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한국, 아르헨티나를 이겨야 하는 10가지 이유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2일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본선 1차전 그리스전에서 2-0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리스전 승리를 통해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으며 3개 대회 연속 본선 첫 경기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17일 저녁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에 소재한 사커 시티에서 열릴 아르헨티나전에서 승리하면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 짓습니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세계적인 톱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기 때문에 한국이 쉽지 않은 경기를 펼칠 것입니다. 특히 메시-테베즈-이과인-아구에로-밀리토로 짜인 아르헨티나판 '독수리 5형제'는 세계 최고의 화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의 열세지만 축구는 이변이 잦은 스포츠이기 때문에 허정무호의 선전이 기대됩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후회없는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아르헨티나를 이겨야 할 것입니다.

1. 그리스전 승리만으로는 너무 배고프다.

그리스전에서는 공격과 수비를 비롯한 모든 경기 내용이 우수했습니다. 어쩌면 그리스전만을 놓고 보면 마치 16강 혹은 8강에 진출한 것 같은 기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토고전 승리-프랑스전 무승부로 16강을 눈앞에 두는 듯 했으나 스위스에게 패하는 바람에 16강 진출에 실패했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리스전 승리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될 이유이며 아직 더 배고파야 합니다. 허정무 감독도 그리스전 종료 후 "공격적인 과정이 굉장히 좋았지만 골이 미흡하다"며 2골에 그친것을(?) 꼬집었습니다. 그 아쉬움을 아르헨티나전에서 해소해야 합니다.

2. 한국 축구는 이변에 목이 마르다.

몇년 전 어느 일본 축구 전문가는 한국 축구에 대해서 "한국은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강팀을 상대로 선전하기 위해 애를 쓰는데 약팀에게는 방심하는 경향이 짙었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년 전 오만-베트남에게 패하고, 몰디브에게 허우적거리고, 지난 2월 중국에게 0-3으로 패했던 것이 한국 축구 입니다. 반면 1999년 브라질전 1-0 승리,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격파로 4강 신화 달성, 2004년 독일전 3-1 승리를 통해 이변을 과시했고 2006년 프랑스전 1-1 무승부도 선전했다는 평가입니다. 그 이후 4년 동안 이렇다할 이변이 없었던 만큼,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통해 '강팀에 강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3.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임을 인지하기 위해서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추첨이 발표된 직후, 여론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가 메시 였습니다. 메시의 경이적인 골 생산 및 드리블 돌파는 많은 사람들의 전율을 일으켰고 '월드컵에서 메시 어떻게 막아야 하냐'며 걱정하는 분들이 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언론에서는 '메시 봉쇄법'에 대한 기사를 수없이 내놓았는데 마치 '대한민국vs메시'의 구도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메시는 어디까지나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일원일 뿐이며, 메시 뿐만 아니라 이과인-테베즈-디마리아-마스체라노 등도 조심해야 할 선수들입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자 11명이 하는 경기임을 '메시 어떻게 막아야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인지 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아르헨티나의 거품을 빼야하기 때문 

아르헨티나는 남아공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메시-이과인-테베즈-밀리토-아구에로 같은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합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에서는 테베즈-메시-이과인-디마리아를 전방에 배치했음에도 유기적인 공격이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베론-메시로 이어지는 패스 빈도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의존도가 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개인 역량은 월드 클래스급 이지만 전술 능력에서는 마라도나 감독의 지도력 때문에 여전히 의구심이 듭니다. 우리는 월드컵 남미 예선을 통해 마라도나 감독에게서 지략가의 향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이 아르헨티나의 거품을 뺄 필요가 있습니다.

5. 한국 수비의 강인함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의 약점은 수비 입니다. 기복이 심한데다 고질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트디부아르-스페인-그리스 같은 팀들을 상대로 빼어난 수비를 과시했고 특히 우승후보 스페인 같은 경우에는 86분까지 무실점으로 잘 버텨냈습니다. 아직도 어떤 축구팬들은 한국 수비를 '자동문'이라고 비하하지만 그리스전에서는 자동문이 굳게 닫혔습니다. 이제는 '월드컵 16강에 진출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있기 때문에 느슨하게 풀어질 이유가 없습니다. 수비수들도 그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막강한 공격 옵션들을 봉쇄하리라 믿습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 수비의 강인함을 보여줘야 이변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요.

6. 유럽 진출 및 빅 클럽 이적의 동기부여를 위해

월드컵은 자신의 우수한 기량을 유럽 스카우터들에게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선수는 실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선수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한국 선수들에게는 월드컵이 유럽 진출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조용형은 풀럼-뉴캐슬을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구단 및 스페인-이탈리아의 영입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재성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의 영입 대상에 포함 됐습니다. 김형일은 지난 1월 버밍엄 시티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또한 이청용은 리버풀 이적설, 박주영은 프리미어리그 진출설과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전은 유럽 진출 및 빅 클럽 이적의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7. B조 2위보다 1위로 진출하는 것이 8강 진출에 유리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좋은 일이지만 그 목표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16강에서는 8강 진출에 사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한국이 23일 더반에서 나이지리아전을 마치고 B조 2위를 확정지으면 사흘 뒤에 A조 1위팀과 8강 진출을 다투어야 하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습니다. 만약 A조 1위 팀이 개최국 남아공이라면 엄청난 핸디캡을 안고 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B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면 28일 A조 2위팀과 경기하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B조 2위보다 1위로 진출하는것이 더 좋습니다.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이기면 B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8. 김정우의 군인 정신을 세계에 각인 시킬 때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현역 군인이 한국 승리를 이끄는 맹활약을 펼친 것은 '한국의 플래쳐' 김정우가 처음 이었습니다. 김정우는 그리스전에서 90분 내내 중원에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고 악착같은 몸싸움과 경이적인 지구력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상무에 입대하면서 투쟁심이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이러한 김정우의 늠름한 모습이라면 아르헨티나의 중원을 헤집고 다니며 상대의 막강한 공격의 숨통을 끊는 것을 기대해봐도 좋습니다. 애국가가 울릴 때 거수 경례를 하는 김정우의 군인 정신을 세계에 각인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9. 남미 징크스? 남미에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때!

한국은 그리스전 승리를 통해 '유럽 징크스'에서 완전히 작별 했습니다. 과거에는 유럽과 만나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제는 유럽팀을 상대로 선전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전에서는 더 이상 남미 징크스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때 입니다. 지난해 8월 파라과이전에서 박주영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기까지 10년 동안 남미팀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남미에 강하다는 것을 아르헨티나전에서 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축구가 강해지려면 유럽-남미팀과 대등한 전력을 갖춰야 하는데 아르헨티나전 승리가 발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10. 16강 진출을 위해 아르헨티나를 이겨야 한다...!!!

아르헨티나전은 16강 진출을 위해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경기입니다. 16강 진출 그 목표만으로도 아르헨티나전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큽니다. 상대의 경이적인 공격을 봉쇄하기 위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크지만, 박지성-박주영-염기훈-이청용으로 짜인 공격 옵션들의 역습이 매끄럽게 진행되면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전에서 무실점으로 선전했으나 수비 조직력은 평소에 허술했기 때문에 한국의 역습이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전은 비기겠다는 마음보다는 이기겠다는 각오로 단단히 무장해야 합니다.

*효리사랑 블로그가 어제 조회수 1,000만 돌파에 성공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