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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K리그의 바르사전 2-5 대패, 매우 아쉬웠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K리그 올스타가 백업 멤버 위주로 구성된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상대로 한판 승부를 펼쳤지만 수비 조직력 불안의 약점을 이겨내지 못하고 5골을 허용했습니다.

K리그 올스타는 4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0' 바르사전에서 2-5로 대패했습니다. 전반 1분 최성국의 선제골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4분 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동점골을 내줬습니다. 전반 36분에는 이동국이 몰리나의 왼발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헤딩골을 넣었지만 38분과 42분에 리오넬 메시에게 2골을 내주면서 2-3으로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후반전에는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격 위주의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36분 빅토르 산체스, 38분 크리스티안 텔로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2-5로 무너졌습니다.

전반전 5골 난타전, 메시는 15분 동안 2골 기록

우선, K리그 올스타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습니다. 정성룡을 골키퍼, 김창수-김형일-김상식-최효진을 포백, 김두현-김재성을 더블 볼란치, 에닝요-최성국-몰리나를 2선 미드필더, 이동국을 원톱에 배치했습니다. 최성국이 프리롤 역할을 맡으면서 에닝요-몰리나의 측면 공격을 강화하여 이동국이 해결짓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바르사는 4-3-3을 구사했지만 즐라탄-막스웰을 제외한 선수들은 벤치 멤버입니다.(아드리아누는 이적생) 핀투가 골키퍼, 막스웰-밀리토-고메스-일리에가 포백, 아드리아누-호베르투-조나단이 미드필더, 벤사-즐라탄-오리올이 스리톱을 형성했습니다.

무엇보다 K리그 올스타의 시작이 좋았습니다. 전반 1분 바르사 골키퍼 핀투가 K리그 올스타의 롱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을 최성국이 문전으로 쇄도하여 가볍게 골을 밀어 넣었습니다. 경기 초반 느슨할 수 있었던 경기 흐름이 최성국의 기습적인 선제골로 난타전의 조짐을 엿보이게 했습니다. 이에 바르사는 4분 뒤 K리그 올스타의 느슨한 수비 조직력을 틈타 즐라탄이 2선의 킬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선제골을 넣으며 단숨에 1-1 동점을 연출했습니다.

그 이후의 경기 주도권은 바르사가 장악했습니다. 미드필더진과 벤사-오리올로 짜인 좌우 윙 포워드 사이에서 여러차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전반 10분 점유율에서 59-41(%)의 우세를 점했습니다. 벤사-오리올의 빠른 돌파 보다는 K리그 올스타의 수비 빈 틈을 노리기 위해 횡방향 위주의 패스 패스 전개 과정에서 기회를 엿보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이에 K리그 올스타는 김두현-김재성이 수비수들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압박 편대를 구성했고 최성국까지 수비에 가담하면서 역습을 노렸습니다. 특히 바르사의 공격을 차단한 이후 상대 뒷쪽 배후 공간을 노리는 패스를 시도했지만 볼 연결이 부정확했던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K리그 올스타전이라는 대회 네임벨류와 달리 경기의 박진감이 떨어졌습니다. 즐라탄의 동점골 이후 두 팀 모두 답답한 공격 전개를 일관했죠. 바르사는 짧은 패스 위주의 점유율 강화를 통해 박스 바깥에서 여러차례 골 기회를 노렸지만 K리그 올스타의 압박에 막혀 박스 안으로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즐라탄에게 의존하는 공격 패턴이 두드러졌지만 김형일의 밀착 마크와 김상식의 커버 플레이를 극복하지 못했죠. 특히 벤사-오리올이 즐라탄과 간격이 벌어지면서 김창수-최효진-김두현-김재성의 압박이 용이하게 이루어졌습니다.

K리그 올스타는 이동국의 고립이 아쉬웠습니다. 이동국이 극심한 부진에 빠졌기 보다는 동료 선수들의 지원 사격 부족으로 볼 터치가 떨어졌던 것이 문제였죠. 전반 31분까지 왼쪽-중앙-오른쪽 공격 점유율에서 37-24-39(%)를 기록했는데 중앙에서 공격 전개가 부족했습니다. 최성국이 수비 가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팀의 공격이 측면쪽으로 쏠리면서 이동국이 공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전반 32분 이동국이 오른쪽 측면에서 최성국의 로빙 패스를 받아 측면 돌파를 노리며 바르사 왼쪽 공간을 허물었던 장면은 즐라탄의 골 이후 인상 깊은 장면 이었습니다.

