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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네덜란드vs우루과이, 관전 포인트 5가지는?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기 위한 두 팀의 자존심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리축구'를 표방하는 네덜란드와 우루과이가 월드컵 4강에서 맞붙습니다.

네덜란드와 우루과이는 7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케이프타운에 소재한 그린 포인트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4강전을 치릅니다. 네덜란드는 E조 1위 3전 전승 및 슬로바키아, 브라질을 제압하고 4강에 올랐으며 우루과이는 A조 1위 2승1무 및 한국, 가나를 물리치고 40년 만에 4강 고지에 올라섰습니다. 만약 네덜란드가 결승에 진출하면 1974, 1978년 월드컵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며 우루과이는 1950년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합니다. 두 팀의 역대 전적이 1승1패인데다 이번 월드컵에서 이변이 많았기 때문에 섣부른 예측은 금물입니다.

1. 실리축구vs실리축구, 한 골 싸움 될 듯

네덜란드하면 막강한 공격력을 떠올리기 쉬우며, 우루과이 또한 남미 특유의 공격력을 기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두 팀 모두 실리축구로 재미를 봤습니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 및 2~3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지지않는 축구'를 통해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공수 밸런스 및 수비진의 라인 컨트롤, 3선과의 간격이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상대 공격을 틀어 막았습니다. 그래서 네덜란드는 토너먼트 무대에 대한 약점을 이겨내고 8강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2-1로 제압했고, 우루과이는 남미 팀들 중에서 유일하게 4강 고지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네덜란드와 우루과이는 실리축구를 강점으로 삼기 때문에 한 골 싸움을 통한 예측불허의 접전이 예상됩니다. 두 팀 모두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일본-파라과이의 16강 경기처럼 지루한 접전이 될 수 있지만, 네덜란드-브라질의 8강 경기 예를 통해 경기를 거듭할 수록 빠른 역습을 통한 공방전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두 팀 모두 월드컵 결승 진출을 위해 서로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펼칠 것이며 상대 공격을 끈질기게 차단하고 상대 수비의 빈틈을 파고들어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2. 결장 선수 공백, 어떻게 이겨낼까?

두 팀의 변수는 일부 선수의 경고 누적 및 부상 공백입니다. 네덜란드는 오른쪽 풀백 판 데르 비엘과 수비형 미드필더 니헬 데 용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합니다. 각각 팔꿈치와 무릎 부상으로 신음했던 판 페르시와 마테이선은 네덜란드 축구협회가 우루과이전 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우루과이는 센터백을 맡는 루가노-고딘이 각각 무릎과 허벅지 부상으로 네덜란드전 출전이 불투명하며 No.3 센터백 자원인 푸실레는 경고 누적, 공격수 수아레스가 8강 가나전 퇴장으로 네덜란드전에 결장합니다.

결장 선수 공백으로 가장 치명적인 팀은 우루과이입니다. 가나전에서 루가노가 전반 38분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더니 6분 뒤 실점을 허용했기 때문이죠. 루가노는 탄탄한 대인방어와 탁월한 수비 리드를 통해 우루과이의 수비를 이끌어가는 선수지만 선수보호 차원에서 네덜란드전에 결장할 수 있습니다. 푸실레가 빠진 상황에서, 루가노-고딘까지 결장하면 빅토리노-카세레스-스코티-M. 페레이라(막시 페레이라)로 짜인 포백을 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아레스의 공백은 193cm 장신의 조커였던 아브레우가 메울 것으로 보입니다.

네덜란드는 브라질전에 결장했던 마테이선이 복귀하면서 수비진의 균열 위기를 넘겼습니다. 헤이팅아가 파비아누 봉쇄에 성공했고 마테이션의 공백을 메웠던 오이에르가 견고한 커버 플레이로 수비진에 힘을 실어주면서 핵심 수비수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역량을 키웠습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마테이선-헤이팅아 센터백 조합이 합체되고 판 데르 비엘의 공백을 오이에르가 메울 것으로 보입니다. 오이에르는 전성기 시절에 오른쪽 풀백으로서 맹활약을 펼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데 용의 공백은 판 데르 파르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오거나 아니면 데 제우가 대체 자원으로 뛸 것으로 보입니다.

