스턴 빌라의 3위 돌풍을 이끌며 PFA(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 영 플레이어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런 활약 속에 레알 마드리드와 맨시티 같은 부자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아 자신의 네임벨류가 높아졌습니다. 두 클럽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토트넘, 그리고 리버풀이 영입전에 가세했습니다. 애스턴 빌라가 이적을 원치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소속팀에 머물러 있지만 언젠가는 빅 클럽으로 떠날 선수임에 분명합니다.

만약 애슐리 영이 내년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애스턴 빌라와 작별할 경우, 그 행선지는 리버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맨시티는 밀너-실바-존슨 같은 기존 윙어 자원을 비롯 최근에는 야야 투레를 오른쪽 윙어로 배치하면서 측면이 포화됐습니다. 토트넘도 맨시티와 더불어 윙어들이 즐비하며(베일-크란차르-벤틀리-레넌), 맨유는 막대한 재정 적자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형 선수 영입이 어려우며 톰 클레버리가 곧 위건에서 임대 복귀합니다. 그리고 리버풀이 자신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필드 입성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리버풀이 애슐리 영을 원하는 이유는 성적 부진과 맞물립니다. 6승4무6패로 8위를 기록중이기 때문입니다. 시즌 초반 강등권으로 추락했음을 감안하면 중반에 이르러 경기력 안정을 되찾았지만 완벽한 부활을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멉니다. 유로파 리그까지 병행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1월 이적시장에서의 스쿼드 보강이 불가피하며, 호지슨 감독이 경질 위기를 완전히 모면하려면 애슐리 영 같은 특급 윙어의 존재감에 힘입어 성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만약 리버풀이 올 시즌 빅4 진입에 실패하면 감독 교체가 유력한 만큼, 호지슨 감독은 애슐리 영을 안필드에서 볼 수 있기를 학수고대 할 것입니다.

그런 리버풀의 애슐리 영 영입은 왼쪽 윙어를 보강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리버풀에서 부진했으나 최근들어 폼이 살아난 막시 로드리게스와 포지션이 겹치지만, 막시는 오른쪽 측면에서 디르크 카위트의 백업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왼쪽 윙어가 필요합니다. 카위트가 투톱 공격수까지 겸하면서 막시의 오른쪽 측면 출전이 잦아진 것이죠. 또한 조 콜이 여전히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리안 바벌이 지난 7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투톱 공격수로 전환한 것, 밀란 요바노비치의 방출이 유력하기 때문에 왼쪽 윙어 영입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됐습니다. 그 선수는 바로 애슐리 영 입니다.

애슐리 영의 등장은 리버풀이 '에이스' 스티븐 제라드의 의존도를 줄이는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제라드에게 전술적으로 많은 의지를 했기 때문에 상대팀 입장에서 리버풀 공략법의 효과를 최대화 시킬 수 있었죠.(특히 지난 시즌) 애슐리 영은 애스턴 빌라의 에이스로서 경기 분위기를 유리하게 풀어가는 능력이 출중합니다. 그런 역량이 리버풀에서 빛을 발하면 제라드는 공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으며, 리버풀의 공격이 다채로워지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호지슨 감독은 제라드를 4-4-2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공수 밸런스 유지 및 경기 완급 조절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베니테즈 체제에 비해 수비적인 역할이 늘어난 만큼, 측면 공격의 비중이 크게 작용하게 됐습니다. 바로 애슐리 영이 적격입니다.

또한 애슐리 영은 카위트와 좌우 윙어를 맡아 리버풀의 측면 밸런스를 튼튼히 다져놓는 원동력으로 작용합니다. 사실, 애슐리 영은 출중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가 아닙니다. 공격적인 재능이 풍부한데 비해 수비력이 부족하며 후방 전환 타이밍이 늦습니다. 공격쪽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타입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다른 한 쪽 측면에서 그 부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카위트는 다재다능한 공격력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수비 가담 및 악착같은 수비력을 자랑하는 헌신적인 타입에 속합니다. 공격 파괴력이 크게 성장하지 못한 것이 흠이지만 적어도 팀 플레이는 확실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애슐리 영과 카위트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리면 리버풀의 측면이 든든해질 것임에 분명합니다.

그리고 애슐리 영은 왼쪽 윙어를 비롯 오른쪽 윙어, 투톱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입니다. 최근에는 애스턴 빌라 전술 변화 차원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 중입니다. 주로 왼쪽 측면에서 뛰는 선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다른 포지션에 배치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호지슨 감독의 전술 운용이 탄력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호지슨 감독은 조커 활용이 소극적인 타입이지만 리버풀 사령탑 부임 이후에는 선발 출전 선수의 포지션 변화 폭을 넓혔습니다. 애슐리 영을 원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과 닿아 있습니다.

물론 리버풀의 애슐리 영 영입 작업은 결코 순탄하지 않습니다. 애스턴 빌라가 강등권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 애슐리 영 같은 주력 선수를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가레스 베리에 이어 올해 여름 밀너를 맨시티로 넘겼던 이력이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빅4 진입을 목표로 했지만 오히려 랜디 러너 구단주는 주력 선수의 이적을 허용했습니다. 그런 패턴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전제하에서는 애슐리 영의 빅 클럽 이적은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며 현재로서는 리버풀이 1순위 입니다. 만약 리버풀이 애슐리 영을 데려오면 빅4 진입에 탄력을 얻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