바르사는 전반 30분 아드리아누-일리에를 빼고 메시-알베스를 교체투입 했습니다. 점유율에서 K리그 올스타를 앞섰지만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했기 때문에 변화가 불가피했죠. 하지만 바르사는 공격에 치중하는 사이에 수비를 소홀히 했던 약점을 드러냈습니다. 전반 36분 몰리나가 오른쪽 측면에서 빠른 볼 처리에 의한 왼발 크로스를 이동국이 문전에서 단번에 헤딩골을 넣으며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몰리나가 노마크 상황을 틈타 문전에서 빈 공간을 비집고 이동했던 이동국에게 재빠르게 패스했던 장면이 일품 이었습니다.

그런데 K리그 올스타는 수비가 매우 취약했습니다. 단일팀의 바르사와 달리 여러 팀에서 차출된 선수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에 문제점이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메시의 현란한 발재간에 이은 드리블 돌파에 쉽게 무너지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전반 38분 메시와 골키퍼 정성룡과의 1대1 상황이 연출되면서 칩샷을 허용했지만 다행히 공은 골대 바깥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메시의 폭풍 질주가 빛을 발했습니다. 메시는 전반 42분 후방의 킬패스를 받아 전방으로 파고들며 왼발 동점골을 넣었고, 3분 뒤 오른쪽 측면의 각도가 비좁은 구역에서 왼발을 이용한 드리블 돌파로 김창수를 제치고 왼발 역전골을 성공시켜 15분 동안 2골을 넣는 명불허전의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박진감 부족' 후반전...바르사, 소극적 경기 운영 끝에 2골 추가

K리그 올스타는 후반 시작과 함께 김형일-김창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교체 했습니다. 김영광이 골키퍼, 김창수-김형일-김치곤-우승제를 포백, 하대성-구자철-박희도를 미드필더, 이승렬-루시우-인디오를 스리톱에 배치하여 4-2-3-1에서 4-3-3으로 전환 했습니다. K리그가 시즌 중이라서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중요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들을 45분씩 뛰게 했습니다. 바르사도 후반 시작과 함께 밀리토를 빼고 아비달을 투입하여 수비를 보강했고, 즐라탄을 비롯해 전반 30분에 그라운드를 밟았던 메시-알베스까지 교체시켜 15분만 뛰게 했습니다.

후반 3분에는 구자철이 골문 바깥 오른쪽 공간에서 중앙으로 돌파하면서 왼쪽에 있던 박희도에게 패스를 밀어줬던 장면이 일품 이었습니다. 박희도의 왼발 슛이 골 포스트를 스쳤지만 바르사 수비 사이를 파고들며 골 기회를 엮어내는 구자철의 패스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두 팀 모두 소강 상태를 나타내면서 이렇다할 공격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바르사는 메시-알베스를 교체한 이후 공격쪽으로 올라오기 보다는 자기 진영에 머물려고 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5골 난타전이 터졌던 전반전과 사뭇 다른 지루한 행보였습니다. 

무엇보다 K리그 올스타의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공격수와 미드필더 전원이 새롭게 바뀌었기 때문에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간파하는 유기적인 볼 배급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특히 바르사가 공격쪽으로 올라오지 않고 수비에 치중하여 압박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K리그 올스타들의 공격 임펙트가 힘에 부칠 수 밖에 없었죠. 후반 15분 이후에는 미드필더와 공격수와의 간격을 좁히면서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루시우가 19분과 23분에 위협적인 슈팅을 날릴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김창수가 왼쪽 측면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간파하려는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K리그 올스타는 후반 30분까지 점유율에서 56-44(%)의 우세를 점했습니다. 전반전에 바르사가 패스 전개를 통해 여러차례 골 기회를 노렸다면 후반전에는 K리그 올스타가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짓는 능력입니다. 바르사가 2대1 패스나 논스톱 패스를 통해 K리그 올스타의 압박 수비를 벗겨내거나 메시가 다재다능한 개인 역량으로 2골을 몰아쳤는데, K리그 올스타는 개인 역량으로 바르사 수비수를 벗겨내고 결정적인 골 기회를 노릴 선수가 없었습니다. 후반 중반부터 패싱력이 좋아졌지만 상대 수비를 흔드는 움직임이 꾸준하지 못해 조직력을 최대화 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절호의 골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임펙트 부족도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K리그 올스타는 공격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바르사 문전을 두드렸지만 경기의 박진감을 키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상대 공격 옵션에게 역습 기회를 내주더니 후반 36분 산체스, 38분 텔로에게 추가골을 내줬습니다. 김형일이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진 끝에 텔로에게 쉽게 골을 내주는 아쉬움이 있었죠. 결국, K리그 올스타는 승부가 사실상 결정되면서 골을 넣으려는 의욕이 떨어진 끝에 2-5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백업 멤버 위주의 바르사를 상대로 승리를 노렸지만 '급조된 팀 구성'이 조직력 와해로 이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패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