3. 판 페르시의 부진vs수아레스의 결장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약점은 원톱 판 페르시의 파괴력 부족입니다. 판 페르시는 상대 중윈 뒷 공간 사이로 침투하여 공격 기회를 만들면서 2선과의 연계 플레이를 주고받는 이타적인 능력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하지만 상대 골망을 두드리는 임펙트가 불을 뿜지 못해 본선 5경기에서 1골에 그친 것은 공격수로서 아쉬운 활약입니다. 판 페르시의 백업인 훈텔라르는 슬럼프에 빠진 것이 문제입니다. 네덜란드가 우루과이를 꺾고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려면 판 페르시가 원톱으로서 확실하게 골을 넣어줘야 하는데 문제는 우루과이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강점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우루과이도 네덜란드와 더불어 공격진에 고민이 있습니다. 수아레스가 8강 가나전에서 퇴장당하면서 네덜란드의 골망을 흔들 수 있는 파괴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전에서는 카바니-아브레우 투톱을 출격시킬 예정이지만, 카바니는 대표팀에서 꾸준히 골을 터뜨리지 못했으며 아브레우는 그동안 전문 조커 자원으로 활용되었던 선수였습니다. 그렇다고 포를란을 타겟맨에 배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카바니-아브레우 투톱이 골을 넣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카바니가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운 공간 창출을 통해 아브레우의 골 기회를 도와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4. 스네이더르vs포를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No.10 누구?

네덜란드와 우루과이의 스포트라이트는 스네이더르와 포를란의 자존심 대결에 쏠렸습니다. 두 선수는 네덜란드와 우루과이의 4강 진출 과정에서 막대한 공헌을 세웠던 공격형 미드필더 입니다. 이번 대결을 통해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및 등번호 10번이 누구인지를 가려낼 것입니다. 독일의 외질, 스페인의 사비도 플레이메이커로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네덜란드와 우루과이 같은 경우에는 스네이더르와 포를란의 영향력이 팀 내에서 막중한데다 이 선수들이 없었으면 4강 진출이 어려웠을지 모릅니다. 결국, 두 팀의 승부는 스네이더르와 포를란의 활약 여부에 가려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네이더르는 네덜란드가 본선 5경기에서 넣었던 9골 중에 4골을 책임졌으며 그 중에 3골은 일본-슬로바키아-브라질전 결승골 이었습니다. 실리축구를 표방했던 브라질을 상대로 후반전에만 2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해결사 기질이 넘쳐납니다. 여기에 플레이메이커로서 감각적인 패스워크와 좌우 공간을 모두 활용하는 다채로운 공격 패턴을 통해 네덜란드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지난 시즌 인터 밀란의 유로피언 트레블을 이끌며 2010 발롱도르-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어 월드컵 우승을 이루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포를란은 지금까지 타겟맨으로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뽐냈지만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플레이메이커로 변신하여 우루과이 4강 진출의 절대적인 공헌을 세웠습니다. 탁월한 골 실력 만큼 유기적인 2선 플레이를 자랑하기 때문에 우루과의 공격의 고질적 문제점이었던 창의력을 보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빠른 볼 처리에 의한 크로스와 패스를 앞세워 상대 수비 조직을 흔들거나 동료 선수에게 결정적인 골 기회를 열어줬으며 순간적인 공격 전환에 능합니다. 8강 가나전에서 프리킥으로 골을 넣은 것을 비롯 월드컵에서 3골을 기록했는데, 수아레스가 빠진 상황에서 네덜란드의 골망을 흔들지 주목됩니다.

5. 로번의 드리블 돌파vs아브레우의 높이

네덜란드와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또 한가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은 두 팀의 또 다른 공격 무기 입니다. 네덜란드 같은 경우에는 로번이 좌우 측면에서 특유의 현란한 발재간과 순간적인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면서 팀 공격의 파괴력을 키웠습니다. 특히 8강 브라질전에서는 스네이더르의 2골도 빛났지만 로번이 바스토스 뒷 공간을 끈질기게 파고들며 상대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 약점을 노렸던 것이 승리의 또 다른 발판이 됐습니다. 로번의 존재감은 카위트의 오름세로 이어져 네덜란드가 좌우 측면에서 기동력을 높여 좌우 공격 밸런스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우루과이는 수아레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브레우의 높이를 기대해야 합니다. 아브레우는 월드컵 남미 예선 16경기(670분)에서 6골을 넣으며 17경기(1218분) 5골의 수아레스보다 골의 효율성이 더 좋았습니다. 193cm의 장신을 앞세운 헤딩골에 강하며 공중볼 장악능력이 뛰어납니다. 강력한 왼발까지 자랑하기 때문에 네덜란드 골문에서 빈 공간이 열리면 상대 골망을 흔들기 위한 슈팅을 날릴 것으로 보입니다. 네덜란드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지만 마테이선이 월드컵 이전까지 실수가 잦았다는 점을 아브레우가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